주일 저녁 한 주는 A조 목자,
그 다음 주는 B조 목자,
그리고 그 다음 주는 목자 큰모임으로 A,B조 함께 모이는 모임.

요즘 계속 몸 컨디션이 B마이너스나 C뿔 정도라서 개운하지 않은 상태.
지난 주에도 이번 주에도 식사준비를 하면서
'여보! 오늘은 내가 몸이 안 좋으니깐 식사 마치면 나는 방으로 들어가서 쉬는 게 좋겠어' 라고 해놓고...
식사 마치고 가벼운 농담이 오고 가다가 어느 새 깊은 나눔들을 하고 있습니다.
방에 가 쉬라고 싸인을 보내던 몸상태는 마약을 맞은 듯 가벼워져서 설거지를 하고 있지만 귀도 마음도 거실에 가 있습니다. 그리고는 쪼르르 저들 옆에 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지친 영혼이 위로를 얻습니다. 그들과 함께 하는 기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습니다. 세상에 어찌 이렇게 훌륭한 젊은이들이 있단 말입니까.

지난 번 조 모임 때는 이래저래 장을 볼 여유가 되지 않아서 내놓은 것이 김치덮밥이었는데,
쿨한 목자 하나가 맛있게 먹고 나서 물을 마시더니 '물도 맛있어' 했습니다.
예전에 AP목장 할 때도 형제 하나가 '아~ 목녀님 집에 오면 물도 맛있어요. 이거 무슨 물예요?'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냥 동서 옥수수차일 뿐이고요....

이제 저는 압니다.
요리솜씨나 맛은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을요.
가끔 요리를 하다보면 너무 싱겁거나 너무 짜거나 너무 오래 끓여서 야채가 다 뭉개지거나(어제 식사가 그랬습니다) 엔쥐가 날 때도 있습니다. 헌데 그래도 맛은 있습니다. 왜냐면 먹어줄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줄 준비가 되어있을 뿐 아니라 제가 요리가 가장 많이 아끼지 않고 팍팍 쓰는 양념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동서 보리차인들 색다른 고소함으로 가 닿지 않겠습니까.

저는 항상 물도 맛있는 그런 요리를 하고 싶습니다.
보리차 하나를 끓여도 그 안에 온갖 사랑과 기도를 담아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물도 맛있는 김치덮밥, 물도 맛잇는 저녁식사. 이거 맘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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