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억울하다 싶으면 정면돌파해서 죽자구 덤비는 채윤이.
결국 그 자리에서 따질 거 따지고 사과 받을 거 사과 받고, 사과 받으면 지도 사과 하고 끝내는 채윤이.그런 누나와는 달리 정면돌파보다는 돌려 말하기, 엄한 말 하기로 상대방 입을 한 방에 틀어막는 현승이. 그런 현승이의 요즘 말. 말. 말.

# 1

토요일에 있는 중요한 음악회를 위해서 쇼스타코비치 재즈 모음곡을 연습하고 있는 현승이. 물론 빡세게 연습하는 것도 싫지만 더 못 견디겠는 건 무엇인가?
현악기 특성상 음정을 정확히 내는 게 중요한 부분인데 어느 부분 음정이 그렇게도 되질 않는다. 여러 번 엄마한테 지적도 받았던 터. 연습을 지켜보던 엄마가 암말 없이 자기도 모르게 인상을 썼나보다.
갑자기 활을 밑으로 떨구고 한 손으로 눈을 가리더니 흑흑.... 울면서 하시는 말씀.

'엄마! 흑흑... 나 너무 못 하지?'


내가 참 연습하기 싫어서 우는 애들 숱하게 봤어도 음정이 맘에 안 들어서 우는 애는 보다 처음 봄.

# 2

토요일 연주회는 '횡'이라 불리는 독일로 피아노 공부하러 갔던 누나의 연주회다. 거기에 실력도 나이도 안되지만 어찌어찌 곁다리로 곁다리로 끼게 된 것. 예전에는 바이올린 연습이 한 곡에 세 번 정도면 끝났는데 요즘은 엄마가 불렀다 하면 열 번이니... 것두 '일.단, 열 번!'
오늘 아침에는 거의 목이 갈라져가면서 애절하게 하는 말이...

'엄마! 앞으로 나 연습시킬 때 제발 일딴이란 말은 쓰지말아줘. 그냥 뭐 몇 번, 뭐 몇 번 이렇게 말해줘. 일.딴이라는 말이 너무 싫어'


알써. 이 자쉭아!


# 3  

빡센 연습으로 짜증이 이빠이 난 어느 날.
'엄마, 이 연주회 회영이 누나 때문에 하는 거야?'

'말하자면 그렇지' 

'그런데 회영이 누나는 도대체 왜 한국에 온대?'


ㅋㅋㅋ 그르게. 횡이는 독일에 가만히 있지. 왜 한국에 들어와서 현승이를 일케 힘들게 한대?ㅋㅋㅋ


# 4

조금만 엄마가 차겁게 대해도 그거에 대한 보상으로 '엄마, 한 번 안아줘' 하고는 꼬옥 안고 그 상태로 한 30초 쯤을 유지해야 하는 좀 느끼한 녀석. 가끔은 이러고 있다고 벌떡 일어나서 엄마를 잡아 끌면서...
 
'엄마, 우리 침대에 가서 안고 잠깐만 같이 누워있자'
 
이러고요... 너 자꾸 그러다  니네 아빠한테 들키면 듁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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