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과외를 하러 다닌 적이 있다.
저녁식사 시간 앞뒤로 과외시간이 잡힐 때가 대부분인데
음식냄새와 맞물린 집에 대한 기억들이 남아 있다.



현관을 열고 딱 들어가면 집안을 가득채운 카레, 생선, 된장찌개...
등의 저녁 메뉴의 훈기다.
내게 감각과 더불어 가장 진한 정서적 자극을 주는 음식 냄새는
뭐든 간장에 졸이고 참기름으로 마무리한 것, 그리도 또 하나는 김치찌개다.
특히 김치찌개 냄새를 맡으면 난 빨리 마치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엄마가 보고싶기도 했던 것 같다.



지금도 난 아파트 복도나 골목을 지날 때 김치찌개 냄새가 나면 그런 생각을 자연스레 (거의 무의식적으로) 한다.
저 집에는 분명 요리가 일상이 된, 가사가 노동이 아니라 삶 그 자체가 된, 폭 안기면 파 마늘 냄새가 나는 '엄
...마' 가 있겠구나. 집에 가고 싶다....
내가 끓이는 김치찌개 냄새에도 나는 집을 그리워한다. 내가 그리워하는 그 집은 어딜까?


하는 생각을 하며 저녁으로 김치찌개를 끓였다.



보고있나! 김종필!! 저녁메뉴다!
이래도 늦게 퇴근할건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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