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남편이 말한다.
"당신답게 해. 편하게..."
남편이 말하는 '당신다움'이란 다시 말하면,
"까불어. 까불어야 정신실이야."
이런 뜻이다.
남편이 기억하는 나에 대한 두 가지 첫 인상 중 하나가,
'저 누나만 나타나면 갑자기 주변이 시끄러워진다.' 였다.


정말 그것이 '나다움'이라면 갈수록 '나다움'을 잃어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기타 들고 나답게 노래를 불렀다.
음악을 듣는 것보다 노래하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한다.
젊은 시절 마음에 맞는 친구와 몇 시간이고 노래를 부르며 논적도 많았다.
할 말 보다 들을 말이 많아지고,
노래 부르는 것보다 그저 음악을 듣는 것이 더 편해져간다.


이것도 역시 나다움을 잃어가는 것일까?


옆에 앉아서 '엄마, 꽃과 어린 왕자 불러봐' '개똥벌레 불러봐' 신청곡 넣던 현승이가.
"엄마, 젊어 보인다. 엄마가 젊어 보이면 예쁘고 좋아.' 하면서
"사진 찍어줄께." 하더니 휴대폰에 사진 수십 장을 찍어놨다.


'젊어서' 예쁘지 않고 '젊어 보여서' 예쁘다니.....
아, 이것이야말로 나다움을 잃어가는 것 아닌가.
나~는 늙었다고. 나도 한 때 젊었는데~에.... 이~젠 늙었다고. 꺼이꺼이꺼이꺼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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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털보 2012.11.08 14:15

    사진으로만 봐선 노래하는 음유 시인으로 보입니다.

    • BlogIcon larinari 2012.11.08 16:06 신고

      물론~ 제가 좀 젊지는 않은데다
      무슨 노래든 맘 먹고 불렀다 하면 찬송가 삘이라
      개콘의 이희경권사님이긴 하지만...

      마음만은 장재인입죠. ㅎㅎㅎㅎㅎ

  2. 손녀 No.2 2012.11.08 16:03

    얼굴형, 눈, 코, 입.. 어디하나 빠지지 않는 미모와,
    말없이 미소지으면 우아하고, 말하기 시작하면 재미지는 우리 고모! 으흐흐~~

    • BlogIcon larinari 2012.11.08 16:08 신고

      너, 너, 너!
      고모 닮아가지구
      은근 니 얼굴 칭찬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손녀 No.2 2012.11.08 17:32

      음하하.. 앗 들켯!ㅋㅋㅋ
      쓰면서 어째 저도 약간 쑥스럽더라는..^^

  3. 신의피리 2012.11.08 21:34

    까불어야 정신실이지.
    당신은 무게 잡고 앉아 있어봐야, 표정은 개콘이야.
    그 언발란스를 두고 한 발. 표정과 행동을 일치시켜라!

    • BlogIcon larinari 2012.11.09 23:21 신고

      그 언발란스를 두고 한 발,
      두 발, 세 발, 네 발.....

  4. BlogIcon 해송 2012.11.08 22:41 신고

    ^^ 오랜만에 왔습니다.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들을 때가 좋은 줄 아세요.
    저도 얼마 전 까진 그런 소리 잘 들었는데 이제 자신이 봐도
    늙어 가는 모습만 보여 속이 상합디다.ㅋ

    하남으로 오고부터 많이 망가졌나 봐요.
    몸과 맘 고생을 많이 해서.....ㅠ

    기타 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

    • BlogIcon larinari 2012.11.09 23:23 신고

      진짜 오랜만에 오셨네요.^^
      젊어 보인단 말조차 들을 수 없는 때가 오는군요.ㅠㅠ
      부디... 몸과 맘, 더욱 건강하시길요.

  5. forest 2012.11.08 23:06

    엄마가 정말 젊어보였나봐요.
    하여간, 현승의 언어유희는 재미지다니깐요.

    정말 나다운게 뭘까요?ㅋ

    • BlogIcon larinari 2012.11.09 23:25 신고

      '나다움'
      실은 계속 생각하며 고민하게 되는 화두예요.
      아마도 평생 갖고 갈 질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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