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왕따 (2013년 5월 20일 월요일)


나는 왕따를 당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왕따를 시켜본 적도 없다. 내가 생각하고 보기에 왕따는 주로 외동딸이나 아들,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이 당하는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 외동딸이나 아들이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외동인 아이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혼자 다 받아서 그런 것 같다. 또 외동인 아이들 주로 당연히 자기 의견이나 자기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이유 역시 마찬가지로 부모님의 사랑을 혼자 다 받아서인 것 같다.더욱 신기한 건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 중에서도 외동인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유는 아직 못 찾았다.

 

사실 이 주제로 질문을 막 쏟아낼 때는 '왕따 당하는 아이들의 자기성찰'이 주제였다. 왕따를 당하는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고치지 않는 지 모르겠다며 의아해 했다. 왕따를 당해 본 엄마로서는 '씨, 왕따를 시키는 놈이 나쁜거지.'하고 올라왔지만 아빠를 닮아서 '성찰적'인 현승이에게는 다른 문제로 느껴질 것 같았다. 확실히 현승이는 자기성찰이나 자기비판에 빠른 것이 아빠와 닮았다.

'외동아이'에 대한 현승이의 선망도 느껴진다. 막내인데다 성격상 어른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현승이는 누나와 함께 엄마 아빠 사랑을 공유해야 하다는 것을 어려워 한다. 먹는 것 양보는 잘 하지만 따뜻한 정서적 교감은 독차지 하고 싶은 넌, 사랑의 욕심쟁이 유후~
그런 이유로 외동아이들에 대한 은근한 부러움이 있다. 그래서 외동인 친구들이 놀이에서 타협이 되지 않을 때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결국 이 일기에서 읽히는 현승이의 욕망은 '엄마 아빠 사랑을 독차지 하고 싶다' 아닐까 한다.


담임선생님의 현승이 사랑이 뜨거우시다. 현승이 일기장에 달아주시는 코멘트에 애정이 철철이다. 하트는 기본, 따랑해!! 고백도 기본. 깨알같은 코멘트들에는 깊은 공감가 칭찬 가득. 뿌듯하긴 한데.... 살짝 예민해지는 건 뭐지?  현승이의 '질투 본능'은 엄마 유전자. 인정. 

 


 

'어린 시인, 꼬마 철학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실  (8) 2013.06.20
포기  (2) 2013.05.30
책 읽기가 특기  (6) 2013.05.09
가장 강력한 무기 '말'과 가장 좋은 선물 '말'  (6) 2013.05.04
(1년 만에) 다시, 삶과 죽음  (6) 2013.04.2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