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조금 많아졌다.
그 끝에 내린 결론은 '내가 재밌는 책을 읽자.' 였다.
SNS를 통해서 얻는 가장 유익한 정보는 '책'에 관한 것인데
요사이 이게 '과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 자체의 과잉은 아닐 터, 그것들을 자체 필터링하는 기능이 필요하단 생각.


얼마 전 현승이 교재를 사러 동네에 작지도 크지도 않은 서점을 찾아갔었다.
한참을 책 구경하면서 놀다가 왔다.
그래서 발견한 몇 권의 책이 아주 그냥 보석이다.
위기철 선생님의 <이야기가 노는 법>- 동화를 쓰려는 분들께를 읽고 있다.
재미나게 읽고 있다.
어느새 '독서'에서 조차도 타인의 취향을 내 것으로 여기게 된 것은 아닌지.
'이 정도의 책은 읽어 줘야지. 요즘 대세니까.'
'글을 좀 끄적인다면 이 정도 저자는 읽고 인용해줘야지.'
이런 강박 탓에 타인의 취향에 내 몸을 맞추는 독서로 기울어져 간 것 같다.


우리 집 저녁 풍경은 대체로 채윤이는 헤드폰 끼고 피아노 연습,
현승이는 레고 놀이, 만화 그리기, 그러다 엄마 옆에 붙어 함께 책 읽기.
(아빠는 늘 부재중) 이렇다.
한참 책에 빠져 있다가 옆에 현승이를 보니 무려 '국어사전'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엄마는 (동화를 쓸 생각은 추호도 없으면서) '동화를 쓰려는 분들께'를 읽고 있고,
아들은 국어사전을 탐독하고 있으니...
문예 창작과 학회실 분위기다.


그리고 나서 현승이가 써 놓은 어제 일기를 보니 :)


제목 : 특기 (2013년 5월 8일, 수요일, 날씨 쨍쨍해)

사람들은 단 1개라도 잘 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것을 '특기'라고 한다.
나도 역시 특기가 있다.
바로 수영이다.
나는 6살 때부터 수영을 하였다.
그 밖에도 바이올린 연주, 달리기 등등 이런 특기들이 있다.
우리 엄마는 글쓰기라든지  책 읽기라든지 이런 특기가 있고
우리 아빠는 책 읽기, 축구, 기타 치기 같은 것들이 있다.
우리 엄마 아빠 둘 다 특기 중에 책 읽기가 있다.
나는 이번 4 학년 때 특기들을  좀 더 늘려보고 싶다.


엄마는 이번 4학년 5반 때
책 읽기를 '특기'가 아닌 '취미'로 즐기는 마음의 여유를 더 늘려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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