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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이야기

생일 채윤, 시험 채윤

larinari 2013.11.26 10:17





예중의 한 학기는 향상 음악회와 실기시험을 중심으로 돌아가는군요.

오늘 실기시험을 치루는 채윤이, 어제가 생일이었네요.
한 달 이상 학교 마치면 잠실에 있는 선생님 스튜디오에 가서 9시, 10시까지 연습하고 집에 오는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피곤하니까 오늘은 일찍 와라 해도, 그럴 수 없다며 늦게까지 연습을 하곤 했지요.
어느 날  힘들지 않냐고 하니까 힘들긴 한데... 지가 공부를 하려면 한 시간도 못 앉아 있을텐데 피아노를 치면서 오늘 이거 외워야지 싶어 치다보면 두 시간이 휙 가있다고 합니다.
고민 끝에 간 예중이고, 여러 고충은 많지만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보내다 시험 하루를 앞 둔 어제가 생일이었는데,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눈물 펑펑 쏟으며 울고 말았지요.

친구들도 축하 한 마디 안 해주고,
아빠나 현승이도 축하 문자도 안 주고,
아침엔 엄마랑 둘이만 밥 먹고 나온 건 이해가 되지만,
친구들이 실기시험 때문에 경황이 없는 건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너무 섭섭하잖아.
카스에도 축하글 하나도 없고,
그럴 수 있긴 하지만 섭섭한 건 어쩔 수 없잖아.


시험 마치고 생일파티 하자는 생각에 너무 무심했었던 것 같아 미안함의 쓰나미가 밀려왔습니다. 엄마가 정말 미안하다. 아침에 아빠랑 다같이 깨워서 함께 식사할 걸. 엄마도 문자 보냈어야 하는데.... 오는 내내 손을 잡고 한 손 운전을 하며 왔습니다.
한 때 채윤이 리즈시절, 아빠가 청년부 하던 때, 청년부 언니들의 축하문자 폭주에 연예인 된 채윤이가 단체문자로 '오늘 제 생일 축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렇게 날리기도 했었는데요.


오늘 레슨을 마치고 선생님께서 서프라이즈 축하를 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집에 널부러져 있는데 선생님이 보내오신 카톡사진을 보고 제가 다 울컥했습니다.


 

사실 현승이는 벌써 얼마 전부터
엄마, 누나가 매일 너무 힘들겠어. 늦게까지 연습하고 아침에 또 일찍 나가고....
내가 누나 얼굴을 잘 못 봐. 이번 누나 생일에 나 정말 큰 선물 해줄거야. 내가 생일을 크게 축하해주면 누나가 힘이 날까?
하면서 벼르고 있었지요. 헌데, 현승이도 당일을 놓친 겁니다.


밖에 있는 아빠한테 문자해서 서프라이즈를 지시했습니다.
주워 들은 건 있어서 최근 채윤이가 관심있어 하는 화장품이 있다는 걸 알고는 화장품 가게에 가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도통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점원에게 전해서는 사가지고 들어왔습니다.


 

밖에서 친구 만나다가 식겁한 아빠는 점잖은 인품에
꼬깔모자를 쓰고 한 손에는 케잌, 한 손에는 화장품을 들고 튀어 들어왔습니다.
참회의 고깔모자!


 


차에서 찔찔거리던 채윤이 엄마의 사과에 약간 마음이 풀린데다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와이파이 팡팡 터지는 집에 와서 카스에 축하 메시지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아기 적 친구 수민이와 현동이, 머슴아들의 뚝뚝한 축하에 감동.
기분이 급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바로 소영이로 변신.

식탁에 앉아 있다가 바로 옆 현관 유리를 보더니,
어. 이 그림 사군자였네. 이거 봐. 난초, 국화..... 어머 어머 사군자였구나.
(매화 가리키며) 이건 뭐지 매란국죽.... 죽이 뭐지? 죽이 뭐야? 엄마.
매란국쭉.... 아, 철쭉이구나.
헉4

(스릉흔드. 소영이라 불리는 우리 딸 채윤이)


채윤이 또 한 건.
좀처럼 볼 수 없는 아빠의 귀여운 표정의 아빠도 한 건.
지금 쯤 실기시험 치고 있을 채윤아.
너는 이미 백점이야!!!
몇 점을 받아도 넌 이미 백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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