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차려 입고 나서면 지~인짜 한 인물한다.
허우대가 진짜 멀쩡한 놈이다.
놈이라고 하기에는 쫌 그러네...올 가을에 목사님 되는데.

암튼, 설교하고 사역하는 모습을 보면 잘 생긴 외모에 청중을 휘어잡는 유모어와 카르스마까지....
진짜 멋있다.

그러나! 집에서는?
이번 추석에 가서 동생의 행태를 보면서 '꽃 피는 봄이 오면'에서 나오는 최민식을 보는듯 했다.
자세는 언제나 그 자세. 벽에 등을 비스듬히 기대고 비디오에 빠져있다. 그러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만한 사람에게 심부름 시키는 게 일.

그러나! 너무도 슬픈 것은 나름대로 권위있는 목소리로 심부름 시켜보지만 말이 먹히는 아랫 것이 없다는 것. 한 동안은 '지희! 지희! 저거 좀 가져와' '지희! 지희! 가서 콜라좀 사 와' 했지만 지희도 옛날 지희가 아니다. 그 다음이 채윤. 한 동안은 '채윤! 채윤! 가서 리모콘 가져와' 이러면서 권위적인 명령을 내려보지만 '싫어 삼촌이 해' 이러는데 뭐.

그런데 드디어 말 쫌 듣는 따까리 하나 생겼다. 17개월 짜리 현뜽. 한참 심부름에 재미 붙인 현뜽 심부름에 복종하고 싶은 의지는 충천이다. 다만.......한 번 시킬려면 목과 함께 속이 터진다는 것!
'현뜽! 거기 휴지 한 장 뽑아와' 그러면 근처에 있는 액자, 신문, 서랍, 사탕...다 만져본다. '아니~ 그거 말고 휴지!'이걸 여러 번 해야 제대로 휴지를 찾는 것이다. 그렇게 시키고 기다리는 정성으로 지가 하겠구만.....
그런데 우짠다냐? 현뜽도 철 들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은디.

지희!
채윤!
현뜽!

씨도 안 먹히는 명령을 혼자, 지치지도 않고 외쳐대는 삼촌.
가엾어라...ㅎㅎㅎ
   
        
김종필 처남이 집에 있는 날, 집안을 걸어다니자면 발에 걸리는 게 참 많다. ^^ (04.10.01 15:15) 댓글삭제
정운형 매형이 집에 오는 날, 집안을 평소와는달리 최대한 깨끗이 정리한다. ^^ (04.10.22 23:56) 댓글삭제
정신실 처남과 매형이 부부가 아니길 다행이다. 나름대로 최대한 깨끗이 정리한 방에 발어 걸리는 게 많으면 둘이 어떻게 살겠어^^ (
200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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