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00 포스팅을 찍었습니다.
2007년 6월 29일에 첫 포스팅이었네요.
그 전까지 싸이클럽에서 놀았었는데
Forest 언니가 중계업자로 나서 티스토리에 방 하나를 내줬지요.
짐을 싸서 대거 이사한 날이 2007년 6월 29일.
싸이에서 2003년부터 놀았으니 11년 쯤 됐네요.
고혜경 선생님의 새로 나온 책을 읽는데 이런 말이 있대요.
'직업은 찾지만, 소명은 찾아온다'
직업을 찾아 고민하고 공부하고 일을 하면서 밖으로 다녔다면,
집에 돌아와 컴 앞에 앉아서 글쓰는 일은 안으로 안으로 향하는 길이었네요.
가만히 앉아서 포스팅이나 했을 뿐인데
이로 인해서 직업의 길 외에 또 다른 삶의 길이 열렸으니
확실히 소명은 찾아오는 것이 맞나봅니다.
이제껏 그랬듯이 늘 쓸 것이고,
쓰되 정직하게 쓸 것이고,
정직하게 쓰되 사랑의 빛에 비추어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렵니다.
보이지 않는 독자들을 생각하며 내면에 세워둔 보이지 않는 청중의 존재를 의식하고,
의식하는 나를 의식하며 오직 사랑이신 나의 예수님 한 분만을 의식하는 삶.
그것이 제가 살고 싶은 삶입니다.
문득, 앞으로 이 블로그에 몇 개의 글을 더 쓰고 생을 마감하게 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2001 또는 2002에서 끝난다 할찌라도 후회없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기회에 소리없이 읽고 나가시는 고갱님들 커밍아웃 한 번 해주시면 좋을텐데요.
헤헤. 강요는 아닙니다.
열 명 이상 커밍아웃 하지 않으면 앞으로 포스팅하지 않겠다.
이런 협박을 하고 싶으나,
자책골이 될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찾아와 읽어주시는 분들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보이지 않는 눈을 생각하고 믿었기에 2000 포스팅이 가능했습니다.
2000 포스팅 기념으로 남편 옆구리 찔러서 얻어낸 새로운 커피잔에 한 잔 하고요.
내일의 포스팅 꺼리를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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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izen 2014.11.20 22:19
커밍아웃 #1. 유길상입니다. 교회에서 뵙고 인사한 적 있습니다.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 다 읽습니다. 읽고 안해와 이야기합니다. 때로 안해가 신실 님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면 좋겠다 싶어 권유하기도 했습니다만 안해는 다른 방식으로 삶의 기록을 남깁니다. 그렇게 권하는 저 역시 블로그를 드문드문 합니다. 다른 분들의 커밍아웃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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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2014.11.20 22:47
커피잔 이쁘다 했드니 옆구리 쿡쿡 찌르면 이런거 나오는구나^^
2000회 축하하옵니다. 그게 10년이 지난거보니 우리의 인연도 그리되는거네.
오랜시간 꾸존한 글쓰기 존경하는바이오. -
Emma 2014.11.20 23:09
커밍아웃 하고갑니다 ㅎㅎ 소소한 일상과 일상 속에서 나오는 깊은 통찰을 기다려요 늘 ㅎㅎ 4000포스팅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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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사용자 2014.11.20 23:50
2000 포스팅 축하드려요!
육아에 올인하는 기간 동안 진지하게 글쓰는 연습을 해 보자, 하면서 처음 티스토리에 자리를 틀 때, 롤모델이셨지요. (물론 지금도!) 누가 방문하든 아랑곳 않고 하나씩 차곡차곡 글을 써보자 했으나, 결국 이사갔어요. ^-^ 그래도, 항상 구독해서 읽고 있습니다. 종종 지인들의 페북에 링크걸려 올라올 때는 괜시리 반갑구요. 앞으로도 쭉, 깊이있는 글, 사소한 글, 무엇이든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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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i 2014.11.21 09:25
축하드립니다.
저도 fo님과 lari님 성화에 기웃거리면서 블로그 입문했으니 고마운 인연이지요.
독자들은 물론이고 lari님께도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 되길 빕니다. -
처음에는 블로그를 통해서
요즘엔 페이스북을 통해서
잘 읽고. 공감하고. 위안도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forest 2014.11.21 13:19
어이쿠, 숨어 있는 눈팅쟁이를 불러내는 이 센쑤쟁이~^^
벌써 이천회라뉘~ 추카추카^^
그냥 넘어갈 순 없고 케익 하나 사들고 합정동 쳐들어가서
현승이랑 채윤이랑 피리님이랑 모두 보고 오겠다고, 두 주먹 불끈~ ㅋㅋㅋ -
dmlwlsaka 2014.11.21 13:22
커밍 아웃까지는 아니지만 오늘만은 커밍 해야할 듯 ㅎㅎㅎ
언니 축하하고 고마워 ~~~~
늘 내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나처럼 이 곳의 도움을 받아 자기길을 정리해가는 사람들 많을거야
계속 힘내시길!!!!
감격적인 날이야 부꾸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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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을 쓸 때마다 마음에선 두 개의 목소리가 들려요.
1. 누군가 읽으며 재밌다 할 거야. 미처 거기까진 생각 못 했는데... 하면서 무릎을 치고 공감해 줄 거야.
2. 누군가 읽으며 앗따, 참 복잡하고 어렵게 산다.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고 삐딱하게 바라보며 까칠하게 굴어. 편하게 살지.
글을 써서 올릴 때 두 번째 목소리가 크게 울리며 두려움과 외로움에 서성거리는 마음일 때가 많아요.
새벽에 주신 박수로 새벽기도로 마음을 씻고 나온 것같은 맑은 힘을 얻었어요. 감사 드려요. ^^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