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가 조용해서 궁금하셨을 텐데 전화 한 번 주시지 그러셨습니까.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노래를 불러드렸을 텐데요.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고백받을 기회를 놓치셨습니다 들.
하긴 전화 안 하시길 다행입니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는 눈을 씻고 봐도 없습디다.
'이 조명'이 크리스마스 명성교회 앞 전깃줄 칭칭 감은 나무일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
우리 싸람 나무에 전기 옷 입히는 거 싫어한다해.
다행인 것은 순천 들러 여수로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몰랐는데 '순천은 도시'가 아니랍니다.
'정원'이랍니다. 순천시장님이 여기저기 써 붙여놓으셨던데요.
갈대에 취해서 마냥 걷다 보니 9km를 걸었습니다.
사춘기 시작과 끝에 서 있는 아이들이 웬일이니! 그냥 잘 따라다니네요.
얘네 짜증 내기 시작하면 어르고 달래야 하고,
어르고 달래려면 '참을 인'자를 새겨야 하고,
세 번 정도 썼다 지우고 썼다 지웠는데도 여전히 JR을 그치지 않으시면
어쩔 수 없이 엄마는 분노 폭발할 테고....
이러면 상황 참 복잡해지는데 말이죠.
힘들지만 즐겁게 걷고 걸어서 멋진 풍광 마음에 담았습니다.
오, 다리 무지하게 아픈 중에도 모두 밝은 표정.
실은 이번 여행, 채윤이 화보촬영 여행이었고요.
세 명의 조연들은 채윤이 스타일 몰아주기 배경 소품으로 참여했습니다.
현승이에게 여행이란, 일단 본질은 조금 비켜가야하구요.
작대기, 돌멩이, 마음에 드는 흙 등을 발견하여 잠시 교감하는 것.
발견하고, 줍고, 파고, 캐내고, 들고 뛰어댕기고.... 여행의 목적입니다.
순천 자연생태공원 입구에 두고 온 엄청나게 긴 대나무는 잘 있을지.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죠.
오동도에서는 애들 소음을 잠시 꺼둘 수 있었습니다.
얘네들과 함께 있는 게 꼭 역겨웠던 것은 아닌데 둘이 걷는 걸음걸음에
동백꽃이 놓여있었습니다.
걷다 말고 뭐 하시나요?
예, 예.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이 좋은 여행에 드립 친구들 안 데려갈 수 없었구요.
점핑샷 안 찍을 수 없었구요.
마지막은 국내 유일의 해양 케이블카 탑승 영상입니다.
나는 접때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아 바다 아아아 하아아아 하하아오오 하 아아아 허오오오 아아아아 허오오
뭐하고 있냐고 나는 접때 여수 밤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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