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JP와는 많은 점이 다르고,

그 이상으로 비슷해서 쿵작이 잘 맞는다 싶지만,

JP&SS 부부의 세계, 해가 거듭될수록 같은 점은 뭐고 다른 점은 또 뭐지,

싶은 것이다.

 

다만 요즘 [우리 부부의 세계]에서는 함께 걷는 것과 나무와 풀을 향한 애정에서 100% 일치이다. 

 

JP 생일을 하루 지낸 월요일,

생일에 못 먹은 미역국을 전문점에 가서 고급스럽게 먹었다.

특별한 계획 없이 차에 탔는데,

늘 그렇듯 졸음이 쏟아지더라.

 

차만 타면 그렇게 잠이 온다.

결혼 생활 21년, 남편과 차 타고 움직인 시간이 어마어마할 텐데,

그중 1/3의 시간을 조수석에 앉아 꿀잠 자며 보냈다.

 

막 떠들다 갑자기 잠들고,

아픈 엄마 보고 오며 엉엉 울다 갑자기 잠들고,

심지어 엄마 장례식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꺼이꺼이 울다 갑자기 곯아 떨어졌다고,

아이들이 놀린다.

 

꿀잠 자고 일어나니 '신구대학교 식물원' 주차장이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계획이었는데 훌륭한 선택이었다.

아주 많은 풀꽃 친구들을 만나고, 키가 큰 나무 아래를 걷는 기쁨!

 

 

 

 

 

 

풀도 보고, 나무도 보고, 뱀까지 보고.

충분히 보고 걸었을 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식물원 카페에 앉아 장대비 내리는 화원을 바라보는 기쁨.

빗소리 들으며 책 읽는 기쁨.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공들여 가꾸던 마당 꽃밭이 있었다.

계절 따라 피던 꽃들, 익숙하여 정겨운 꽃들이 있다.

아버지의 화원을 떠올리게 하는 작약이며 붓꽃이 피고 지고 있었다.

아침 햇살 받으며 꽃밭에 물 주던 아버지를 떠올리는 기쁨, 또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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