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카페에 가는 현승이에게 오늘은 도시락 싸줄 게 없다고 했더니 샌드위치 사서 들어가겠단다. 아침도 빵인데 점심까지 빵은 좀 그렇다 싶어서 이리저리 굴려도 뭐가 떠오르질 않는다. 현승이가 "아, 간장 계란밥을 내가 해서 가져가야겠다!"라는 말에, "오, 그러면 엄마가 파기름 내서 계란볶음밥 해볼게!" 하고 텅 빈 냉장고에 생존한 계란과 파로 볶음밥을 만드는데 식탁 의자에 앉은 종알종알 현승이.

 

와, 오늘은 공부가 잘 되겠다.

왜?

맛있는 도시락이 있으니까. 그게 기분이 달라. (이런저런 종알종알....) 도시락, 도시락이란 말 자체가 좀 설레지 않아?

아닌데.... 엄마는 도시락이란 말이 부끄러움인데.

아, 이게 경험에 따라 말의 느낌이 다르구나.

 

(이때 냉장고 문 열렸다는 소리가 띠리링띠리링)

 

나는 저 소리가 싫어. 조르고 보채는 소리 같애.

그래? 엄마는 비난하는 소리 같애.

아, 이게 사람마다 같은 소리도 느낌이 다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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