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8.7.


며칠 전 부터 한 쪽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지난 번 목에 힘이 들어갈 때하고 비슷했다.
지난 번에도 누가 날 안기만 하면 자꾸 목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내 맘대로 안 되고 그냥 끄덕 끄덕 하던 고개가 맘대로 되기 시작 하는거였다.
목에 힘이 들어가니까 이 쪽 저 쪽 볼 수도 있고 참 좋았다.
세상이 이런거구나 싶었다.
우리 엄마가 '우리 기쁨이 이제 목 가누네~' 하면서 되게 좋아하셨다.

암튼 이번엔 자꾸 한 쪽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면서 막 들썩거린다.
이게 되면 또 뭔가 새로운 세상이 열리겠다 싶어서 계속 힘줬다.
한 번 두 번 자꾸만 노력하니 몸이 뒤틀린다.
그러니까 내가 확 뒤집은 거다.
그러자마자 환호성이 터졌다.
근데 이게 웬걸...멋진 세상이 있을 줄 알았다.
눈 앞이 노랗기만 하다. 그러고 있노라니 더 힘들고 힘들어서 힘을 뺐더니 그 노란 데다 머리를 꽁 박고 말았다.
뒤집어 본 세상이 뭐 이리 싱겁노?

근데 우리 엄마는 흥분해서 난리 나셨다.
여기 저기 전화해서 '백일도 안 되서 뒤집는 애기 봤어? 99일만에 뒤집었어'

이제 또 어디에 힘이 들어가려나.................


'기쁨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땡깡승  (0) 2007.07.10
싸움이냐 대화냐  (0) 2007.07.10
현승이는 끙끙이  (0) 2007.07.10
기쁨이 출산일지  (0) 2007.06.29
눈물 겨운 애비 사랑  (0) 2007.06.2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