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모시고 민속촌에서 몇 시간 보내고 명절이 끝났다. 나의 명절은 이렇게 끝나고 남편의 명절은 아직 길게 남아 있다. 주일 설교가 남아 있고, 설교 마치고는 어머니 모시고 1박2일 여행하는 일정이 남았다. 명절 시작은 혼자 어머니께 가서 하룻밤 자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산더미 같은 만두를 빚고, 열 가지 넘는 전을 부치며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짐이 무겁던 나의 명절은 가고, 몸과 마음이 약해지고 부서진 어머니를 돌보는 짐을 진 남편의 명절이 왔다. 어머니를 뵈면서 어머니보다 더 부서진 마음으로 힘겨운데 의연하게 감당하는 남편이 자랑스럽다. 끝없이 변하는 명절의 풍경, 끝없이 다가오는 생의 변화에 따라 기꺼이 변하는 모습이 고맙다. 
 
오늘 말씀 묵상의 본문은 마 11:25-30인데, 여기 붙인 남편의 묵상 또한 인상 깊다. 에니어그램 5유형인 남편의 앎, 지식에 대한 고백이다. 지성을 선물로 받은, 또는 지성에 집착하는 사람 5유형으로서 좌절하고 깎이며 다다른 자기 비움임을 알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사랑을 살며 버티고 있는 5유형의 아름다운 고백이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이 일을 지혜 있고 똑똑한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어린아이들에게는 드러내어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마 11:25)

주 예수님,
우리에게 지성을 주셔서 지식을 추구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또한 섭리하고 계시오니,
주 예수님은 모든 지식의 주인이십니다.
그런 까닭에, 모든 분야에서 우리는 겸손해야 합니다.
신학뿐 아니라,
교육학, 경제학, 물리학, 사회학, 심리학, 정치학...
모든 분야의 진정한 설계자는 주 예수님이십니다.
주 예수님, 그러하오니,
지식 안에서 영과 진리와 생명과 인격으로 존재하시는 주님 앞에 서있게 해주십시오.
언제든지, 무엇인든지 ‘안다’고 할 때,
삼위하나님과의 교제 안에서 알게 해주십시오.
나의 지식은 부분적 지식일 뿐입니다.
이 지식을 움켜잡을 때 도리어 진리가 닫히고,
맹인이 되어 맹인을 인도하여 둘다 구덩이에 빠질 뿐입니다.
주 예수님, 책을 통해 배운 지식, 자연을 통해 배운 지식,
사람을 통해 배운 지식, 여러 미디어를 통해 배운 지식,
그 지식에 갇혀, 지식의 주인인 양 교만을 떨지 않게 해주십시오.
늘 어린 아이처럼 새로운 세상에 대해 열린 질문을 던지고,
마음으로 배우게 해주시며,
주 예수님께서 알려주시고 열어 보여주시는 그 신비의 힘,
하늘나라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체험하게 해주십시오.
주님을 향한 제 지식이 제 삶과 우리 삶과 만나게 해주시고,
주님께로 인도하는 인격이 담긴 지식이 되게 해주십시오.

 
 

Panta Rhei, 모든 것은 흐른다. 흐르는 삶에 몸을 맡기고 다가오는 것들을 받아들여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참 좋은 일이고 아름다운 일이다. 모든 다가오는 날들을 새로운 날로 사는 것이 "새로 오는 아침을 새롭게 하시는 것에 성실하신, 성실하게 새로우신(애 3:23)" 그분 닮은 삶이고 영성이지...

 
To live means to grow,
To grow means to change,
To change means to dec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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