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뜨거운 여름을 더욱 뜨겁게 했던 교회 수련회 '이우 가족 힐링캠프'를 마쳤다. '힐링 캠프 in 힐링 캠프'라는 프로그램을 맡아서 그 준비로 조용히 바쁜 몇 주간을 지냈고. 비밀에 부친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역할을 맡은 분들과 열세 개의 단톡방을 운영하며 준비하면서 "나 이벤트 회사 실장님 같애" 농담도 했는데. 잘 마쳤다.
 
'상처 입은 치유자'가 수련회 보이지 않는 주제였다. 내가 맡은 '힐링캠프in힐링캠프'가 그랬고, 남편의 설교도 가만 톺아보면 내내 그 얘기였다. 내 상처가 완전히 다 낫고 해결되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상처 치유를 위해 내 마음을 잇대는 것이 오늘 우리를 초대하시는 자리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강의에 가끔 인용하는 이야기 하나가 있다.
 

랍비 요쉬아 벤 레비는 랍비 시메론 벤 요하이의 동굴 입구에서 예언자 엘리야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엘리야에게 물었습니다.  
“메시아가 언제 오실까요?”
“가서 그분에게 직접 물어보시오.”
“그분은 어디 계십니까?”
“성문에 앉아 계십니다.”
“그분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습니까?”
“그분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 앉아 계십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상처를 한꺼번에 다 풀었다 다시 싸매지만, 그분은 한 번에 한 군데씩 상처를 풀었다 다시 싸매십니다. 그러면서 그분은 ‘아마 내가 필요하게 될 거야. 그때 잠시도 지체하지 않기 위해 나는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만 해’라고 혼잣말을 하고 계실 것입니다.”

 
저 커다란 그림 <탕자의 귀향>은 어떻게 하다 저기 걸려 있게 되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탕자의 귀향'으로 연극을 한 조가 있었는데, 그 조에서 걸어 놓으신 건지... 헨리 나우웬 신부님이 저 그림 하나로 쓴 <탕자의 귀향>은 상처 입은 치유자를 연상시키는 또 하나의 서사인데 말이다. 
 
그 그림 아래에서 노는 아이들! 수련회의 꽃은 역시 아이들이었는데. 강당 한쪽에 돗자리가 깔려 있고, 아이들은 저기 앉아 놀다가, 뭐든 따라 하다가, 뒤에 넓은 공간에서 뛰다가... 조에서는 마스코트 역할을 하면서 생기를 불어넣기도 하고. 아이들 생각만 하면 사랑이 차올라 내 입술을 깨물게 된다. 하필 저 그림 밑에 아이들 자리가 있다. 상처 입은 치유자의 그늘에서 사랑받으며 자라는 아이들! 이런 사진을 건지다니. 정말 멋진 2박 3일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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