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식구들보다 두어 시간은) 일찍 일어나는 새다. 일찍 일어나 연구소 카페에 '읽는 기도' 필사해서 올리고, 교회 말씀 묵상 밴드에 묵상 나누고, 기도하고, 글 좀 쓰고 있으면 늦게 일어나는 새들이 한 마리씩 나온다.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늦잠 자는 채윤이를 제외하고  JP(제이피, 아니고 종필로 읽어야 함)과 현승 두 남자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한다. 이 여름 아침 식사는 아이스 라떼와 빵 한 조각이다. 그러고 앉아서 아침을 먹노라면 나는 뭔가 막 신이 난다. 신이 나서 이 얘기 저 얘기, 농담 따먹기를 하노라니... 어느 날 현승이가 말했다. "와, 나 여기 앉을 때부터 엄마가 입을 쉬지를 않네. 조잘조잘조잘조잘..." 그러자 JP이 "나 그래서 귀에 염증 생긴 거야." (귀가 아프고 어지러워서 '이석증' 재발인가, 하고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귀에 염증이 생겼단다.) 니 엄마 때문에 귀에서 피가 나. 이쪽 귀잖아. 딱. 그래서 염증 생긴 거야 "
 
나 저항 없이 인정했음. 왠지 정말 그런 것 같아...ㅜㅜ 그래도 좀 참을 수는 없음. JP은 매사 좀 귀찮아 하는 스타일이라... 귀찮게 하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하지 말라고 짜증내면 더 귀찮게 하고 싶다. 귀 염증, 내 탓이라 여기겠음. 이번 기회에 진심 회개하고 장난 그만치기로! (JP에게는) 
 
늦잠 자고 싶은 채윤이가 "제에~발 좀 아침에 엄마 아빠 식탁에서 얘기 좀 하지 말라고오! 잠 좀 자자고오! 아, 진짜 그리고 얼음 꺼내는 소리... 진짜!!" 한다. (채윤이 방이 주방 바로 옆) 그런 말을 들으면 또 참을 수가 없다. 다음 날 아침, 라떼 만들려고 얼음을 푸다가... "김채윤 깨워야지, 김채윤 짜증 나게 해야지. 우헤헤..." 얼음삽으로 통을 휘저어서 소음을 일으켰다. 신이 나서 아드레날린이 폭발이다. 커피 내리던 현승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 그러다 진짜 지옥 가!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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