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모여 제철 방어를 드시는 교회 남자 집사님들 모임이 있다. 그 방어 모임에서 바로 공항으로 나를 태우러 온 남편의 손에(아니 차 뒷좌석에) 스티로폼 통에 든 방어 한 덩어리가 있었다. 1월 1일 아침에 채윤이랑 떡국까지 끓여 먹은 미국 여행이라 뭐 그리운 한식이 없었다. 방어면 됐네! 집에 돌아와 짐 풀고 신이 나서 방어를 꺼내 썰었다. 음, 묵은지, 묵은지... 묵은지를 꺼내서 씻는데... 갑자기 '흑백요리사'의 요리 신들에게 접신이 되는 것 아닌가. 한두 가지 양념에 무쳐 흥건한 들기름에 김치를 볶았다. 기가 막히게 고소하게 볶아진 묵은지를 길게 찢어 레몬즙 뿌리 방어 위에 올렸다. 그리고 고추냉이 한 톨. 채윤이랑 밤마다 "흑백요리사2"를 봤는데, 빠져들어 버렸네. 특히 요리이며 예술이고, 예술 같은 요리 '파인 다이닝'에 꽂혀가지고... 그냥 막 만들었다. 점심을 방어로 먹은 고갱님 앉혀 놓고 또 먹였다. 물론 나도 먹고!
"제철 대방어의 기름진 맛에 들기름 향이 베인 묵은지를 곁들여 올려드렸습니다. 방어 기름과 들기름의 향, 방어의 식감과 김치의 식감이 조화로울 것입니다. 고추냉이까지 한 입에 드시면 되겠습니다..."
맛있네요! (눈 깜빡거리며 안성재 쉐프가 하는 말로 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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