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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마음의 환대

주님 말씀하시면...

by larinari 2025. 10. 6.

 

주일 예배를 동네 작은 교회에서 드리고, 동태당으로 점심을 먹고, 중대물빛공원을 걷고, 알라딘중고서점에 가서 엔도 슈사쿠 단편 소설집을 사고, 밤 산책을 하였다.

 

 

중대물빛공원을 걷는데, 몇 송이 남은 분홍 찔레꽃을 보았다. 여름엔 찔레꽃 터널이었을 텐데, 다 지고 남은 몇 송이가 쓸쓸하다. 어렸을 적 마당에 있던 아버지의 꽃밭 오른쪽 끝에 커다랗게 서 있는 찔레꽃나무. 바로 그 찔레꽃이다. 분홍 찔레꽃을 꺾어 화병에 꽂아 강단 옆을 장식했던 엄마가 떠오른다. 그래서 저 찔레나무는 그냥 엄마의 나무, 엄마의 꽃이었다. 화병에 꽂은 찔레꽃이 볼품없어서 어린 마음에 "참 솜씨도 없다, (요즘 말로 하면) 우리 엄마 참 똥손이야" 싶었던 기억. 서로 깔깔거리며 걷는 가족을 마주쳤다. JP와 이구동성으로 "보기 좋다..." 하고는 가족의 뒷모습을 찍었다. 내년 여름에는 꼭 와서 만개한 찔레꽃 터널을 영접해야지.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책상 아닌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독서하기 딱 좋은 휴일 오후 시간이다. 열린 창문으로 솔솔 가을바람이 왔다 갔다... 그 바람을 타고... 아래층에서 음식 장만하는 냄새가 올라온다. 이틀 째다. 종갓집이신가? 배가 고프고, 맛있겠고, 부럽고... 그렇다. 점심에 동태탕으로 배부르게 먹은 터라 저녁 생각은 없는데.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읽던 책 집어던지고 벌떡 일어나 순종하였다.

 

가서 전, 하라! 

 

주님 말씀에 순종하여 대구전과 육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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