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짧은 교회 수련회를 했는데, 프로그램 중에 또래 모임이 있었다. "사람 마음 다 한 가지여~" 우리 엄마 이옥금 권사님이 말씀하신다. 사람 마음 다 한 가지라, 나만 좋았던 것이 아니라 다들 좋다고 한다. 교회 다니면서 처음으로 또래들과 얘기해 봤다고. 단순한 질문으로 마음 깊은 이야기를 내놓으며 참 좋았다. 웅성웅성 왁자지껄 20대에서 60대까지 또래들이 모여 나누는 소리들이 협주곡 같았다.
좋았던 경험을 그대로 카피할 수는 없다. 좋은 순간을 다시 경험하려 붙드는 순간 집착이 되고 우상도 된다. 순간의 기쁨은 순간으로 족하다. 그런데 난 뭘 했다. 좋았던 수련회를 마치고 맞은 주일 아침에 다이어리를 보면서 한 주간 일정을 체크하는 중이었다. 토요일 낮시간이 비어 있네! 웬일이야? 또래 모임했던 집사님들 초대해서 커피 마실까? 다시 한번 보면 좋겠는데... 하는 소리가 마음에서 울렸다. 그래서 그냥 추진했다. 분명 안 되는 분이 있겠지만, 되는 대로 보자고 벙개를 때렸다.
좋았던 순간을 카피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함께 했던 순간이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쌩뚱맞은 것 같고... "우리 집에서 커피 한 잔 하실래요?" 하면 자연스러운 것 같다. 잠시 "번쩍"하는 좋은 순간들이 있다. 그때가 교회, "체험의 교회"이다. 제도교회가 만든 수련회가 있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몸과 세포로 체험하는 교회가 있다. 체험으로서의 교회는 하나하나의 얼굴이다. 그 얼굴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할 자유가 내게 있다. 그 자유는 교회를 향한 희망이다.
우리는 자기가 원치 않는 것을 억지로 하지 않는 자유를 생각한다. 그러나 신성한 자유는 자신의 참 자아로 존재하는, 자기의 내적이고 진정한 본성을 할 수 있는 만큼 실현하고 자기가 해야 하는 줄로 아는 바를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그런 자유다. 하나님만이 우리 안에서 그런 자유를 만드실 수 있다. 사랑은 그런 자유 안에서만 나올 수 있다.
<리처드 로어 묵상 선집> 중
보통의 교회 구성원이 아니라 '목회자의 아내'라는 다소 너덜너덜하여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그 이름에 매여 작은 자유에 갇힐 때가 있다. '원치 않는 것을 억지로 하지 않는 자유' 말이다. 그 너머의 자유를 살고, 교회를 살고, 사랑을 살고 싶다. ~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라 ~를 향한 자유말이다.
커피는 거들뿐 브런치를 준비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떡볶이 등으로! 뚝딱, 만들려니 생각했지만 몸이 전 같지 않다. 모임 마치고 설거지 하고 나서는 몸이 무거워 오후 내내 누워 있어야 했다. 무겁다고 꼭 나쁜 건 아니다. 몸의 무게든, 마음의 무게든, 역할의 무게든. 목회자의 아내라는 너덜너덜한 짐의 무게가 선하고 아름답게 작용할 수 있음을 믿는다. 또래 친구들에게, 나 자신에게!
몸의 한계, 시간의 한계, 역할의 한계가 주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자유가 있다. 억지로 하지 않을 자유 머너, 기쁘게 자발적으로 할 자유가. 남은 인생은 바로 그 자유를 살려고 한다. 내게는 자유가 있다. 나를 위해 나를 지킬 자유도, 동시에 나를 내어줄 자유도! 체험의 교회를 선택할 자유와 사랑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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