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체를 아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체를 아는 그 대상과 친하거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 왜 어렸을 적에 누군가 대신 내 숙제를 해줬으면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이유가 "우리 선생님이 내 글씨 알아..." 아닌가?(아, 너무도 사랑스러운 어린이 마음!) 커피를 내리려는데 로스터의 필체가 눈에 들어와 커피 향보다 사람의 향이 먼저 느껴진다.
"여보, 이거 봐. 못 쓴 글씨 때문에 전문적인 커피로 느껴지지 않아? 글씨는 못 쓰지만 커피를 잘 볶을 것 같은 느낌?" 했더니. "아니야, 알바생이 썼을 수도 있어. 현승이처럼 글씨 못 쓰는 알바 애가..." 이러나저러나 필체를 보니 사람이 느껴지지 않는가. 또 마침 고른 커피잔은 그립고 사랑스러운 필체가 새겨진 잔이네. 사람 사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모름지기 사람의 냄새가 나야 하는데 말이다.
커피 향에 사람의 향기까지 어우러진 오늘의 커피,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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