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홈플 강동점에서 털보 아저씨가



요즘 밤에 잘 때마다 무섭다고 '무서운 꿈 꾸지 않게' 기도해 달라는 채윤이.

매일 밤 그러는 통에 엄마도 아빠도 조금 질린 상태.
엄마한테 해달라그래. 아빤테 해달라그래. 서로 미루고 있는 사이
'내가 해줄까?' 하고 현승이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얼씨구나 좋다하고 그래 니가 해라. 니가 해라. 했더니
짧고, 굵고, 적절한 굿나잇 기도를 했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 밤에 잘 때 누나가 무서운 꿈 꾸지 않게 해주세요.
또...엄마 아빠가 공사 때문에 잠을 못자지 않게 해주세요.
또...외할머니가 밤에 모기 물리지 않고 자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약간의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누나에 관한 기도는 이 기도의 명백한 주제이고,


엄마빠와 공사.

으흐흐흐흐.... 아시는 분 다 아시다시피 우리집 앞마당 명성교회 대성전 신축공사.
공사의 시작시간이 새벽기도 갔다와 잠깐 눈을 붙이고자 눕는 오전 7시.
게다가 어제는 콘크리트 작업을 하는데 세상에....오전 7시부터 굉음이 오후 9시를 넘기도록 이어졌다.(사진참조)  진짜 스트레스와 분노가 제대로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하루였다.
이른 가엾게 여긴 섬세한 아들의 엄마빠를 위한 기도가 두 번째 문장이었다.





외할머니는 저녁에 잠깐 '야이~(얘야)  방이(에) 모기가 있나비다(있나보다) 엊저녁이(에) 여기 뜯어먹은 거 봐라' 하시며 모기 물린 자국을 공개하셨다.
이 섬세한 외손주가 그것까지 염두에 두고 하나님께 기도드렸으니 외할머니 모기 안 뜯어 먹히시고 잘 주무셨단 얘기.


하이튼, 적절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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