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어렸을 때는 집에 같이 있어도 내 시간이라는게 도통 없었기에 뭘해도 불안한 5분 대기조 느낌이었었다.
현승이가 한 20개월이 넘어서부터는 둘이 제법 노는 게 가끔 '나 이렇게 한가해도 돼?' 하는 생각에 혼자 화들짝
놀랄 정도로 적응이 안되곤 한 적도 있었다.
어느 새 애들이 많이 자라서 숙제를 봐주거나 할 때가 아니면 얼마든 내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좀 집중이 필요한 책을 읽는다든가, 글을 쓰는 건 어렵지만....

누나랑 함께 있을 때면 모르겠는데 누나가 어디가고 없는 날에는 '엄마 심심해'가 5분에 한 번 씩 나오는 말.
그러면 예전 생각이 나곤한다.
컴터 앞에 앉아 있어도 언제 현승이 녀석 코맹맹이 소리로 '엄마, 나 심심해. 누나 언제와?'를 하며 들이댈 지 모르니 말이다. 누나가 친구 생일파티 간 토요일 오후에 언제 이 녀석 같이 놀자고 할 지 모른다 싶어 조마조마 하면서 인터넷 하고 있는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안 온디. 거실에서는 쏠티 노래가 요란스럽게 흐르고 있고 그 외에는 아무 소리가 안나는게 한 30분이 된 것 같았다. 슬쩍 나가보니 저러구 누우셔서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하시는데 이젠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는 말이지. 그 동안 귀로만 듣고 불렀던 노래들의 글자를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한가보다.

참, 저러구 노는 거 보면 세월 좋다~ 팔자 조~옿다. 하는 말이 절로 나오고 덕분에 내 팔자도 잠시 늘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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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s 2008.11.23 22:52

    박자를 맞추는 것이 범상치가 않은데요?
    엄마,아빠의 뛰어 난 음악성을 이어받아......?

    이제 저 만큼 컷다고 혼자만의 시간도 보낼 줄 알고...^*^

    • larinari 2008.11.24 09:46

      발 까딱거리는게 귀여워서 촬영을 했어요.
      이제 아이들이 '제발 엄마 늦게 들어와' '나 엄마 안 따라가고 집에 있으면 안돼?' 이럴 날만 남은 것 같아요.

  2. hayne 2008.11.24 00:33

    벌써 글자가 다 보인단 말이지?
    저러다 노래도 글자도 다 깨치는거지.. 엄마도 편하고.
    해인이도 조맘때 쏠티 무지 좋아했는데..

    • larinari 2008.11.24 09:47

      현승이가 쏠티 노래를 좋아해요. 채윤이보다 더 좋아하죠.
      어찌나 몰입을 했는지 카메라 들이대고 찍는데도 괘념치 않으시더라구요.ㅎㅎ

  3. BlogIcon forest 2008.11.24 18:28

    까딱까딱 하는 발을 보니 생각보다 발이 크네요.
    아빠 닮아 키가 크려나...^^

    혼자 글자 깨쳐서 책 읽게 되면 엄마 시간 마구마구 늘어집니다요~^^

    • larinari 2008.11.24 18:59

      제 소원이요~
      현승이 엄마 키 닮아버리면 전 죽음이예요.OTL

      애들이 둘인데도 참 달라요.
      지 누나는 학교에 들어가도록 글자에 별로 관심을 안보이던데 현승이는 이것 저것 묻기 시작하더니 어느 새 글을 읽기도 하고 쓰기도 하고...^^

  4. 신의피리 2008.11.25 15:18

    카메라를 들이밀어도 개의치 않는 걸 보니
    완전 몰입의 경지로구만.
    귀여운 놈. 나 집에 가면 그렇게 노는 것 좀 보여주라~ㅋ

    • larinari 2008.11.25 23:52

      당신이 집에 온다는 건 진짜 재밌는 놀이터가 지 발로 걸어들어온다는 뜻인데 현승이가 저러구 있을 새가 있겠어?
      씨름부터 시작해서 해야할 놀이가 얼마나 많은데...

    • 유나뽕!!★ 2008.11.26 12:46

      수제자놀이...................ㅋ

    • larinari 2008.11.26 17:26

      것두 있쥐...ㅋㅋ

  5. 호야맘 2008.11.28 22:49

    ㅋㅋ 집중하면서 뭔가하다보면 침이 흐르고 그 침을 옷 앞지락을 당겨서 닦는 저모습...ㅋㅋ
    울 호야가 요즘 그러는데... 저녁때 벗어놓은 옷을 보면 옷 앞지락이 젤루 지저분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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