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이 곧 교회생활인 나의 40여년을 돌아본다.
태어날 때 부터 지금까지 교회생활은
주목받고, 박수받고, 칭찬받기 위해 다녔다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물론 단 한 번도 교회가면서 그걸 또렷하게 인식한 적은 없다.


어렸을 때는 노래 잘하고 똑똑한 목사님 딸로,
자라서는 찬양 율동 선생님,
찬양 인도자,
리더,
지휘자,
커피 내려주는 사모님...
의도하지 않은 것 같지만 결국 늘 주목받는 자리를 놓치지 않았었다.


새로운 교회에서 육 천 여명 성도 중에 제대로 아는 사람이 남편 밖에 없다.
누구도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내 존재를 주목해주지 않는다.
잠깐 한 번 들렀다 가는 교회처럼 지난 한 달을 다녔다.
낯섦으로 인한 위축, 그리움, 상실감 같은 것도 살짝 지나가곤 했었다.
새해의 선물처럼 오늘 아침 나도 모르는 새 마음이 생겼다.
일찍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회 가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차를 한 잔 마시고 예배를 드렸다.


외부에서 날 지켜보는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늘 내 마음에 세워두고 다니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관객조차 의식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래서 ‘어떻게 보일까?’ 하는 어리석은 질문과 애쓰는 걸 접어두려 했다.
어떤 모습도 애써 만들지 않고 그저 ‘신 앞에 정직하게!’ 예배드리려 했다.
마음 한 구석에 새털 같은 자유로움이 살며시 고개를 든다.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며 목을 매던 것을 놓거나 잃고 상실감이 찾아올 때,
바로 그 때 자유가 선물처럼 오는 것일가?


차분한 기쁨이 마음을 가득 메우는 날이다.



* 위는 100주년 기념교회 로고. 볼수록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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