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우음도 갈대밭 사이를 걸었다. 월요일, 말은 적고, 걸음 수는 많아지는 우리만의 안식일이다. 거의 모든 월요일마다 길든 짧든 시간을 내어 함께 걸었고, 길든 짧든 어딘가를 걸었다. 그런데 어쩐지 아주 오랜만에 ‘안식’을 누리는 느낌이다. 언제 적 Sabbath diary더냐! 얼마 만이더냐! 안팎으로 찍힌 마침표 덕인 것 같다.

밖에 찍힌 마침표는 집이다. 몇 주, 약간의 불안 또는 분노로 붙들고 있던 집 문제가 해결된 후 월요일이다.


안으로 찍힌 마침표는...... 뭐지? 7개월, 아니 6개월, 아니 한 달이 걸렸는데.

지난 2월 어느 월요일의 Sabbath diary(나쁜 딸이 드리는 사랑의 기도)에서 시작한 마음에 마침표를 찍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작은 글이 아니었다. 골절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했지만 면회가 되지 않는 엄마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한 달 지나 믿어지지 않는 엄마와의 이별, 그리고 살자고 시작한 글. 살자고 썼고, 그렇게 시작했지만, 서서히 이성 돌아오자 쓰기 위해 살게 되었다. 계속 쓰기만 할 수 없으니 글을 마쳐야 했다. 9월 16일, 적어도 글로는 탈상을 했다. (탈상(脫喪) 아니, 글로 하는 탈상이 끝나지 않았다. 썼던 모든 글을 다시 읽었고, 그렇게 한 번 더 마침표. 다시 읽었던 모든 글을 다시 또 읽고, 오늘 아침 9시에 ‘최종본’이란 이름으로 다시 떠나보냈다. 또 마침표.

 

 

 

 

온몸으로 찍는 마침표라, 몸이 요동을 쳐 배가 뒤틀리고 토하고 쏟아내곤 했다. 나 같으면 벌써 도망갔을 텐데, 옆에서 온갖 발광을 견뎌준 월요일 안식일 친구, 고맙소.

몇 번 더 마침표가 찍혀야 우리 생의 진정한 마침표가 찍힐지. 그때까지 우리는(아니 나는) 또 얼마나 몸부림을 해댈지. 그러나 결국 찍히고 끝나는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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