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4/09/07

주일 늦은 밤, 해야 할일이 있는데 채윤 엄마가 컴퓨터를 차지하고 앉았다.
금새 끝낸다고 했는데,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현승, 채윤 둘 다 졸립다고 찡찡댄다.

가까스로 현뜽 재우고 나니
이젠 채윤 차례..

근데 채윤이는 먼저 잔 현뜽이 얄미운지 머리를 '퍽퍽' 때린다.
"너 현승이 때리지 마! 한번만 더 때리면 아빤테 혼난다!"
김채윤 실실 웃으며 또 현뜽의 머리를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채윤의 손뜽도 아빠 손바닥에 쫙 한 대 맞는다.
정신실 자기가 해야 할 일 나한테 미루고 컴퓨터 차지하고 앉은 게 얄미운 판에
김채윤이 잘못 걸린 것이다.

가짜가 아닌 진짜 화난 아빠의 얼굴을 본 김채윤...
즉각적으로 긴장하더니 갑자기 얼어붙었다.
'기회다. 단단히 가르쳐야지..' 하며 한마디 쏘아붙이려는 순간,
김채윤 왈,
"제가요~ 원래~ 아빠를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손을 때리면 제 마음이 속상해져요~"

으~ 이젠 죄송해요란 말도 아니고,
거 참, 말빨은 왜 이렇게 느는 거야!

머리 위에서 노는 채윤이...
말도 잘 안듣고
혼나면 변명도 기막히게 하고
...
그래도 이쁘긴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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