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와서 재워줘. 나 피곤해.
하던 현승이가 조용하다 싶어서 봤더니 누나 무릎을 베고 누워 있습니다.
독학으로 영어공부하고 있는 누나 곁에 말이죠.
하루 종일 서로 투닥투닥 싸우는데 저런 다정한 모습을 보면 어찌나 이쁘고 뭉클한지요.
며칠 전 아침에는 채윤이 옷 입는 문제로 엄마랑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채윤 : 이 치마는 뒤가 이렇게 돼서 싫어.
엄마 : 왜애? 특이하고 이쁘잖아. 엄마는 이 치마가 너무 이쁘드라. 인어공주 같잖아.
채윤 : 나는 싫어. 다른 치마하고 달라서 싫어. 이러면 친구들이 놀리고 쳐다본단 말야.
엄마 : 쳐다보면 좋지 않냐? 이뻐서 쳐다보는 거야. 엄마는 누가 쳐다보면 좋드만.
채윤 : 엄마는 좋을 수 있지만 나는 안 좋아. 엄마랑 나랑은 성.격.이 다르잖아.
헉스~ 성격이 다르다고라?
한 방 얻어맞고 비틀거리고 있는데....
곁에서 조용히 관망하던 속에 영감이 들어앉아 있는 현승이 놈이 어퍼컷!
현승 : 흐흐흐....엄마가 할 말이 없네.
두 녀석 힘을 합치면 엄마 케이오 시키는 건 이제 일도 아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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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2008.05.22 23:59
하루만 참으셔요.
피리님 오시면 두 분이 합세하여 애정공세를 피시면
채윤과 현승의 공세는 한방에 무너집니다.ㅋㅋㅋ -
h s 2008.05.23 08:54
^^ 요즘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듣자면 어떻게 저런말을 할까?놀랄 때가 많죠?
저 어린 것이 무얼 알까?하며 말을 했다간 당황하기 일쑤고...^^
우리 예지가 말을 조금씩 하기 시작 했는데 저런 말을 하면 우리 내외는 아마 뾰~~~~옹 넘어 갈 것 같아요. ^^ -
털보 2008.05.23 16:46
첫 대화에서 밀린 것 같아요.
이 치마는 뒤가 이렇게 돼서 싫다고 했을 때,
"그렇다고 속옷만 입고 다닐 수는 없잖아"로 대처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다른 아이들이 쳐다본다고 했을 때는,
"그렇다고 다들 뚫린 눈인데, 보지 말라고 할 수도 없잖아"라고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엄마랑 나랑은 성격이 다르잖아라고 했을 때는,
"그래도 니가 내 딸이고 내가 니 엄마인데 전혀 딴판으로 다를 수야 없지 않어"라고 대처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엄마가 할말이 없네라고 했을 때는
"현승아, 그런 거 일일이 말안해도 엄마가 잘 알거덩"이라고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