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일리도 없고,
현승이가 찍은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한참 된 사진인 것 같은데 오늘 앨범을 뒤지다 찾아냈답니다.
어제 채윤이가 그럽니다.
"엄마 그런데에~ 나 우리 선생님이 공부 잘 하게 생겼대"
히야 이게 웬 기분좋은 멘트란 말입니까?
우리 채윤이가 공부를 잘하게 생겼다고 다른 분도 아니고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답니다.
도통 채윤이가 담임선생님과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한 마디 들었다는 것도 너무 기분이 좋고요...
맞어. 얘가 아직 공부 머리가 안 트여서 그렇지 고학년 가면 공부를 잘 할 타입이야.
선생님도 그렇게 보신거야.
이러면서 입이 막 찢어질라 했습니다.
대놓고 좋아하면 엄마 체면에 좀 그렇고.....
마음에 담고 있다가 아빠한테만 살짝 얘기해주었요.
오늘 아침 학교가는 채윤이에게 아빠랑 같이 슬쩍 물었습니다.
"채윤아! 니네 선생님이 너 공부 잘 하게 생겼다고 언제 말씀 하셨어?"했더니
"글쎄....급식 먹은 거 치울 때였나? 집에 올 때였나? 잘 모르겠어"
"어떻게 말씀하셔는데~에?"
"응....'너는 참 공부를 잘하게 생겼는데..."
이러셨답니다.
억양으로 미루어보니
'너는 하는 짓 보면 공부를 잘 하게 생겼는데...쩜쩜쩜' 이거였습니다.ㅜㅜ
아빠랑 둘이 그저 서로 허망하게 바라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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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s 2008.05.19 22:56
에이~!설마 현승이가 사진을 이렇게 잘 찍었을까?
진짜 현승이가 찍었다면 보통일이 아니야,이건!^^
근데 채윤이가 공부를 못하나요?
난 잘하는 줄로 알고 있었는데...^^
하면 잘하는데 공부할 맘을 안 먹는가 보네?
어디서 맛있는 공부란 글을 본 것 같은데...
공부를 재밌게 하는 방법은 없나?-
larinari 2008.05.20 08:40
사진이 몇 장 더 있는데 거의 흔들리고 삐뚤어지고 그랬더라구요. 현승이가 식탁 의자에 앉아서 찍은 게 맞는 것 같아요. 사실 저 사진도 많이 흔들렸어요.ㅎㅎ
채윤이가 공부에 관심이 별로 없어요.^^
또래 아이들이 글씨며 수학 덧셈 뺄셈이며 다 익히고 학교 들어가는데 채윤이는 뭐 하나도 안 시키고 그냥 학교 갔거든요. 어쩌면 채윤이가 하는 정도가 정상인데 다른 아이들이 워낙 요즘 선행학습이라고 해서 많이들 배워가지고 학교에 가니까요.
그렇게 하나도 안 배우고 학교 간 것 치고는 잘한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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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 2008.05.20 06:36
채윤양은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놀라운 재능을 가졌으니 모두들 기뻐하십시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응원은 '이겨라'가 아니라 '이겼다'라는 말이 있어요.
이기기도 전에 이긴 것처럼 결과를 확정한다는 것이죠.
아직 경기가 남아있는데 '이겼다'라고 응원하는 것은 사실 말도 안되는 것이지만 우리는 가끔 '이겨라'가 아니라 '이겼다'는 더 강력한 응원으로 일반적인 언어의 벽을 넘어가곤 하죠.
채윤양은 놀라운 재능을 가진 거예요. 선생이 가진 한계를 명민한 언어 능력으로 훌쩍 뛰어넘고 있어요. 많이 격려해 주세요.
저는 딸을 이런 식으로 키웠답니다. -
♧ forest 2008.05.20 09:37
크아~ 저는 현뜽의 사진에 대해서 한 마디..
각도 한번 죽여주네요~
역시 예술적 감각이 있는게야~ ^^
위에 털보가 다 얘기해서 뭐.. 할말이 없네요.ㅋㅋ -
hayne 2008.05.20 17:57
와우~ 이사했어? ㅋㅋ
수학만 잘 못하는거잖아. 다른건 잘하고..
그맘땐 그저 수학이 공부잘하고 못하고의 척도가 되니깐 못한다는 생각은 오해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