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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일상291

하늘과 꽃과 님과 봄 일주일에 한 번 씩 가는 평택대에는 제가 찜해둔 꽃사과 나무가 있습니다. 활짝 핀 꽃이 어찌나 이쁜지 벚꽃은 갖다 대지도 못할 정도죠. 학기초부터 '저 놈이 언제 피나? 언제 피나?' 하면서 기다렸는데 어제 드디어 만개를 했더이다. 이쁜 꽃을 보니 님 생각이 났습니다.ㅎㅎㅎ 안성 톨게이트에서 통행권을 받고 나오면 저렇게 길이 갈라지지요. 저 표지판을 볼 때마다 되지도 않는 갈등을 살짝 하지요. 님 만나러 갈까? 오른쪽으로 틀면 천안이라는데.....여기서 10여 분이면 갈텐데.... 그렇지만 핸들은 늘 왼쪽으로 꺽지요. 두 녀석 손 잡고 집에 와서 열쇠 열고 들어와 식탁에 놓여진 돈 천 원으로 아이스크림 하나 씩 사서 물고는 엄마가 이제 오나 저제 오나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마음은 항상 오른쪽에 가 있.. 2008. 4. 18.
주상절리와 엄마 이빨 제주도 신혼여행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여기 '지삿개' 입니다. 주상절리로 유명한 곳이지요. 예전 신혼여행 때는 여기가 관광지가 아니었고 제주도 사시는 분에게 들어서 아름아름 찾아간 곳이었죠. 사람도 우리 밖에 없었고, 바위를 타고 물 가까이 까지 내려갈 수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여기 앉아서 나눴던 얘기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둘이 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 얘긴데...그 얘기 때문인지 제주도를 생각하면서 꼭 다시 가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여기 였습니다. 헌데 9년 만에 가봤더니 여기는 관광지가 되어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 되었고, 만들어진 계단과 전망대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고, 사람이 바글거렸습니다. 9년 전에는 가 앉아 있던 곳을 그저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 2008. 4. 16.
유채꽃 시리즈 자~아, 제주도 유채꽃 시리즈. 유채꽃 축제가 막 끝난 유채꽃밭에 갔습니다. 축제가 끝나서 좋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대요. 입장료 안 내죠. 사람 없죠. ㅎㅎㅎ 여기는 길을 가다 잠깐 차 세우고 구경한 유채꽃밭인데 다음 날 간 드넓은 축제 행사장에 비하면 마당에 있는 꽃밭 정도였습니다. 커플 사진 모음! 채윤이 현승이 전속 촬영기사, 할아버지도 같이 찍으셔야죠. 과연 그는 수퍼맨이 되었을까? 그렇게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16키로, 24키로 합해서 40키로 들고 저렇게 힘겨워 하시니 말예요. 드넓게 드넓게 끝도 없이 펼쳐진 하늘, 그리고 유채꽃. 그리고, 그리고...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 2008. 4. 12.
수퍼맨 리턴즈 제주 돌공원 높은 암석 위에 우뚝 선 그. 드디어 40여 년을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저 먼 우주의 끝, 크립톤 행성의 조엘로부터 메세지가 온 것이다. '아들아! 이제 니가 네 본연의 너로 살아가야 할 때가 왔다. 이제로부터 너는 수퍼맨으로서 지구의 모든 악의 세력과 싸워야 하느니라. 내 소리가 들리느냐? 그래서 김종필씨는 수퍼맨이 되었다. 수퍼맨이 된 이상 걸어서 제주여행을 할 수는 없었다. 이제부터 날기로 한 것이다. 자~ 시작이다. 수퍼맨 자세로 오른팔을 쭉 펴고.... 긴장된 순간. 저 높은 곳에서 발을 떼려 하고 있다. 자 보라~ 저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수퍼맨 김종필을 보라. 두둥..... 어라? 모지? 이~이이~차! 왜 몸이 날아오르지 않지? 아까 그거 아닌가 보다. 다른 구름 광선을 .. 2008. 4. 11.
렌트카 기사로 제주에 가다 모두들 언제든 여행을 꿈꾸지만 하루라도 정말 떠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상을 살아가려면 빡빡한 시간 중에 따로 시간을 떼어 내기가 어렵고, 시간이 있다해도 웬만한 여행은 다 경제적인 부담이 있는 것이니까 이 역시 쉬운 문제가 아니지요. 시간은 있는데 돈은 없고,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둘 다 없어서 여행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뜬금없는 제주 여행이 조금 미안합니다. 어머님이 작년에 환갑이신데 해외여행 가시라고 자녀들이 돈을 선물했지요.^^ 헌데 차일피일 미루시더니 결국 1년이 지나가고 말았네요. 중국을 가신다. 일본을 가신다. 그냥 제주도나 가신다. 하시더니 안 가시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입니다. 이번 주 도사님이 졸업여행 주간이라 집에 있게 되었습니다. 일본으로 졸업.. 2008. 4. 10.
안 팎의 봄 겨울 동안 베란다의 추위를 피해서 거실로 다 들어와 앉았던 이쁜이들이 이제 햇살을 좇아 나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두 녀석이 징글징글하게 말 안 들어서 에너지 다 소진된 날에는 저 녀석들에게 물 주면서 '늬들이 이 집에서 젤 착하다' 이러거든요. 볕도 잘 안 드는 집에서 저런 쪼만한 놈들만 주로 키우다보니 어떤 놈이 우리 집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오래 버텨나는지 이제는 좀 알겠드만요. 겨울에도 늘 푸르렀던 놈들인데 봄햇살이 비치니 겨울에 보여주던 초록과는 다른 색으로 보이네요. 베란다 문을 열면 저 지저분한 상가 뒷편이 버티고 있는 것이 참으로 별로지만 이제 서서히 그걸 멋지게 가려줄 목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거요. 이번 비에 봉우리에 지 색이 드디어 드러났어요. 이제 꽃이 피고, 꽃이 지고 연한 초록.. 2008. 4. 1.
꼬이고 꼬이는 절묘한 타이밍 이 땅을 살아가면서 '믿음'이라는 것은 어쩌면 그 분과 나의 맞지 않는 '타이밍'을 협의조정해가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협의조정이 아니라 어쩌면 그 분의 때에 내 때를 맞추는 것일지도요. 그 분의 때를 이의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성숙해 보입니다. 그 분의 때가 아닌데 그걸 억지로 맞춰보려고 안간힘을 쓰면 사는 사람들도 있지요. 대학원을 마치고 1년 학교에서 일을 하고 채윤이를 낳았어요. 채윤이를 낳고 2주 정도 되어 산후조리 하고 있는데 음악치료사 풀타임 제의가 왔죠. 그 때 당시는 음악치료사 풀타임 자리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고 파트타임도 마찬가지였어요. 엄마와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삼칠일이 지난 산후 3주 만에 꽁꽁 싸매고 나가서 면접을 보고 5주만에 입사를 해서 풀타임 일을 시작했지요... 2008. 3. 17.
침묵의 노래 님의 세계에 산다는 것은 새의 날개처럼 자유로운 것입이다. 이 우주는 님을 향하여 춤추고 노래합니다. 나의 노래는 푸른 나무가 그늘을 만듦같이 깊은 마음에서 나옵니다. 그 마음은 나의 일상이며 내 삶입니다. 있는 듯, 없는 듯 바람같은 나의 님 가이없이 자애로우시고 잠잠한 그 분의 품으로 들어가 부르는 노래는 고요한 침묵의 노래입니다. 저 무명초에서 흐르는 침묵의 향이 곧, 진리의 제사요, 자유의 노래입니다. 아, 마지막은 침묵이리니 소리없이 하나님을 찬송하는 그런 침묵이리니 - 홍순관 - '무조건 목을 쓰지 마세요.'라는 진단을 받은 지가 언제였던지 모르겠습니다. 조심해서 쓰라면 모르겠지만 목소리로 밥을 벌어 먹는데 어떻게 무조건 쓰지 않을 수 있느냐면서 조심하고 달래서 쓰고 있었습니다. 일이 없는 2.. 2008. 3. 15.
갑자기 찾아온 봄, 갑자기 친 벙개 아침에 집에서 나갈 때는 분명히 겨울이었는데 예배를 마치고 나오니 갑자기 날씨가 봄으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아주 모처럼 주일 오후에 아무 일도 없고, 날씨는 좋고, 바깥세상이 마구 손짓을 하고 있는 오후였죠. 갑자기 핸드폰이 번쩍 하더니 번개가 쳤습니다. 성호도사님 부부의 동서울 도사님들 올림픽 파크로 불러모으는 번개문자였죠. 승주이모를 만나면 늘 멋진 가족사진을 건지게 됩니다. 승주이모 멋진 카메라는 현승이와 현승이네 가족전용이라는 설이....^^ 남매 독사진 비교. 포스가 느껴지는 따님과, 어딘지 여성미가 흐르는 아드님이요. 넷이서 찍힌 사진이 몇 장인데 다 맘에 드네요. 올림픽공원 커피빈에서 네 식구가 각각 다 다른 관심. 날이 갈수록 싸우는 일이 많아져도 어쩔 수 없이 저렇게 다정한 컨셉으로 살아.. 2008. 3. 9.
노동. 돈. 소유. 믿음 #1 종잇장 같은 돈 돈이 가진 힘과 위력, 무엇보다 '돈의 소유'로 인해 누릴 수 있는 수 많은 것들에 대해서 모르는 아이들. 아이들이 어디서 용돈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 원짜리 한 장이나 두 장 정도. 받을 때는 좋아하고, 둘 중에 한 녀석이 받고 한 녀석이 못 받으면 울고 불고 하기도 하지만 사실 아이들에게 돈은 종잇장입니다. 그래서 우리집에는 저렇게 굴러다니는 배춧잎이 많습니다. 식탁 위에 책꽂이 위에, 심지어 저렇게 블럭을 쏟아내면 그 안에도요... '아직' 이란 말이 맞겠지요. 조만간 알게 되겠지요. 돈이 가진 힘과 위력을요. 이번 설에 처음으로 채윤이가 자기 돈을 챙기대요. 돈을 받아서 엄마에게 맡기면 그만이었는데 집에 와서는 다 수거해가더라고요. 물론 또 그 돈이 책상 위에서 마구 굴.. 2008.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