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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사람135

으막션샘미 일상 목요일 만큼은 본업으로 돌아가 으막션샘미가 됩니다.어린이집에선 '유리드믹스 션샘미'라고 불리며 음악 수업을 합니다.일 년 동안 음악의 기본요소를 다 다루는 커리큘럼이 있고,들리는 음악을 보이는 음악으로! 자부심 충만한 유리드믹스 수업 목적에 충실하지요.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최대한 인격적인 스킨십을 나누려고 합니다.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몸과 영혼이 아이들 속에 뒹굴고 있습니다.그리하여 이 시간은 말 그대로 음악치료 시간인데,치료사가 치료받는 시간이란 의미에서 그렇습니다. 일 년 동안 음정, 박자, 템포, 악기, 아티큘레이션 등의 내용을 차례로 섭렵합니다.노래하기, 춤추기, 악기 연주하기, 창작하기, 감상하기를 총동원해서 말이지요.눈을 감고 친구 목소리 알아 맞히기 게임은 일 년 음.. 2017. 1. 27.
오늘은 음악 선생님 이제 무엇이 본업인지 본인도 헛갈리는 나날을 살고 있군요.미간에 힘 잔뜩 주고 글을 쓰거나 책을 보는 날이 대부분이고, 아니면 강의나 이런저런 만남이 있지요. 일주일 중 하루는 음악 선생님으로 삽니다.음악치료 하나, 음악수업 하나. 언제까지 으막션샘미 할 수 있으려나요.으막션샘미라서 햄볶는 하루를 보내고. # 1 경기도 모 공립유치원 2층에 있는 특수학급 교실을 향해 총총 걷고 있었습니다.아무도 없는 1층 복도에 주저앉아 뭔가 낑낑거리던 아이가 부릅니다.선생님, 나 좀 도와줘요.뭐어? 뭘 도와줄까?이게요, 안 들어가요. 그래, 선생님이 도와줄게. 아, 노트가 커서 가방에 꽉 끼는구나. 됐지?(용무가 끝났다고 관계를 뚝 끊어버리는 존재가 아닙니다. 아이들은)그런데 선생님은 누구예요?나? 나는 예쁜별반에 온.. 2016. 11. 10.
은발 오늘 아침에도 염색을 했다. 30대 초반부터 새치(면 어떻고 흰머리면 어떠냐)가 나기 시작했다.나보다 어린 주제에 동안이기까지! 이런 남편이 신경 쓰여서 부지런히 염색한다.일 년에 한두 번 퍼머를 위해 미용실 가는 돈과 (특히) 시간이 아까워서 어쩔 줄 모르겠는 나.염색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미용실에 갈 수 없다. 집에서 한다. 그리하여 자세히 보면 헤어 컬러의 불규칙적 그러데이션이 장난 없음이다.괜찮다. 마주 앉은 사람에게 흰머리로 충격 주지 않는 정도만 유지하고 싶다. 언젠간 염색을 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 엄마가 어느 때부턴가 염색을 하지 않아 백발인데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배운 것도 없고, 가진 건 순진 무궁 천진 난폭에 아는 건 하나님과 기도 밲이는 없는 엄마라서 백발의 청순함이 더욱 사랑스.. 2016. 10. 25.
친구가 친정이다 제천은 초등학교 사회시간에 '내륙교통의 중심지' 이런 내용으로 배웠던 교과서 속 도시였다. 민이네가 사역지 따라 제천에 내려간 지 벌써 14년. 교과서 속 제천은 모르겠고, 일 년에 한 번씩은 찾는 정겨운 곳에 되었다. 여름에 수영복이랑 튜브 챙겨서 채윤이, 현승이, 의진이까지 한 차 가득 타고 내려갔던 시절도 있었다. 민이, 챈, 현승이가 계곡에서 물총 쏘면서 놀 때 의진이는 유모차에 앉아서 쮸쮸를 먹었다. 의진맘에게 '언제 키우냐, 언제 키우냐' 했는데 그 녀석 의진이가 내 키만큼 컸다. 오십도 안 됐는데 자꾸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얘기를 하게 된다. 암튼, 요 몇 년은 애들 다 떼놓고 의진맘과 둘이 홀가분하게 제천행이다. 차 뒷좌석을 트렁크 삼아 꽉꽉 채워서 챙겨왔다. 과수원에서 직접 산 사과박.. 2016. 9. 30.
옷 인심 ​ 야야, 이리 와봐라. 너 이거 한 번 입어봐.느이 대전 언니가 사왔는디 너머(너무) 이쁜디 나는 옷이 많잖어.낼 모리믄(모레면) 죽을 사람이 무신 새옷을 입겄어.지금 있는 옷두 다 못 입고 죽어.이거 니가 입어라. 한 번 입어라봐. 나는 옷이 많여. 90대 여자사람의 너머너머 이쁜 옷을 아직 40대인 내게 자꾸 입히려고 한다.한두 번이 아니다.당하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엄마, 나도 옷이 많어. 채윤이 입으라고 해. 10대 채윤이 당황하신다. 그려? 그럼 울애기 한 번 입어봐. 대전 외숙모가 이쁜 옷을 잘 골라. 이봐, 이뿌잖여. 채윤아, 니가 한 번 입어봐.할머니는 옷이 많여. 지금 있는 옷도 다 못 입고 죽어. 10대 채윤이가 40대 엄마에게 눈빛 레이저를 쏘고.눈으로 묻는다. 진짜 입어?눈으로 대.. 2016. 9. 21.
태훈&윤선 생각 나 이 사람을 안다~아, 심지어 친하다아. 신종 SNS 심리 사기 중 '인맥 사기'라는 것이 있다.(지금 방금 생겼다.)(인맥 사기,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내 블로그에 와서 용어가 되었다)사기이기에 물론 해악이 있다. 타인보다는 자신에게 지속적이고 치명적인 해를 입힌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단 유명인과 SNS 친구맺기를 한다.얼굴 한 번 본 적이 없지만 자꾸 댓글 말을 걸다보면 친근해진다.어느 시점 형님, 언니, 친구로 호칭을 바꾸고 말을 놓는 게 어떠냐고 찌른다.그 즈음 어떻게든 오프라인에서 만나 인증샷을 찍고 태그해서 올린다.지나던 사람들이 생각한다.이 유명인과 언니 오빠 하는 걸 보니 같은 급이구나.이 방식으로 차곡차곡 인맥의 외연을 넓혀 나간다.'이 사람 안다, 이 사람이랑 친하다'.. 2016. 9. 5.
소국 때 이른 소국이 거실에 한가득이다.가을이란 계절이 존재하기나 할까,이제 지구에서 가을이란 계절은 사라졌다는 듯,여름보다 뜨거운 날인데 말이다.가을이란 때가 있을 것 같지도 않건만'때 이른'이란 웬 말인가. 그래도 때 이른 소국이다.내가 소국 좋아하는 걸 알고 가끔씩 내게 이걸 안기는,내게는 영원히 초등학교 4학년 같은데 두 딸의 엄마가 된 J와 H가 왔다.기도의 용사 H, 찬양의 천사 J라 부르면 딱 좋을 새벽이슬같은 청년들이었다.여름보다 뜨거운 날에 여름 휴가를 받고는 하루를 내어 찾아와줬다.두 딸과 함께 넷이 있는 그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낯설고 신기한 일이었다. 돌쟁이, 그리고 삼십몇 개월 아가들 뫼시고 하는 대화란. 몇 마디 나누다 뚝뚝 끊어지는 건 기본. (쉬쉬, 쉬 마려워!)언제던가, 이.. 2016. 8. 11.
여전히 사람, 은혜 그리고 생명 1. 생명 어제, 그러니까 금요일 새벽에 돌아왔습니다. 헤롱헤롱 어질어질한 상태로 이틀 보내고 이제야 몸과 마음이 조금 맑아졌습니다. 흐릿한 몸과 정신으로 바로 전 포스팅(서점에 나왔습니다:나의 성소 싱크대 앞←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굽신굽신)도 썼고, 중간중간 정신을 잃고 잤다가, 메일함의 밀린 답신도 했고, 장을 보고 반찬도 만들고, 청소도 빨래도 했습니다. 그 순간은 정신을 똑띠했다 여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지난 이틀 반수면 상태였군요. 결혼하고 가장 긴 시간 집을 비운 게 되었네요. 돌아와 가장 놀란 것은 싱크대 앞의 고구마순이었습니다. 출발하기 전날에 애매하게 남은 고구마 두 개를 물에 담궜는데 어머머, 한 녀석이 저렇게 쑥 자라버린 것입니다. 나머지 한 놈은 밑둥부터 썪고 있네요. 나란히 섰.. 2016. 7. 16.
사람 꽃 바쁘시죠?뭐 그렇죠.강의 많이 하느라 바쁘신 거 아녜요?강의로 바쁜 적은 없어요. 힘드시죠?힘들긴요. 글 쓰고 일이 많으시잖아요.글 쓰느라 (마음이) 힘든 경우는 없어요. 강의보다 강의 사이사이 구역장 업무로 마음이 바쁘구요.원고 쓰며 아이디어를 쥐어 짠다지만 아이들에게 문제 생겨 해결하는라 고심하는 에너지에 비할 바가 아니죠. 구역 소풍 다녀오는 거사를 치루고,사고 아닌 사고를 친 중딩 아들 건사하는 일이 겹친 날이었습니다.강의가 아니라 이런 일정을 두고 바쁘다 하는 것이고,원고가 아니라 예민한 아들 놈 케어하는 일이 힘들다 하는 것이지요. 바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취침, 기절, 좌절의 증상으로 소파에 고꾸라진 저녁.부재중 전화 두 통이 신호탄이 되어 꽃을 든 남자, 아니고 제자들 등장했습니다.고맙다.. 2016. 5. 14.
충청도 이모의 김종필 사랑 ​해마다 이맘때면 쌀 한 자루가 배송되어 온다. 충청도에 사시는 이모가 보내주시는 것. 엄마랑 이모, 자매간의 우애가 각별하다. 우리 엄마 생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올라오셔서는 늘 그러신다. "야야, 느이 엄마, 우리 언니는 나한티 언니가 아녀. 엄마여, 엄마"  90 다 된 이모가 90 넘은 엄마한테 '언니, 언니'하는 거 보면 정말 재밌는데. 언니 챙기는 마음으로 언니 딸에게까지 쌀을 보내시는 것인가. 과연 그것 뿐인가? 아니다!언니의 사위, JP를 좋아해도 너무 좋아하신다. 허허허허허. 김종필 목사님, 악수 좀 혀. 나는 우리 조카사위가 참 좋아. 내가 원래 김종필 씨를 젊었을 때버텀(부터) 좋아하거든. 그른 디다가 우리 김종필 목사가 너머 착혀. 너머 좋아. 충청남도가 낳은 영원한 2 인자 김종필.. 2015.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