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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마음의 환대

떡볶이가 그대로 '위로'가 된다면

larinari 2009.07.20 00:57


주일 저녁 목자모임인데 주일 오후가 되도록 메뉴가 확정되지 않았다면?
예전 같으면 뒤집어질 일이지만 이제는 예삿일.
아주 여유만만하게 3부 예배 전 목자들에게 '오늘 목장모임 하냐? 목장에서 뭘 먹냐? 저녁엔 뭘 먹고 싶냐? 라고 물어보는 배짱! ㅎㅎㅎ 이구동성 입을 모아 떡.볶.이.

내가 자존심은 있어서 한 번 했던 떡볶이는 안 한다. 잉~

주일 오후.
얼마나 널부러지고 싶은 시간이던고!
한 때는 남편과 드라이브도 하고 함께 집에 들어와 낮잠도 때리고 하던 시간이었지만 사역자가 된 이후로 남편과 함께 하는 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이고...

남편과 함께 하지 않더라도, 내가 월요일이면 출근해야할 풀타이머가 아니더라도, 주일 오후는 참으로 널부러지기에 적당한 시간이다.  그러나 목자모임이다. 남편과 내가 제일 사랑하는 목자들, 그들이 온다. 온갖 잔머리를 굴려 메뉴를 정하고 가정 적절함을 위해 분투해 보지만 정작 나를 일으켜 우는 건 사실 그들에 대한 사랑이다.

긴급 설문조사와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결정된 메뉴. 카레 떡볶이와 쟁반 막국수.
쟁반 막국수는 처음 해보는 거다. 막연히 멸치국물에 갖은 양념을 해가지구 메밀국수를 삶아서 비벼면 될 것 같은.... 사랑한다면 난생 처음 해보는 요리도 식은죽 먹기다.

그. 러. 나.


널부러지고 싶은 욕망을 거슬러서 준비한 요리도, 내 온 정성과 사랑을 담은 요리도....
배는 부르게 할 수 있지만, 잠시 입을 즐겁게 할 수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저들의 눈물을 씻을 수는 없다.

내 요리가 저들의 지치고 흔들리는 영혼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약이 될 수 있다면.....
아,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내가 몇 갑절의 내 욕망을 접고도 행복할 수 있을텐데....
아, 저 눈물을 무엇으로 닦을 수 있을까?
내 사랑이, 내 허접한 사랑이 저 눈물을 닦을 수 있다면....
저들의 지친 영혼을 따뜻하게 안을 수 있다면....... ㅜㅜ

이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은 요리하던 내 손을 기도의 손으로 부여잡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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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omments
  • 프로필사진 뮨진짱 2009.07.20 02:30 카레떡볶이 진짜 최고!!
    스페셜데이는 주일 오후입니당. 진심으로 ^_^
    두 분의 모든 것에서 느껴지는 그 사랑이 늘 감동입니다. 위로가 되어요.

    오늘 목자님들 보면서 저두.. 기도의 손을 부여잡기로 결단했어용.
    문제풀고, 잠들기 전에 기도할거에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7.20 19:21 고맙다.^^
    아주 조금이라도 너희에게 위로나 사랑이 될 수 있다면...

    갑자기 김광석의 노래가 생각나네.

    내가 너의 어둠을 밝혀줄 수 있다면
    빛 하나 가진 작은 별이 되어도 좋겠네.
    너의 가는 길마다 함께 다니며 너의 길을 비추겠네.

    내가 너의 아픔을 만져줄 수 있다면
    이름없는 들의 꽃이 되어도 좋겠네.
    음 눈물이 고인 너의 눈 속에 슬픈 춤으로 흔들리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 프로필사진 2009.07.20 02:32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7.20 19:21 공개하고 싶을 때까지 내 조용히 드나들께.^^
  • 프로필사진 yoom 2009.07.20 10:05 사모님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져요..
    가끔 목자모임 끝에 강도사님이 사모님께 기도부탁하실때
    사모님의 떨리는 기도소리에 같이 눈물짓고 했는데..
    보고싶어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7.20 19:24 마음이 많이 아파.
    힘들고 아파하는 우리 목자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ㅜㅜ
  • 프로필사진 BlogIcon 采Young 2009.07.20 10:30 신고 움ㅜㅜ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고...
    왠지 어제 밤 또 참 웃음+눈물 가득한 모임하셨구나 하는 느낌이 팍 오는데용~!
    으아...쟁반막국수 또 해주세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7.20 19:24 쟁반국수는 소스까지는 좋았는데 면을 너무 많이 넣어서 빠울이었어. 담에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사실 음식사진 찍을 생각 없었는데 싱에 가서 침대 위에서 '너너너너' 하면서 난리 부르스 하면서 놀고 있는 챙이좀 약올려 주자는 의견이 대세라서 말이다.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9.07.20 11:05 이열치열, 열로 열을 치료한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았는데.. 떡뽁이로 눈물을 닦아주려는 야심찬 분은 처음입니다.
    하긴 눈물쏟아지기 일보 직전인 사람에게 따뜻한 밥으로 그 눈물을 다독인 사람들 얘기를 듣긴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눈물은 따뜻한 손으로 닦아 주시거나 휴지를 이용하심이...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7.20 19:26 생각해보니 너무 야심차다 못해 발칙했네요.ㅋㅋㅋ
    떡볶이로 눈물 닦다가는 눈물이 더 쏟아지고 말겠어요.
  • 프로필사진 hs 2009.07.20 23:36 사랑의 마음으로 준비한 음식이 어떤 것인들 청년들의 입맛에 안 맞겠어요.
    또 주일 오후는 4시 정도부터 스스로 반찬을 만들고 있거든요.
    시장이 반찬이라고....
    근데 너무 맛있게 보여요.

    특히 쟁만 막국수~! ^^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7.20 23:58 신고 그니깐요. 시장이 반찬이라서 제가 그 부분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목자들이 오기 전에 목장모임 하면서 간식 같은 걸 먹고 오면 제가 뭐라고 하거든요.ㅋㅋㅋ

    쟁반막국수 처음으로 해봤는데 국수 양 조절에 실패해서 맛이 쫌 그랬는데요. 앞으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산책 하실 때 벙개방문 한 번 해주시라니깐요.^^
  • 프로필사진 영애 2009.07.20 23:46 위에 털보님 글에 완전 빵 터졌어요!!!!!!
    완전 웃겨요!!!!

    저도 눈물 쏟기 전에 한번 해 주시렵니까????
    ㅋㅋㅋㅋ
    목자들이 많이 힘들어하는군요.....ㅠㅠ
    샘의 사랑과 위로가 마구 느껴져요~~~
    저도 목자님들위해 기도해야겠네요!!
    항상 유쾌하고 밝은 모습이기에
    그들이 힘들어할꺼라고는 생각못했어요....ㅠㅠ

    참~~ 선생님 저 수련회 둘째날부터 주일까지 4오프받았어요!!!
    짱이죠???
    다른 선생님들은 듀티가 별로 안 좋아서 궁시렁거리는데 저는 가만히 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일하고 처음으로 받는 4오프!!
    선생님들이 뭐할꺼냐고 물어보는데~
    당당히 수련회가요!! 그랬어요!!!
    수련회 감동재미사랑 없으면 저 울꺼예요!!ㅠㅠ
    제 마음 이해하실수 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중요한건 13일이 오기 전날까지도 긴장을 늦출수 없다는거!!!
    언제 바뀔지 모르기때문에 그때까지 기도해주실꺼죠??????^^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7.20 23:56 신고 당연하지! 기도하지.

    그리고 어떻게 받은 에프4 ㅋㅋ 인데 감동과 재미와 사랑이 없겠냐. 은혜 만땅은 기본일 것이다. 영애 생애 최고의 수련회가 될거야!

    이번 주일도 오프인 거 맞지?
  • 프로필사진 영애 2009.07.21 00:07 넹~~~근데 나이트 오프예요!!!
    성경퀴즈일때 참고해주세요!!!
    전 잠을 많이 못 잤으니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
    성경퀴즈 완전 다큐로 가실 생각은 아니시죠????
    ㅋ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7.21 15:18 신고 선생님이 하는데 다큐로 가겠니?
    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민갱 2009.07.21 11:54 사모님~
    음..저는 한마디만 남기고 갈께요...
    ♡감사하고...싸랑해용~♡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7.21 15:21 신고 내가 너의 사랑이 될 수 있다면
    노래 고운 한 마리 새가 되어도 좋겠네
    너의 새벽을 날아다니며
    내 가진 시를 들려주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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