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을 네 식구가 함께 맞는 일이 우리 집에선 드문 일이다.
아이들이 늦잠을 누리며 행복한 토요일 주일 아침에는 아빠가 없고,
아빠가 모든 피로를 연소시키고 한없이 느긋해지는 월요일엔 아이들이 없다.
휴가 중인 아빠가 있는 지난 토요일은 넷이 복닥거리며 맞는 느긋한 휴일 아침이었다.
두어 달 동안 '커피' 하면 아이스 커피였는데 둘이 이구동성으로 뜨거운 커피를 말했다.
이것은 그야말로 가을이 온다는 뜻이다.
가을은 몸이 따뜻한 커피를 원하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특별히 올가을 커피는 <
마녀 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고양이와 함께 시작하기로 한다.
이 고양으로부터 시작해서 식탁에선 미야자키 하야오 시리즈 이야기가 시작됐다.
사춘기 채윤이는 <센과 치히로>의 하쿠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하울 중 누가 더 잘 생겼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현승이는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에서는 왜 꼭 할머니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하고,
아빠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와 <원령 공주> 스토리를 짬뽕시키고 있다.
결론은 곧 새로운 영화가 개봉된다는 걸로.


 

음악이 먼저였는지, 커피잔이 먼저였는지, 영화 이야기가 먼저였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한참 수다를 떨고 있는데 스피커에선 미야자키 영화의 주제곡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오늘의 DJ 현승 옵빠의 선택이다. 커피잔 역시 이 옵빠의 안목이었다.


따뜻한 커피, 고양이, 애니메이션, 휴가.... 무엇보다 가을.
좋다. 좋다.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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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larinari 2013.08.25 23:36 신고

    오늘로 휴가가 끝이라는 게 함정.

  2. BlogIcon larinari 2013.08.25 23:56 신고

    히히. 원령 공주. 모노노케 히메. 봤어요.

    • forest 2013.08.26 12:35

      혼자만 보지 말고 나한테도 좀 넘겨주삼~~^^

    • BlogIcon larinari 2013.08.26 15:43 신고

      그...그게 영화를 본 게 아니라 글자를 봤다는 말씀이라서.
      그런 게 있어요. ㅎㅎㅎ
      영화는 전에 엘지 살 때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서 봤죠.^^

  3. forest 2013.08.26 12:39

    역쉬, 부지런~

    이삼일 전부터 뜨거운 커피 내리면서 나도 이런 글을 좀 쓰고 싶었는데.ㅋ
    가을이 무지무지 반가워. 나도 딱 좋고 또 좋다.^^

    • BlogIcon larinari 2013.08.26 15:43 신고

      가을이 조금만 더 제대로 자태를 드러내면 클라라 커피 한 잔 하러 가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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