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움직이는 교회"
리프레임 처치 5주년 기념 예배에서 전체 교우들이 나와 부른 찬양이다. 과연 그렇다, 사람이 교회이다. 그러니 교회는 움직일 수밖에 없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움직인다. 두 개의 움직이는 교회인 내적 여정의 지대근 목사님, 김윤경 선생님이 일군 리프레임 처치가 5주년을 맞아 드리는 예배에 다녀왔다. 부부가 나란히 연구소 '상처 입은 치유자 과정'(동반자 과정)의 벗이어서 남의 교회 같지 않다. 남의 교회 아니라 내 교회 같다. 교회를 하고 교회가 되어가는 기쁨과 아픔을 깊이 나누며 함께 기도해 왔기에 더욱 그렇다. 남의 교회가 어디 있나? 내 교회, 네 교회가 어디 있는가? 마침 우리 교회는 "흩어지는 예배"로 드리는 주일이었다. 내 교회, 네 교회라는 의식을 떨치고자 전 교인이 각자 어딘가의 교회로 흩어져 예배드리는 날이다.

의도치 않게도 내 교회, 네 교회 없는 '하나의 교회'를 아름답게 확인하는 날이 되었다. 목사님 부부와 동반자 과정을 함께 했던 동기 선생님들이 예배에 함께 해주었다. 덕분에 예배 전에 가서 그리운 얼굴들 만나서 나누는 짧은 수다로 마음이 말랑해졌고. 예배 마치고 보니 5기 (현재 진행 중인 동반자 과정 깃수) 선생님이 저 멀리 파주 운정에서부터 남편(여기도 목사님 부부, 안식월 마지막 주일이란다)과 함께 참석하신 것이다. 마치고 나오려는데... 예쁜 아기를 안은 젊은 엄마가 인사를 건네왔다. 누구...? 아! 꿈작업에 함께 했던 벗이다. "선생님, 저 OO예요. 이 아기요... 그리고 뱃속에 둘째도 있어요. 저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 꿈그룹에서 만나던 시기, 시험관 시술을 받으며 어렵게 어렵게 아이를 기다렸었다. 그리고 생명이 잉태되었다는 소식과 임신 기간을 함께 한 후 출산을 앞두고 꿈작업을 마쳤다. 꿈작업에서 나눈 기쁘고 아픈 한 사람의 이야기는 글 한 편에 담을 수가 없다.
축사를 부탁받아 잠시 마이크를 잡았다. 축사를 위한 짧은 글을 쓰며 연구소에 연결된 여러 목사님들의 얼굴이 스쳤다. 누구는 개척을 하고, 누구는 목회를 그만두고, 누구는 다시 부교역자로 들어가고, 누구는 기관 사역을 선택하고, 누구는 그만둘까 말까를 고민하고, 누구는 개척 5주년 감사 예배를 드린다. 그 모든 선택이 옳고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하나 둘 떠오르는 얼굴들, 각자 자신이 한 그 선택을 옳고도 아름답다고 스스로 믿어줄 수 있길 기도하며 축사를 준비했다. 진실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그 무엇에 우선한다.

당일 나눴던 축사를 매만져 공유한다. 모든 움직이는 교회를 위한 내 나름의 복을 비는 기도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리프레임처치의 다섯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기쁘고 영광스러운 자리에 축하의 인사를 전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는 지대근 목사님, 김윤경 사모님과 영적 여정, 기도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 또는 도반(道伴)입니다. 리프레임처치 어느 수련회에 초대되어 교우들과 기도에 관한 강의를 나눈 적이 있고, 작년 겨울에는 함께 침묵기도 피정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리프레임처치가 지나온 이 5 년에의 감사가 제 일처럼 기쁘고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목사님, 사모님의 영적 여정을 동반하며 저희는 늘 칼뱅의 <기독교강요> 1장에 나오는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곤 합니다. “나를 깊이 알지 않고는 하나님을 깊이 알 수 없으며, 하나님을 깊이 알지 않고는 나를 깊이 알 수 없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자기 지식’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나란히 손을 잡고 가는 것, 그것이 참된 영성의 길이라 믿습니다. 진실로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한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 사랑받는 죄인인 자기를 마주하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은 이 길을 목사님과 사모님께서는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걸어오셨습니다. 리프레임 처치의 5년은 교우 여러분과 함께 그 아름다운 여정을 증명해 낸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 영성의 거목이었던 달라스 윌라드는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강의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교회가 과연 하나님 나라입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는 하나님의 통치 방식이 온전히 작동하는 곳이 ‘하나님 나라’라며, 여기는 다름 아닌 ‘자연’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실의 교회는 완전한 하나님 나라라기보다, 때로 사회·문화적이고 정치적인 성격을 띠는 인간들의 공동체일 수 있다고 했지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우리가 깊이 새겨보아야 할 묵직한 경고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누가복음 17장 21절에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성공회 사제인 존 A. 샌포드는 이 ‘안에(within)’라는 말을 두 가지 차원으로 해석했습니다. 바로 우리 각자의 내면(in)과, 우리 사이(among)입니다.
각자의 내면(in)에서 하나님 나라가 발견되고 확장될 때, 비로소 우리 사이(among)에서도 그 나라가 살아 움직이고 체험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라면, 달라스 윌라드의 우려를 넘어 ‘조금씩 더 하나님 나라를 닮아가는 교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리프레임처치의 영적 리더이신 지대근 목사님과 김윤경 사모님의 내면에서 먼저 하나님 나라가 살아지고, 두 분의 안내를 따라 교우들 각자의 마음속에서 그 나라가 생동하며, 마침내 서로의 ‘사이’에서 아름답게 꽃 피우기를 소망합니다.
다시 한번 지나온 5년을 감사드리고, 감사로 드리는 5주년 예배를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리프레임처치에서 더욱 생생하게 경험하실 하나님 나라를 기대하는 이 기도의 마음으로 축하의 인사를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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