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질문공세란 이런 것.

차를 타고 내릴 때 까지 40분이든 한 시간이든 절대 쉬지 않고 질문을 퍼부어대는 것.


어떤 핍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목소리 톤도 변하지 말고,

늘 어눌한 말투로 질문을 퍼부어댈 것.

가장 중요한 것!

천천히 느리게 말할 것.


뻔한 질문을 할 것.

대답하기 곤란한 것을 질문할 것.

비슷한 질문을 계속해서 더 이상 대답할 기력이 없게 만들 것.


예를 들면 이런 것.

'아빠, 저게 왜 빨개?'

'그러면 왜 빨개?'

'그런데 우리 지금 어디가는 거야?'

'흑석동에 왜?'

'어디 흑석동에?'

'누구 할머니 집에?'

'왜? 어떤 차가 그랬어?'

'그럼 어떤 차가?'

'저거 무슨 차야?'

'무슨 카렌스 투야?'

'왜 저건 다른 색깔이야?'

'엄마가 왜?'

'누가 새우준대?'

'왜 흑석동에 새우가 있대?'

'새우는 왜 빨개?'

'왜 그냥 빨개?'

'어디에 새우가 있대?'


이러면 아빠가 열 받아서 한 마디 한다.

'김현승! 앞으로 질문할 때는 한 번 생각해 보고 질문해. 내가 진정으로 이 답을 모르는지? 아니면 내가 습관적으로 질문을 해대는 건지? 답은 뭘지? 이렇게. 알았어?'


아빠가 이렇게 화를 내면 이러면 된다.

차분하고 어눌하게 '알랐써'


그리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아빠! 그런데 새우가 왜?'

'새우가 어디있대?'

..........


이러면 엄마빠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질문공세로 말이다.


200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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