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윤이를 '매'로 다스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정~ 말로 안 통할 때는 정말 아프게 한 대 때려주는 것이 효과가 있었다.
물론 흥분하지 않고, 분풀이로 때리는 것이 아니라 가장 차분해진 상태에서, 현승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는 곳에 가서 때리는 등의 원칙을 가지고 때렸다.
헌데....
'매'로 다스린 지가 얼마나 됐다고.....

오늘도 김채윤과의 전쟁없이는 하루가 가지 않는다.
계속 감정 정리를 못하고 울면서 따박따박 말대꾸 하길래 일단은 매를 갖다 놓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흩어진 책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엄마가 얘기할려고 그러거든. 울음을 그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울음을 그치고 말 해. 엄마는 지금 채윤이랑 얘기하려고 하는거야'

'그래요. 나두 얘기할거야. 엄마랑 얘기 할건데 오늘은 엄마가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내가 말을 많이 할거야(자기도 나름대로 억울한 게 많으니 무조건 훈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말을 하는데....말은 좋은데(그러니까 엄마랑 대화까지는 좋다 이거지) 때리지는 말라구. 엄마가 맴매 하는 거 나는 진짜 진짜 싫다구. 말로만 하자구.(갑자기 울음이 복받치면서) 왜애? 엄마는 말도 하고 때리기도 하는데 나는 말만 하는 거냐구? 그러니까 이제부턴 때리지는 말고 말만 해. 엄마가 빨리 엉덩이 때릴 때 나 진짜 싫고 마음이 속상해....엉엉...'

중학교 2,3학년 쯤 돼서 '엄마 아빠! 이제 때리지 말고 말로 하시죠. 저도 다 컸잖아요' 이렇게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나오면 '미안하다. 이젠 때리지 않고 말로하마' 이럴 수 있는 것이고...
너무 빠른 것 아니냐고

200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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