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으끙, 아이야.
이 네 단어로 모든 의사소통이 가능. 사실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이 네 개의 단어와 더불어 현란한 바디랭귀지가 있기 때문이다.

혹시 이 녀석이 세상의 모든 말을 다 알아듣는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말을 잘 알아 듣는다.

예를 들면, 엄마가 아빠에게 '오늘은 김현승 치카 꼭 시켜야겠어' 하는 소리 무섭게 손가락 입에 넣고 치카하는 시늉하면서 '으긍 으긍' 한다. 그 담에 자기 칫솔 있는 곳을 가리킨다.

암튼.
할 줄 아는 말은 몇 개 안되니까 급하면 진짜 리얼한 바디랭귀지가 나오는데...

쮸쮸를 먹고 싶거나 뭘 먹고 싶다 ---> 입을 막 쩝쩝거린다. 그러면서 먹고 싶은 걸 가리킨다.
기저귀가 찝찝하다 ---> 기저귀를 잡고 '으끙 으끙'한다
목욕하고 싶다 ---> 웃도리를 들춘다
나가고 싶다 ---> 신발을 갖고 와서 '으끙 으끙' 그 담엔 할아버지 핸펀을 챙겨드린다
엄마 세수좀 하고 올께 하면 알았다는 표현 ---> 고개 끄덕여주고 세수하는 흉내낸다
졸립다. '현승이 졸려? 잘래?' 하면 ---> 엄마 어깨에 기대면서 자는 폼을 한다
인사하고 자야지 하면 --->배꼽에 양손 모으고 할아버지 앞에 가서 인사, 할머니 앞에 가서 인사
음악 틀어 주세요 ---> 오디오 가리키면서 팔을 저으며 지휘하는 폼

기타 등등....
어제는 누나한테 한 대 얻어맞고 엄마한테 안겼는데 '현승이 왜 울어? 아야했어?' 하자마자
손을 들어서 엄마 뺨따귀를 모질게 때린다. '누나한테 이렇게 맞었어' 하는 바디랭귀지.
순간 별이 반짝했다.

200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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