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24

채윤이 데리고 '영풍문고'에 다녀왔다. 오래 기다려온 일이다. 내가 책일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려서 전.혀. 책을 몰랐던 게 아쉬웠기 때문에 채윤일 데리고 대형서점에 간다는 건 생각만 해도 행복한 일이다.

며칠 벼르다가 드.뎌. 천호동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영풍문고엘 갔다. 채윤이 신났다. 노래하고 재잘거리는 게 가히 슈렉에 나오는 당나귀 수준이다. ^^

근데, 행복은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끝났다. 채윤이 내리자 마자 업어달라, 음료수 사달라.... 바나나 우유 입에 물고 겨우겨우 달래서 서점에 갔다. 아~ 우리 딸 김채윤... 책을 잡으면 20초도 못넘기고 "이거 재미없어" 하고는 집어던진다. 서너권 둘러보다 본색을 드러낸다. 책엔 관심없고 수첩 사달라, 찱흑 사달라... 똥 마렵다, 징징징... 이거 사줘 저거 사줘.. '서점에 올 게 아닌데, 동네 문방구나 갈껄..'

핑크색 수첩을 손에 쥔 김채윤, 드래곤 볼에서 재채기 하면 변신하는 여자처럼 다시 온순하고 착한 딸로 돌변했다. '아빠~ 멋있어요. 히히히. 아빠도 핑크색으로 사세요~' 시키지도 않은 존대말에... '아빠~ 우리 이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배고파요~(예쁨, 예쁨)'

파파이스에 간 채윤이, 주문하는 동안 먼저 올라가 자리를 잡아놓겠단다. 음식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가니, 한 가운데 앉은 김채윤 큰 목소리로 "아~빠~ 여길루 오세요!!" 으~ 내 딸 맞아??

아직 글자에 관심없는 채윤이.. 책읽는 데 관심갖는 날이 오겠지. 혹 관심없어도 어쩌겠는가? 지 몫일텐데.. 암튼 씩씩하고 건강하게 밝게 당당하게 지금처럼만 자라다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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