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여정294 꽃자리 꽃자리 - 구상 -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 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 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 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올해 초 일기장에 적어넣은 올해의 목표 같은 것은, 1. 상황에 순종하기 2. 충만한 기쁨 회복하기 '순종'하는 것은 .. 2010. 12. 11. 베드로와 예수님과 나 질풍노도와 같은 2010년이 지고 있다. 적어도 내게는 질풍노도였다. 질풍노도의 손바닥만한 일렁임의 시작은 2009년의 크고 작은 개인적, 국가적 일들로 거슬로 올라가지만 본격적인 본격적으로 바람이 거세지고 파도가 소용돌이치게 된 건 1월 첫 주였다. 기도하고 싶었다. 하지만 정작 기도의 자리는 앞뒤좌우가 꽉꽉 막혀 있었다. 기도하러 갔다온 1월 첫 주의 어느 새벽 거실에 누워 통곡을 했다. 세상과 교회와 무엇보다 나의 하나님을 향해 모질게 등을 돌리며 통곡을 했다. 기도하고 싶고, 나의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 그 분의 존재를 확인하고 사랑을 회복하고 싶어서 1월 세째 주던가... 용기를 내서 일상을 떠나 큰 걸음을 내딛었다. 3박4일 모든 소음에서 떠나 침묵 속 기도의 자리로 떠났다. 말 한 마디 입 .. 2010. 12. 5. 기도 이런 기도가 아주 조금 알아들어지기 시작할 때. 눈 앞의 문제가 확 해결되길 바라는 기도에 안달복달 하지 않을 수 있을 때. 그리고 눈 앞에 있는 작은 일들을 피하지 않으며 한 발짝이라도 내어 디딜 때. 그 길을 함께 걸어주시는 분을 있음을 믿을 때. 자유로움의 날개가 펼쳐져 내 힘을 빼고 허공을 향해 몸을 날릴 수 있을 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에서 온 평화가 마음 한 구석을 간지럽힐 때. 이제껏 걸어온 여정이 헛되지 않다고 느.껴.진.다. 2010. 11. 10. 비밀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정말 알려지면 안되기에 비밀로 간직해야는 것도 있고, 때로 너무 알리고 싶어서 비밀이 되어버리는 아이러니도... 송명희 시인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 풍부함 표현 못해서 비밀이 되었네. 그 이름....' 내겐 그런 비밀이 너댓 가지가 있다. 1. 한 남자 새로 알게 된 사람들이 '남편은 어떤 사람이예요?' 라고 물으면 대략난감이다. 보통 '좋은 사람이예요' 라고 한다. '어떻게 좋아요?' 인격이 훌륭해요. (새 한 마리 퍼덕퍼덕~~) 구체적으로 물어오는 남편이 내게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를 설명하다보면 대개는 '재수없다'거나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그러다가.... '그런데... 다 좋은데요. 저희 남편은 딱 돈만 못 벌어요' 하면 그 때야 표정이 달라진다. 그러면 그렇지! 내.. 2010. 9. 9. 딩동댕 지난 여름 어떤 사람에게는 마이크 주고 말하라는 게 고문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말을 못하게 하는 게 고문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갑자기 일을 맡기는 게 고문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시간을 많이 주고 일을 하라는 게 고민인 것. 내가 잘 아는 어떤 사람은 백만년의 시간을 주고 준비하여 움직이라면 좋아하지만, 것두 그 백만 년 동안 한 가지에 집중하여 연구하고나서 움직이라면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만. 그런 그가 여름 내 책을 덮고(아니다. 책은 옆구리에 항상 끼고 ㅋㅋㅋㅋ) 몸으로 살아냈음으로 그것을 칭찬합니다. 준비모드를 해제하고, 생각없이 달려들라고 하는 것이 고문인 그가 말이지요. 수련회를 준비하던 초여름부터 마음을 앓는 중에도 평소 그답지 않게 마치 다시 오지 않을 여름처럼 땀을 흘려 뛴 것에 무한 존경과 칭찬을 .. 2010. 9. 1. 더운 날 안 끈끈한 만남 나 원래 스킨십 별로 안 좋아하고, 더운 여름 날에는 진짜루 애들이 안아달라고 따라붙거나 걸으면서 손잡자고 하면 완전 더워서 돌아버리겠고, 게다가 기다란 어른이 그러면 진짜 완전 튀어 나가버리고고 싶은 요즘. (기다란 어른, 미야~안! 헤헤) 이럴 때는 스킨십 대신 페이퍼십이 딱이다. 더운 여름 날 마음의 양식이 되어준 좋은 만남이 있었다. 얼마 전 동생이 좋은 책 발견했는데 50% 세일 중이라며 얼른 주문하고 해서 손에 넣은 책이다. 동생도 조금 그런 시기였고 나 역시 이 부조리한 세상, 부조리한 교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냐는 식의 20대 초반 같은 고민 끝에 우울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었다. 그럴 때 '책만 보는 바보'는 나 자신이라 해도 좋겠다 싶었다. 조선후기 실학파라 불렸던 여러 사람들 중에 .. 2010. 8. 20. 기꺼이 영향받을 줄 아는 심장 가끔 정규 레슨시간 외에 자유수영을 간다. 혼자 내 템포에 맞춰서 편하고 자유롭게 수영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자.유.수.영. 그 분의 넉넉한 품에서 내 영혼의 집착을 다 내려놓고 안식하듯 물 위에서 내 힘이란 힘은 다 빼고 그저 떠 있기. 내 영혼을 뻗을 수 있을 만큼 뻗어서 그 분에게 까지 닿겠다는 듯 팔을 쭉 뻗어 물을 잡기. 한 바퀴에 한 사람씩 마음에 품고 기도하며 돌기. 수영은 그대로 영성훈련이다. (물론 가끔 내가 온전히 깨어있을 때의 얘기다. ㅡ.,ㅡ) 열심히 음파음파 자유형, 올라갔다 내려갔다 평영.... 하다가 보면 잠시 숨고르기를 하시던 아주머님들의 뜨거운 눈길이 느껴질 때가 있다. 처음엔, '아, 내 수영하는 모습에 저 아줌마 뻑 가셨군. 자, 자유형을 이렇게 팔을 꺾어주는 것이 제 .. 2010. 6. 27. 엄마도 있고 어머니도 있다 다음 학기 새로 시작하는 공부에 대해서 친정엄마한테는 말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잖아도 걱정 근심 주식회사인 엄마한테 걱정을 하나 얹는 게 될까봐도 그렇지만 간단히 말하면 잔소리 듣기가 싫어서였다. 그렇다. 엄마는 잔소리와 간섭의 달인이다. 다른 얘길 하닥 슬쩍 공부 얘기를 꺼냈다. '뭐여? 대학원? 무신 공부를 또 헌댜. 야야~ 너 애들 잘 키우고 김서방 보필 잘 허는게....3%%$*$%$%^$#2$@@*...' 물론 엄마 입에서 나올 정답이다. '엄마, 그럴 줄 알었어.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뭘 하면 그래 잘했다. 해 준 적이 있어야지. 뭐든 나는 틀렸고 엄마가 맞는거지' 엄마는 그랬다. 가장 좋은 것은 엄마가 알고 있기에 내가 선택한 건 무조건 '아녀~어' 하고 태크를 걸고 보는 일이.. 2010. 6. 20.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을 걷듯 길이 끝날 것 같다고 여겨지는 순간, 이제 남은 길 조차 더 걸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왔다. 바로 앞이 막다른 길임을 알면서 계속 걸어나가는 것은, 특히나 무엇인가를 감수하면 걷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 아닌가? 아, 물론 그 길이 산의 정상을 향한다면 문제는 다르다. 몇 발짝만 더 떼면 정상이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그 발걸은음 내디딜만 하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말이다. 고통의 자리에 서면 고통을 벗어나 도망칠 궁리만 하며 뒷문 붙들고 사는 내게 십자가의 도를 일깨워 주신다. 끝.까.지. 고통의 끝자락까지 정신줄 놓지 않고 고통에 직면하신 그 분을 나 역시 눈 똑바로 뜨고 끝까지 바라보라고. 두물머리 강가에 마른 막대기로 서 있던 십자가에, 죽은 나무인 줄 알았던 십자가에 싹이 났다는 소식과 사진을 함께 .. 2010. 6. 15. 실패이며 성공인 동치미 무리한 여행을 다녀오신 어머님이 입술이 부어 올랐다. 몸이 항상 극도록 허약한 상태이신 분이라, 몸에 무리가 오면 입맛부터 없어지시는 모양. 입이 까끌하여 아무것도 못 드시고 식사대용으로 막걸리 한 잔을 드시면 배도 부르시고 잠도 오신단다. 뭘 드셔도 식탁에 서서 대충 배만 부르면 된다시는 어머님이 늘 안타까웠다. '어머니, 어머니를 귀하게 대접하셔야 두통도 나아요. 그렇게 드시지 마시고 제대로 드세요' 라고 말씀을 드려도 저녁마다 전화하셔서 '나아~ 니 시아버지도 안 계셔서 막걸리 한 잔으로 저녁 때웠다' 를 반복하시는 터였다. 어쩌면 어머닌 그 다음 나의 대사 '어머니! 그러시지 말라니깐요. 진짜 속상하게 하시네' 를 듣고 싶으신 건지도..... 몸과 마음에 심히 무리가 되는 여행으로 앉아계실 .. 2010. 5. 5.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