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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인, 꼬마 철학자112

엄마와 함께 파 까기 제목 : 엄마와 함께 파 까기 오늘 우리 엄마가 김치를 만들려고 파를 까고 있었다. 나도 엄마가 같이 까자고 해 까게 되었다. 나는 사실 엄마가 같이 까자고 물었을 때 만화책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만화책을 이따가 보고 엄마를 도와주기로 하였다. 우리는 엄마가 혼자 파를 깔 때 보다 훨씬 빨리 깠다. 파를 다 까고 잘난 척은 않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엄마는 혼자 이렇게 많은 파를 빨리 깔 수 없었을 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의 일기는 늘 감동이다.오늘 일기 중엔 특히 '잘난 척은 않.이.지.만'의 감동이 컸다.'않이지만'이라고 말하니 정말 '않인' 거다. 잘난 척이 않.일. 것이다. 연일 아들 일기로 블로그에 도배를 하는 형국이니 따로 블로그 개설을 해줘야.. 2012. 10. 25.
아들 일기묵상_스마트폰 오늘의 말씀 : 현승일기전서 10장 10절 제목 : 스마트폰 나는 스마트폰을 꼭 갖고싶다. 우리 반 친구들 중 거의 반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나는 특히 1,2학년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면 너무 부러운 나머지 재수없게 느껴지고 좀 화가 난다. 왜냐하면 나보다 어린 애들이 스마트폰을 쓰는 게 안부러울 수가 없을 것이다. 나도 스마트폰이 아닌 그냥 터치폰을 갖고 있지만 얼마 전 물이 묻어서 망가져 그냥 우리 집에 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엄마, 아빠가 내 핸드폰을 고쳐 다시 쓴다'는 90% '엄마 아빠가 스마트폰이 아닌 그냥 핸드폰을 사준다'는 5% '엄마 아빠가 내 핸드폰을 고치지도 다시 사지도 않고 당분간 나는 핸드폰을 안 쓴다'는 3% 나머지 2%는 '스마트폰을 사준다' * 오늘의 묵상 *.. 2012. 10. 12.
시인의 이중생활 우리 집에서 현금 보유율이 가장 높은 은행은 현승 은행. 음~ 알부자! 이유는 할머니들을 비롯 인사 한 번 하고 받는 초록색 돈이 차곡차곡 쌓여가기 때문입니다. 누나도 대체로 수입이 비슷하지만 도통 돈에 관심이 없는 누나는 피아노 위에 굴리고, 방바닥에 굴리고.... 그러다 치킨 시켜먹을 일 있으면 '내가 쏠께. 내가 쏠께!' 하며 다 써버리고. 암튼, 급전이 필요할 땐 제일 먼저 떠오르는 데가 '현승 은행'입니다. 단, 대출조건이 까다롭고 이자가 비싸다는 것. 빌려주고 잊어버리는 법도 없습니다. 잊어버릴까봐 저렇게 A4 용지에 큼지막하게 써서 침대 머리맡에 두는 꼼꼼함. 아침에 저런 조건으로 대출을 해놓고 하루 종일 "엄마, 그런데 오만 원 빌려주고 만 원을 이자 받는 건 좀 그렇지? 너무 많지?" 심.. 2012. 10. 8.
이별은 바다 이 별 바다 바다 눈물 바다 떠나기 싫어 눈물 바다 바다 바다 울음 바다 떠나보내기 싫어 울음바다 이별은 바다 - 김 현 승 - 오늘 할아버지 봉안당에 갔다 나오면서 '엄마, 시가 하나 생각났어. 지금 못 쓰는데 어떻게해?'해서 불러주면 아이폰에 메모해 준다고 했다. 소리 내서 시를 말하는 게 쑥스러워 외워두겠다고 했다. 정작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우는 것 한 번 못봤는데..... 현승인 그 때 안으로 삼켜버린 울음을 조금씩 조금씩 시로 내보내고 있는걸까? 2012. 10. 2.
엄마 아빠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 나는 이 글을 쓰기 전에 아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이 생각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나온다고 해도 사람마다 다 다를 테니까.... 나는 아들에 대해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귀엽다. 구체적으로 생각하면 3학년이고 열 살은 원래 좀 단순해도 되는 나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단순해도 되는 데 안 단순할려고 애쓰는 아들이 좀 웃기고 귀엽다. (아이클레이로 엄마 아빠의 커피 타임을 만든 직후에 가서 쓴 일기) 제목 : 우리 엄마 아빠 나는 이 일기를 쓰기 전에 엄마 아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이 생각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나온다고 해도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달를 것이다. 나는 나 말고 다른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 무슨 말이(냐)면 애들에게 엄마 아빠에게(.. 2012. 9. 23.
보슬, 부슬 비 보슬부슬비 티슈남, 김현승 하늘에서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포도알 같은 이슬이 새싹 위에 앉았다. 하늘에서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왕구슬 같은 빗방울이 내 우산 위에 앉았다. 2012. 9. 22.
나 홀로 남았네 나 홀로 남았네. 나 홀로 남았네. 까만 밤 하늘에 별 하나 같은 외딴섬에 나 홀로 남았네. 나 홀로 남았네. 나 홀로 남았네. 누가 사는 지, 여긴 어딘 지 몰르는 외딴섬에 나 홀로 남았네. 나 홀로 남았네. 나 홀로 남았네. 나 이제 어떻게 살아가지. 동화 를 읽고, 티슈남 김현승님 쓰심. 엄마, 독후감을 시로 써도 돼? 갑자기 시가 떠올랐어. 로빈슨 크루소 생각을 하니까 시가 떠올랐어. 그냥 막 써도 돼? (시인은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시란 그냥 막 떠올라서 쓰는 그런 것이구나 싶습니다.) 2012. 9. 17.
인생의 선생 (다형 아니고 티슈남)김현승 지금까지 살면서 나를 거쳐 간 선생님은 정말 많다. 하지만 인생 최고의 선생님은 따로 있다. 바로 부모님이다. 부모님은 내게 가르쳐주신 게 셀 수 없이 많다. 또 논술 선생님이자 삼촌인 외삼촌도 빼먹을 수 없다. 그리고 죽음. 나는 죽음 덕분에 정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나는 이런 분들이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하다. 논술선생님이자 삼촌인 '왜삼촌'을 만나 글쓰기 공부를 하러 가는 월요일. 유난히 주옥같은 언어가 쏟아지는 날입니다. 오가는 차 안에서 현승이는 쉴 새 없이 질문하고 떠들어 댑니다. "엄마, 내가 벌써 많은 선생님을 만났잖아. 어느 선생님이 제일 기억에 남는 지 알아? 김우선선생님인 줄 알았지? 김우선선생님이 좋긴 하지만 진짜로 나한테 중요한 걸 가르쳐준 선생님.. 2012. 9. 10.
인생의 끝, 천국 엄마, 천국이 좋아? 천국에 가면 몸이 없는데 그러면 엄마를 이렇게 만질 수도 없고..... 아무리 천국이 좋다고 해도 몸도 없이 사는 천국이 나는 좋을 것 같지가 않아. 죽는 게 무서운 건 몸이 꼼짝도 못하고 있다는 거야. (이런 질문, 어렵다.ㅠㅠ 그래도 엄마니까....) 현승아, 엄마가 잘 설명할 수는 없는데 천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일거야. 몸은 이 땅에서 너무 중요하고 몸이 '나'이기도 하지만.... 뭐랄까.... 죽는다는 건, 이 땅에서 '나'이기도 했던 그 몸하고 안녕하는 거거든.... 그러니까 말이지... $%%&$ㅓㅏㅛㅛㅑㅆ&%#$%#$#%ㅓㅏ$#$#^^**&*&&*&... 알겠어? 천국은 우리가 여기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좋은 때 보다 수천 배 더 좋은 순간이 쭈욱 이어지는 거? .. 2012. 9. 6.
새우 등 부부가 함께 바쁘면 안되겠다 싶다. 특히 둘 다 정신적인 에너지를 많이 써는 건 더더욱. 어젯밤은 다음 날 새벽 설교를 앞 둔 남편, 긴장 속에 처음 TV 방송 녹화를 하고 온 엄마가 별 일 아닌 것으로 감정이 상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감정이 상한 건 엄마고, 아빠가 평소처럼 받아줄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보이지 않는 긴장과 침묵이 거실로부터, 주방, 안방.... 온 집안을 휘감고 있었다. 현승이 조용히 자기 책상에 가서 일기를 썼나보다. 일기 다 썼다며 엄마에게 가져왔는데 아~나, 진짜! 제목 : 우리 엄마 우리 엄마는 짜증이 난 것 같기도 하고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짜증이 안 난 것 같기도 하고 화가 안 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한테는 화도 짜증도 안 났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 말이 진.. 2012.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