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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부터 지금까지를 주욱 돌아보면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다.
크고 작은 변화들을 떠올려보면 몇 년의 세월을 산 듯한 느낌.
그런데, 한솔이가 떠난 지 1년이 되었다고 하니 1년이 이렇게 순식간에 갈 수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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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5일 한솔이 나무가 있는 정읍에 다녀왔다.
조용히 가족끼리 다녀올 생각이었으나 어찌어찌 하여 이렇게 반가운 얼굴들 함께 하였다. 





각자 조금씩 의미가 다른겠지만,
장로님과 권사님께는 언어도 다 풀어내실 수도 없는 1년의 세월이셨겠지만....
슬픔의 1년을 모두 각자의 몫으로 살아내고 함께 모였다.
가까이서 지켜봤던 남편에게 한솔이가 남긴 것들이 얼마나 큰 지, 얼마나 어려운 숙제였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이렇게 가까이서 우리를 덮치기 전에 죽음은 입에 올리고 싶지도 않았던 두려움이었다.
한솔이가 떠나가고, 아버님이 떠나가시면서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뼈아픈 경험과 인정과 그리고 그 끝에 새로운 믿음의 싹이 돋아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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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 나무에 다녀와서 쓴 꼬마 철학자 현승이의 일기다.
열 살 현승이가 저런 일기에 저런 제목을 달고, '어차피 죽을 거면 살 필요도 없다'는 말을 써낸다. 문득 현승에게도 '죽음'은, 그리고 그에 잇닿은 삶은 새로운 의미였겠구나 싶다.
그냥 마음 어딘가가 찌리리 하고 아픈데...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현승이도 자신의 삶으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과 죽음의 신비를 알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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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쑥이 나를 불렀었다.
쑥을 뜯어다 콩가루 묻혀 쑥국 한 번 끓이고 싶었다.
그것은 그저 로망일 뿐.
어제 망원시장에 가 쑥 한 봉지와 날콩가루를 사왔다.
어릴 적에 입 하나만 뜯어 손으로 짖이겨도 그 향내가 진동하는 그런 쑥이 아니어 아쉽다.
그것도 로망이다.
그래도 봄이니까.....
식탁에서 사계절을 가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요즘이지만. 봄은 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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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고 있다.
벌써 4월이다."

가끔 시인 김현승님의 일기다.

이 두 문장만으로도 어찌나 마음 쎄~하도록 아쉬운 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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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이름을 지을 때 '현'을 정해놓고 고심을 했었다.
둘 다 많이 좋아하는 시인이라 '김현승'이라는 이름으로 하이 파이브 하며 합의했다.
한자 이름까지 똑같이.


오늘 문득.
지하에 계신 다형선생님께 누가 되는 짓을 한 건 아닌가 싶다.
3학년이 되는(유치원생 아니고)김현승이 오늘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쓰신 작품이 저러하다.
제목 밑의 '김현승'이 무색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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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거금 들여 산 'fruit ninja' 게임을 단칼에 지워버린 이유.

아빠의 '자기중독' 언급에 통쾌해서 내 중독 따위는 부끄러운줄 모르고 아들 일기장 훔쳐 공개하는 난....
음..... 페북중독 또 사생활 노출중독....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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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자 따끈따끈한 현승님의 일기.


 괴물같은 웃음을 가진 엄마의 찌질한 정황설명  *


얘가 일기 쓰기 전에 일기 가지고 투덜대다가 결국 엄마한테 된통 한 소리 듣고 입이 대빨이 나와서 쓴 일기임.
자기는 그러고 일기 쓰고 있는데 자기한테 폭풍 소리지르던 엄마가 아빠하고는 하하호호 웃는 게 역겨웠던 것임.
본인은 끝까지 아니라고 우김.
원래 엄마가 이렇게 웃을 때 싫어했다고 함.
그게 진실일 확률이 높음ㅠㅠㅠㅠㅠ
엄마 자신도 이렇게 괴물같이 웃는 자신을 싫어함.




 

일기쓰기에 열중하고 계시는 B형 남자사람, 현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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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한쪽 혈액이 채 건조되지 않으신 초딩 1학년께서.
일기장에 쓰신 첫 문장을 보시라.


매일매일 너무 똑같은 하루다.

아, 갑자기 맥이 탁 풀리면서 삶의 의욕이 급감한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지, 허무주에 빠질라한다.

한 문장으로 사람을 이렇게 보내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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