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영원에 잇대기3276 친구 목사 예전에 어렸을 적에 아버지한테 '친구 목사'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분들의 우정이 대단하셨던 것 같다. 신학교를 같이 다니셨다는데 족히 40년은 목회의 세월을 같이 해오셨으니, 세월도 세월이고... 어렴풋이 기억나는 아버지와 친구 목사님들과의 허물없는 대화나 분위기로 짐작할 때 그렇다. 어렸을 적에 들었던 그 친구목사님들의 성함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이 난다. 최진모 목사님, 김성덕 목사님. '친구 목사' 이 말이 내게는 참으로 정겹게 들린다. '목사'를 향해서 '목사님'이 아니라 '목사'라고 부를 수 있는 사이라는 것이 그렇고, 그 앞에 붙은 '친구'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따사로운 말이 아닌가? 지난 겨울방학이 시작하기 전에 남편이 신대원에서 함께 공부하는 동기 전도사님 부부와 만난 적이 있다. .. 2007. 6. 30. 아내 사랑의 극치_여보 큐티해! 어서~어 립서비스 잘 하는 남편, 매일 매일 문자 날려서 사랑을 확인해주고 표현하는 남편, 열과 성을 다해 집안 일을 분담해주는 남편, 아이들 화장실 다 데려가고 아내는 편안히 앉아 밥 먹게 해주는 남편, 기념을 잘 챙기는 남편, 돈 잘 버는 남편, 감각적으로 뛰어나서 기가 막힌 선물을 잘 하는 남편. 모든 남편 중에 으뜸은 '아내의 영성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진 남편'이 아닐까? 에서 읽었던가? 아내는 남편의 남편은 아내의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돈과 친하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는 흠 잡을 데 없는 남편이라고 여겨지는 채윤이 아빠. 예전에 아이들이 더 어려서 그야말로 24시간 지켜야 했던 그 시절에 토요일 같은 날 함께 집에 있으면 그랬다. '여보! 방에 들어가 문 닫고 큐티하고 나와'하면서 아이를 봐줬다. 생각.. 2007. 6. 30. 쉬는 날 피곤해서 쓰러지다 이번 학기부터 일이 줄어서 공치는 날이 생겼는데... 이걸 부모님께 고백해? 말어? 하다가 고백한 첫 날. 예전에는 주로 김치 담그기가 며느리 쉬는 날 치뤄야 하는 일이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담그는 속도보다 먹는 속도가 한참 뒤쳐져 버리는 김치가 허다한 날이 허다하다보니... 어느 새 김치는 손을 좀 놓으신 듯하다. 그래도 토요일 같은 날 며느리가 차랑 같이 놀고 있으면, 광주 창고 가자. 밭에 가자. 하다못해 목욕탕이라고 가자. 하시면서 며느리 쉬는 거, 차 쉬는 거 아까워라 하시는 것 같은데... 올 해 들어서 남편도 없이 일하랴, 두 애들 놀아주고 가르치고 살림하랴, 교회일 하랴. 어머니 보시기에도 힘들어 보이시는지 안쓰러워하시는 마음이 느껴지곤 하였다. 그래서 용기를 내었다. 나도 하루쯤은 집.. 2007. 6. 30. 주의 은혜로 쓰임받는 부부 지난 주 토요일에는 분당에 있는 유치원의 부모교육을 다녀왔다. MBTI 검사를 하고 자녀양육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분당 엄마들 콧대가 여간 아니라고 원장이 미리부터 겁을 엄청 주었었다. 아닌게 아니라 시작하는데 분위기가 썰렁한 것이 장난 아니었다. 나로서는 MBTI 강의는 언제해도 나 자신이 재밌는데...이제는 부부, 자녀관계에 대해서는 내가 삶으로 경험한 것들을 가지고 강의를 하면서 강의안을 보지 않아도 얘기가 술술 나올 정도로 익숙해진 것 같다. 나 스스로 재밌고 자연스럽다보니 어느 새 도도한 분당 엄마들이 여느 엄마들 처럼 웃고, 자기 아이들 얘기를 하고 그랬다. 참으로 행복한 경험이었다. 많이 부담돼서 더욱 기도하게 됐었는데 이제는 정말 내 것을 가지고 MBTI 웍샵을 하는 느낌이었다. 웍샵 .. 2007. 6. 30. 결혼 7주년 기념일 7년 전 오늘, 나는 연핑크 칠부 소매의 투피스를 입고 핑크빛 넥타이를 맨 JP와 함께 양평길을 드라이브했다. 결혼식의 설레지만 피곤한 일정을 마치고 가진 둘만의 드라이브는, 내 생애 잊지 못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오늘 같은 저녁바람이었다. 결혼식 1년 전에도 그런 바람이었었다. 짧은 교제와 헤어짐 후 정말 추웠던 겨울을 보내고 맞은 어느 봄날에, 소설처럼 우연히 만나서 다시 교제를 시작한 그 봄날 저녁도 오늘 같은 바람이었다. 어제 잠깐 아이들 친정에 맡기고 짧은 시간 저녁식사를 하며, 식당의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남편이 골라준 옷을 하나 사는 것으로 결혼기념일 세러모니를 했다. 종종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지나온 결혼생활을 되돌아보고, 앞 날을 그리며 긴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 2007. 6. 30. 미안해는 남자의 언어(남편 글) 결혼 7년차, 아내가 '미안해'라고 먼저 말하지 않는 이유가 풀렸다. 나는 아내와 갈등이 생기면, 우선 그 어색함과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내가 잘못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가급적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편이다. 아주 명백하게 내가 잘못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경우, 먼저 잘못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난 후 아내와 이것저것 갈등의 이유를 풀어보는데, 그러다보면 꼭 내가 먼저 잘못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럴 땐 좀 억울하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 보아도 어떤 사안에 경우 분명 아내가 잘못한 것 같은데, 내 아내는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잘 안한다.(최근 1~2년 사이엔 잘 한다^^;) 그 이유가 납득이 안돼었었는데... 나는 문제가 발생하면 최대한 그 사안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치사.. 2007. 6. 30. 강한 남편 만들기 일부러 그러겠다고 마음 먹은 적은 없는데 나는 남편에게 요구하는 게 많은 여자였던 것 같다. 농담처럼 남편은 '당신은 내가 안주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주문을 하는 것 같아'할 때가 있다. '남편에게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해야지'하는 의도를 가졌던 적은 없지만 결국 남편의 말은 맞는 말인 것 같다. 결혼 전에 '결혼과 가정'에 대한 책을 부지기 수로 읽고, 나 스스로도 책 한 권에 준하는 대학노트 한 권 분량의 결혼에 관한 기대를 담은 글을 써놨었으니까.결혼에 대한 기대는 당연히 배우자에 대한 기대가 반을 차지하게 될테고, 그렇다면 나는 남편에 대해서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게 분명하다. 남편 역시 '가정을 세우는 일'에 대해서 남다른 열정과 기대를 가진 사람이라 함께 끊임없이 좋은 아내, 좋은 남편 되는.. 2007. 6. 30. 행복감에 푸욱 빠진 남편 어젯밤 채윤이가 갑자가 아빠한테 '아빠! 내가 클래식 음악동화에 푹 빠져 있어'했는데... 아빠는 정말 푸욱 빠져있다. 어딘가에 푸욱 빠져있다. 결혼 7년여 만에 처음 보는 남편의 행복한 나날인 것 같다. 설교준비, 이런 저런 초등부 계획, 자잘한 교회 일들, 그리고 새벽기도.... 이런 것들에 푸욱 빠져 있는데 정말 행복한가보다. 아니, 정말 행복하단다. 잠을 못 자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이 토욜에는 새벽 한 두 시가 되도록 설교 준비를 하며 머리를 쥐어 짜면서도 행복하단다. 평생에 이렇게 행복하게 일해본 적이 없단다. 집이 멀어서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새벽에 혼자 일어나서 새벽기도를 간다. 계절학기 잠시 쉬는 동안에 굳이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데 교회 사무실에 나가곤 한다. 정말 그러고 싶어서,.. 2007. 6. 30. 당신의 빈 자리 남편이 없어서 더욱 휑한 거실. 낮이나 밤이나 음악이 채우고 있지만 그러도 허전한 건 사실이다. 어느 날 밤. 이 휑한 거실의 저 자리를 기도로 채워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이들을 일찍 재운 밤, 식사 준비 시간에 여유가 있는 아침. 저 자리를 기도하는 자리가 되도록 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침 7시 30분이면 문자를 알리는 멜로디가 핸펀에서 울린다. 천안에서 오는 사랑의 모닝콜이다. 남편이 새벽기도 마친 시간에 보내주는.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당신의 하루를 위해서 기도했다' '일어나세요. 당신을 위해 멋진 하루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주로 이런 내용이다. 히브리어 공부에 지친 남편이 그나마 위안을 얻는 것은 새벽기도라고 했다. 아침 잠 많은 김종필씨가 이렇게 .. 2007. 6. 30. 내 남자친구와 일박 여행 영혼의 친구, 부부>라는 폴스티븐스의 책에는 '부부 피정'이란 것이 제안되어 있다. 부부가 단 둘이서 고독을 공유하기 위해 일종의 부부 수련회 같은 것을 떠나는 것이다. 일상을 벗어나서,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 폴 스티븐스는 이렇게 말한다. '부부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 위기를 경험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피정을 떠나야 하는 아니다. 어떤 결혼 관계이든 다른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기 위해 평범한 일상 생황의 압박으로부터 옆으로 비켜날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다' 는 다른 어떤 책보다 우리 부부의 관계설정에서 교과서가 되어주는 책이다. 그렇지만 사실 우리는 이 책을 만나기 전부터 '고독을 공유하기 위한 부부 피정'을 갖곤 했었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자연 휴양림에 있는 통나무집을 미리 예약.. 2007. 6. 30. 이전 1 ··· 312 313 314 315 316 317 318 ··· 3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