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영원에 잇대기3271 모닝커피 25년 "원두는? 어떻게 큰아들 원두? 작은아들?" 키득키득... JP와 나누는 대화가 대부분 좋지만 남들은 안재미, 우리만 재미있는 농담따먹기가 참 좋더라. 뉴질랜드 컵에 모닝커피 마시기로 했는데, 오늘의 원두는 큰아들 또는 작은아들이다. 뉴질랜드에서 가져온 두 개의 원두에 붙인 이름이다. 원두를 선사해준 각각의 두 가정을 우리끼리 그렇게 부른다. 뉴질랜드에는 두 아들이 있는데, 우리 아들이 아니라 이번 뉴질랜드 원정대 대장이셨던 '서쉐석목짠님'께서 복음으로 낳은 아들...이다. ㅎㅎ 뉴질랜드 펠로우십교회와 교회를 개척한 이들에게 쏟는 목짠님의 정성과 애정, 또 목짠님을 따르고 존경하는 그들을 보면 영락없이 아버지와 자녀이다. 그 사랑의 덕을 우리 부부가 보았다. 뉴질랜드 남섬 대자연이 봉기하여 결혼 25주년.. 2024. 3. 28. 미나리의 마중 뉴질랜드 여행에서 돌아온 밤. 집에 계시지 아니하시는 딸 아드님 대신에 현관 앞에 기다란 박스 하나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뭣이다냐? 미나리도 한 철! 이 계절에만 나온다는 한재미나리가 마중 나와 계신 것이었다. 첫 끼니로 떡볶이를 했다. 요즘 계속 국물떡볶이를 밀고 있는 중인데. 당면을 넣고 바짝 졸여서 끈적한 떡볶이로 만들었다. 말하자면 미나리 먹기 위한 소스인 셈이다. 떡볶이에 아삭하고 향긋한 미나리 섞어서 맛있게 먹었다. 뉴질랜드 남섬 양고기... 까지는 아니어도… 살살 녹는 맛이었고! 저녁으로는 초무침을 했다. 증말... 내가 무쳤지만 감동의 맛이다! 내가 만들고 폭풍흡입 했다. 내 솜씨를 사랑한다! 늘 이때 서프라이즈~ 미나리를 보내곤 하시는 나의 은경샘, 귀국 날짜에 딱 맞춘 것도 야심 찬.. 2024. 3. 27. 나 왔어! 12박 13일의 뉴질랜드 일정을 마치고 어제 늦은 밤에 집으로 돌아왔다. 공항버스에서 내려 끙끙 캐리어를 끌고 돌아섰는데 "어서 와! 보고 싶었어!' 하는 소리가 떡 버티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성실도 하여라! 떠날 때 했던 약속(긴 외출)을 지키기 위해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서 저러고 개나리가 피어 환영인사 하고 있었다. 돌아오니 봄이 되었다. 뉴질랜드에서는 가을꽃이 한창.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 식물원에서는 어마어마하게 큰 다알리아를 만났고. 그리고 많은 이름 모를 꽃을 들여다보고, 찍어주고 했다. 이국 아줌마 아저씨가 코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조금 부담스러웠으려나? 아니다. 좋아하는 것 같았다. 믿기지 않는 "별이 빛나는 밤"의 풍경을 만난 타카포 호숫가에도 작은 친구들이 석양을 받아 존재의 아름.. 2024. 3. 27. 남반구의 하늘나라 뉴질랜드의 하늘이다. 어디나 하늘이 있다. 뉴질랜드의 하늘은 드넓고 맑은 하늘이다. 어느 아침, 아무렇게나 서서 아무 얘기 수다 중이었는데 뒤쪽에서 꼬부랑꼬부랑하는 천국의 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여기 좀 보세요, 제 꽃에 벌레가 앉았어요. 정말 하늘나라의 강림이었다. 난입이었다. 등을 보이고 있는 이국 아줌마에게, 맨발로 다가오는 하늘나라였다. 복음 들고 산을 넘는 자들의 발길인 그분의 발걸음은 사뿐사뿐, 말랑말랑하다. 사뿐사뿐 말랑말랑 또 다른 곳에 복음을 전파하러 가심. 2024. 3. 21. 긴 외출 열흘 넘는 긴 여행을 다녀오려니. 두고 가기 아까운 일상이 아쉽다. 최고의 자연 풍광을 마주할 예정이지만 우리 동네 새와 풀과 나무 친구들이 늘 제일 좋으니까. 바빠서 산책 나갈 시간이 없었는데, 어제는 짐 싸야 하는 시간에 일단 우짜든지 나갔다. 막 피어나려는 개나리 꽃봉우리에 인사를 했다. 돌아오면 만개해 있겠네. 아이들 어릴 적에 첫 웃음, 첫 뒤집기 순간, 첫 '엄마' 발화 순간, 첫 걸음마 순간. 얼마나 경이로운 순간이 많았던가. 일하는 시간이 좋았지만, 퇴근하면 뭔가 하나를 했고! 부모님께서 흥분해서 상황을 전하시는데 어쩐지 섭섭하고 아쉽고 그랬었다. 조금은 그런 느낌이다. 한 송이 한 송이 피어나는 개나리를 보지 못하는 게 그때 그 심정으로 아쉽다. 이러고 나는 가서 누구보다 그 순간에 몰입.. 2024. 3. 14. 먹어 치우고 때우기 긴 여행을 다녀와야 해서 냉장고를 비우는 쪽으로 끼니를 때우게 된다. 오래된 배가 하나 남아 있었는데, 후식으로 먹으려는 JP를 막았다. 나는 "먹어 치운다"는 말이 싫다. 끼니를 "때운다"는 말도 싫다. 냉장고를 비운다는 것은 사실 먹어 치우고, 먹어 치운다는 것은 대충 끼니를 때우는 것인데 말이다. (그래서 막았나 보다.) “그거 해줄게!"라고 했다. 며칠 전 JP가 "어머님이 하시던 그 부추 샐러드"라는 말을 했었다. 배를 갈아서 소스를 만들고 영양부추와 찢은 맛살 위에 뿌리는 샐러드이다. 마트에 갔더니 영양부추가 없다. 할 수 없이 그냥 부추 한 묶음을 샀다. 샐러드 한 접시 하고 나니 반이 남는다. 남은 게살, 냉동새우 털어 넣고 전을 부쳤다. 엄마 기일에 JP에게 엄마를 떠올리면 어떤 좋은 기.. 2024. 3. 13. 미역국 수제비 나는 미역국 끓일 때, 산후조리 하는 집처럼 산더미 같이 끓인 후에, 먹고 먹고 또 먹고 하는 게 참 좋던데. 먹다 질리면 거기에 수제비나 라면 넣어서 미역국 수제비, 미역국 라면으로 먹으면 그렇게 맛있던데... 미역국 정말 좋아하는 편. (조금만 정줄 놓았다면) 한 달 내내 남이 해주는 다양한 미역국 먹는 즐거움에 애를 하나 더 낳을 수도 있었음. 2024. 3. 13. 과정으로서 수난 안식월을 맞아 공인 목사로서의 짐을 벗은 남편과 좋은 아침을 누리고 있다. 렉시오 디비나 티키타카. 공인 목사로서 가장 좋아하는 일이 말씀 묵상을 가르치고 나누는 일이었지만, 자연인 JP로서는 말할 것도 없다. 나 역시 가장 잘하고 싶고, 늘 하고 싶은 것이 기도이고, 그중에 "말씀에서 솟아나는 기도"이다. 남편 블로그에 그날의 묵상이 "티키" 올라오면 댓글로 달아 "타카" 한다. 그분의 이끄심을 느낀다. 감사한 아침들이다. 어제의 묵상이다. 사순시기, 마태복음이 새롭게 읽힌다. "과정으로서의 수난"이다. 예수님을 위한 과정뿐 아니라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한 과정인 것이 알아진다. ------------------------- “우리가 그들을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니”(마 17:27) “저들을 공연.. 2024. 3. 12. 엄마 생일에, 엄마 기일에 어제는 돌아가신 엄마의 생신이었다. 우리 나이로 100세 생신이다. 내년은 우리 엄마 탄생 100주년 기념의 해이다. 내일은 엄마의 기일이다. 4년이다. 마침 이때 '그리운 얼굴'을 주제로 기고글을 쓰고 있다. 일주일을 끙끙거리며 눈물을 훔치며 엄마 얘길 또 썼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어려움이다. 글을 잘 쓰고 싶은데, 빨리 쓰고 털고 싶은데, 빨리 잘 쓰기 위해서 엄마를, 그리운 얼굴을 계속 떠올려 마주해야 한다. 도망치고 싶다. 빨리 탈고를 해야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탈고를 위해서는 이 고통에 머물러야 한다. 마감은 다가오는데 도망갈 수는 없고, 그 마음에 머무르자니 헤집어지고 헤집어져 글을 쓸 수 없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졌다. 그래도 거의 다 썼다. 엄마 생신, 엄마.. 2024. 3. 10. 호텔 조식, 드루와 원고 마감 압박도 있고, 줌 강의도 있고, 아침 식사는 호이호이 꿀호떡이었는데, "아아, 며칠 동안 호텔 조식 먹었는데..." 캄보디아 단기선교 다녀온 사람들의 한 마디에 바로 일어나서 스크램블드 에그와 토마토 구이를 만들었다. 호텔 조식, 캄보디아 호텔 조식과 혼자 싸움. 몹쓸 승부근성... 2024. 3. 7.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3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