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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마음의 환대397

자아를 잃은 떡볶이  불과 이틀 전 미친 존재감으로 여러 사람 각각의 처소에서 침흘리게 만들었던 떡.볶.이. 홍합과 어우러져 완전 어이없이 존재감 상실하다. '푸하하하..이거 홍합탕이예요? 떡볶이예요? 이거 뭐예요?' 이건 목자모임에 일등으로 도착한 미친 존재감의 '직딩'의 첫 마디. '이거, 너 들어오기 직전까지는 해물떡찜이었는데 지금 막 이름 바꿨다. 홍합 떡볶이다. 왜!' 그렇다. 이건 사실 홍합탕도 아니다. 맨 처음 이것은 오랫만에 하는 목자모임을 위한 메인메뉴, 그 이름도 럭셔리한 '해물떡찜'이었다. 허나, 다소 길어진 조리시간으로 인해서 물의가 빚어지면서 기타 등등의 해물이 그 형체를 상실하며 쪼그들었던 것이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끝까지 껍데기의 가증스런 존재감으로 버티던 홍합에 의해서 육안으로 관찰되는 건 오.. 2010. 10. 10.
떡볶이의 미친 존재감  밥 하기 싫은 날엔 떡볶이. 밥 먹기 싫은 날엔 떡볶이. 떡볶이 먹는 화기애애한 저녁식탁에 '여보, 맛있어?'하는 질문해놓고, 왠지 그리 대답할줄 것 같아서 외쳐봤는데 '떡볶이의 미친 존재감!' 둘이 찌찌뽕이 됐다. 둘이 완전 좋아가지고 하이파이브 하고, '우리 딱딱 맞지?' 다시 하이파이이브 하고, '이래서 우리는 부부야' 다시 하이파이브. '부럽지?' 이러면서 까불고 놀았더니.   질투계의 레전드. 김종필님의 게임도 안되는 라이벌 김현승. 입 나오고, 눈 벌개져서 눈물나고... 결국 식탁에서 퇴장하시다. 겨우 달래서 다시 식탁으로 뫼셔 와서는 넷이서 '접어!' 게임을 하얐다. 이건 또 무슨 장난의 운명이냐고! 엄마랑 누나랑 무슨 말을 하다 둘이 찌찌뽕이 된 사태발생. '나도 왜 엄마랑 말이 .. 2010. 10. 8.
이거시 집밥의 정수  모름지기 집밥이라함은 부담없이 밥 한 그릇 뚝딱 할 수 있을 정도의 찬이어야 하거늘... 적당한 육질의 맛과 개운함이 어우러진 저 조합이랴말로 제대로 조화로운 맛이 아니겠는가. 좌 스팸, 우 알타리 ! 이 환상의 집밥. 그까이꺼 스팸 몇 조각에 김치 몇 가닥이라고 무시하지 마시라. 스팸이야 그렇다치지만 저 알타리 김치야 말로 쉽게 입에 넣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 내가 찾는 김치 흔히 볼 수 없지.♬ 노래가 흥얼거릴 지경이다. 에둘러서 집밥을 운운한 오늘 포스팅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으하하하하하핫! 말하자면 자칭 타칭 '삶은요리'로 살고자하는 이내 몸이 10여 년 요리경력을 쏟아부어 이우어낸 결정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내가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담궈본 빨간 김치라는 것이다. (작년 겨울.. 2010. 8. 24.
고장난 신호등 김밥 괜찮다고 여유를 가지라고 옆에서 자주 말을 해줘도..... 손님 올 시간이 다 됐는데 식사준비가 안 끝났다면 내 마음음 황색 점멸등이다. 위험, 주의를 요함, 불안, 초조, 예민해짐. 그러나 어제 저녁 같은 경우라면 한참 준비가 안됐음에도 오케이 오케이 계속 파란불! 손님이라 불리기에 너무 편안한, 어쨌거나 손님도 식사준비 안됐단 말에 ' 저 블로그좀 할께요. 포스팅 할 게 있어서요' 하고 컴터 앞에 앉았으니 계속 파란불 고고! 빨, 노, 초의 상큼한 색의 조화가 포인트였던 삼색 신호등 김밥이 색깔을 안내준다. 초록 피망이 익으면서 색을 잃었고, 날치알의 황금색은 '내가 무슨 노랑이냐'며 뒤로 빠지고, 당근 역시 '난 주황이지 빨강은 아녀유' 하고 흐리멍텅해지니.... 아무튼 그냥 좀 특이한 김밥이라고 .. 2010. 5. 7.
정신줄 고추잡채와 꽃빵 정신을 失 했던 정신失 엄마가 정신줄 수습하여 붙잡으셨다. 정신을 失 할 때 함께 실종됐던 요리의 신이 다시 강림하셨다. 저녁 준비하는 내내 '도대체 오늘 메뉴가 뭐야? 미역국이야?' 이런 질문을 세 아이(ㅋㅋㅋ)모두 돌아가면서 했다. 그리고 짜잔~하고 고추잡채를 들이미니 간만에 환호성이 터지고 채윤이의 오바스러운 칭찬은 기본 옵션이다. '역시 우리 엄마는 센스가 있어' 역시 우리 딸은 오바가 있다. 중국음식에 밥을 먹기는 쫌 그렇고... 그렇다고 중식 마지막 코스로 짜장면을 들이대는 건 가정집에서 할 짓이 아닌 거 같고. 아침에 먹다 남은 소고기 미역국에 감자 수제비를 끓였다. 이 언발란스한 메뉴에 우리 도산님 이렇게 감동하실 줄은 몰랐네! 도산님의 기도제목은 정신失 보다 하루라도 먼저 죽는 거'다. .. 2010. 4. 19.
마음으로 먹는 밥, 마음으로 하는 밥  음식을 만들고 나누어먹으며 서로 상찬하거나 돌아앉아 타박하는 것이 사람의 일일진대는, 어떤 음식에든 인격이 개재하게 마련이다. 인격이 음식으로 표현되었을 때 그것을 뭐라 부를까. 식격(食格)? 이게 좋겠다. 또한 음식에서 깨달음을 찾고 먹는 데서 구원을 궁구하는 무리들이 걷는 길은 식도(食道)요, 그 무리는 식도(食徒)겠다. 성석제 에서 음식을 맛으로만 영양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다.음식을 그저 색이나 모양새로, 유행이나 분위기로만 먹는 것도 아니다. 마음으로도 먹는다. 마음으로 먹는 음식은 배뿐 아니라 영혼을 채워주는 천사의 음식이다. 윤혜신 에서 일상에서 부딪히는 사물이나 자주 먹게 되는 음식에 결부된 사람들은 좀체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성석제 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요리를 하고 그 음식을 먹는 일.. 2010. 2. 24.
개망초 볶음밥 계란꽃이라고 불리는 저 꽃을 아시나요? 어렸을 적에 소꿉놀이를 하면 저 꽃을 따다가 계란 후라이로 쓰거나, 흰자 노른자 분리해서 다른 요리에 사용하기도 했으니깐요. 알고보니 저 꽃은 '개망초'라구요. 저렇이 이쁘고 앙증맞은 꽃이 '개망초'라니..... 개망신이다. 어제 목자모임에서 한 밥이 입안에서 날아다닌데나 어쩐데나... 물 말아 먹지 않으면 수습이 안 되는 정도? 날개달린 밥을 해치우고자 김치볶음밥으로 저녁을 하는데.... 그 위에 올라 앉은 것이 진정한 계란꽃이 되었습니다. 히야, 이건 완전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신메뉴다. 개망초 김치 볶음밥! 2010. 2. 22.
떡볶이의 귀환  우선 제목은.... TNT 클럽에서 '수련회의 귀환'이라는 수련회 홍보 동영상에서 받은 감동과 삘이 가시질 않아서 제목이 다르게 떠오르질 않슴다. (진짜 재밌는 대박 동영상인데 어떻게 소스를 가져다가 여기다 올려 드리고 싶군효) 떡볶이를 오랫만에 했다는 뜻입니다. 하도 떡볶이를 해대서 어느 때 부턴가 내가 만든 떡볶이 먹기가 싫드라구요. 떡볶이 한 지도 오래 됐지만 내가 만든 걸 맛있게 먹어 본 건 언제 적 일인지... 본좌는 자기가 만든 음식이 세상에서 젤 맛있는 자뻑 9단의 삶은 요린데요. 내가 만든 떡볶이가 맛이 없었다뉘... 암튼, 어젠 전통적인 포장마차식 떡볶이를 만들어볼 요량으로 멸치 다시국물과 고추장으로 그럴싸한 맛이 났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접시에 담기 전에 갑자기 냉동실에 굴러 .. 2010. 2. 2.
주부, 굴비랑 눈 맞다 섬.뜩. 아~놔, 오늘 저녁 준비하다가.... 오늘은 우리 사랑하는 JP씨. 이럴 땐 도사님이라고 불러주는 게 적절할텐가? JP도사님이 수요예배 설교하시는 날이라 시.간.이 중요하신 도사님께 시.간.에 맞춰 저녁식사를 올려드리게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중이었따! 간만에 굴비를 쫌 구워볼려고 손질을 하다가... 늘 보던 굴비의 옆모습 대신 어쩌다 정면을 봤을 뿐인데... 섬뜩. 길게 앙다문 입 하며.... 위엄있는 콧잔등 하며... 굴비님의 카리스마가 빠~~~악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가끔 굴비의 살을 뜯을 기회가 있다면 젓가락으로 저 놈을 통째로 들어 정면으로 눈을 맞춰 보시라. 젓가락질 하던 손가락이 후덜덜 하실 것이다. 그니깐 말하자면 평소에 내가 보던 굴비는 바로 이 옆 모습. 구울 때나 접시에 .. 2010. 1. 14.
착한 간식 얘기_기쁨인지 거품인지가 제거된 어느 분이 걱정어린 말투로 '얼굴에 그렇게 충만하던 기쁨이 사라졌어. 왜 그래?' 라고 말씀하셔서.... '에? 음냐...음냐..... 그니깐 모 기쁨이.....모..... 그게 왜 사라졌죠?' 라고 답하고 남편한테 그 얘길 했더니, '그래, 맞어. 당신 좀 그래졌어' '에? 내가? 기쁨이....모?' 라고 했다. 딱히 내가 기쁨이 있는지 없는 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오늘 하루 종일 '난 기쁨이 없다. 기쁨이 없다. 내겐 기쁨이 사라졌어... 기쁨이 없어....기쁨이...말이지...기쁨이...' (아직 G 포스팅에서 필받은 반복 신드롬 사라지지 않고 있음) 라고 하다보니 하루 종일 책도 안 읽히고 등받이도 없는 플라스틱 의자에 허리를 반으로 꺾고 앉아서 인터넷 돌아댕기기만 하고 있음. 이러느니 아무거.. 2009.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