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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마음의 환대409

레몬청 꿀단지, 긍정의 꿀단지 설탕, 올리고당 안 섞고 100% 꿀로만 레몬청을 만들었다. 요리에 쓰고 남은 레몬이니 몇 개 되지 않아 양이 적으니 아끼지 않고 꿀을 투하했다. 손바닥 만한 작은 병에 담아 필라테스 선생님에게 가져다주었다. 참 고마운 젊은이다. 채윤이 나이나 되었을까? 자기 일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참 예쁘다. 강사로서 열심히 배우는 것 같다. 배운 것을 또 바로 학생들에게 시전 한다. 운동의 의미와 순간 쓰이는 근육과 호흡의 방식을 알려주려 애를 애를 쓴다. 그 열정이 목소리에 담겼다 싶었는데, 성대결절이 와서 수업을 못 한 적도 있다. 성대결절에 결국 성대파열... 그리고 수술, 그리고 한 달 묵언수행. 내 젊은 날을 떠올리게 한다.  "좋은 사람을 좋아하자!" 하며 사는 게 모토인지라. 이 선생님을 좋아하.. 2024. 8. 21.
정성 가득 도시락 이 더위에 창작활동을 하였다. 시원하고 간이 딱 맞는 오이미역냉국이다. 냉동 볶음밥과 함께 점심 도시락을 싸주었다. 이 더위에, 이렇게나 정성스러운 도시락! 2024. 8. 14.
호박전을 해드림 친구들과 공연하고 오후 느지막이 들어오신 따님께 좋아하시는 호박전을 해드림. 호박에 밀가루 옷을 입히면서 옆에서 조잘거리심.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도 본인은 외향형인 것 같다고, (요즘 몸이 많이 안 좋은 편) 집에서 쉬는 것도 좋지만 나가서 에너지를 소비하니 더 에너지가 나온다고 하심. 딸이 에너지 충전 되었다는 말에 엄마도 조금 충전이 됨. 우리 딸은 호박전을 좋아하심. 내 덩치로 (저 덩치 딸에게) 이런 말 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호박전 좋아하는 우리 딸 참 귀여우심. 2024. 7. 27.
감자로 오고 가는 사랑 감자철이구나! 맛있는 감자를 나눠주는 벗과 교우들이 있어서 알게 된다. 비닐봉투에 담겨 건네온 몇 알의 감자에서 사랑을 느낀다. 소소하고 큰 사랑이다. 기도 피정에 가면서 남은 식구들 아침 식사로, 또 식사 제공을 하지 않는 수도원이라 내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가야 하는 상황이기도 해서 감자샐러드를 만들었다. 이 계절에 한 번씩 그러하듯 산더미같은 양의 감자 샐러드를 만들었다. 내가 만든 감자샐러드가 나는 그렇게 좋더라고. 아주 만족스러운 요리이다. 사랑으로 받고 사랑으로 만들었더니 사랑하는 여러 사람들과 나누게 되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필라테스 선생님에게 빵과 함께 가져다 주었다. 내게 운동하는 시간은 몸으로 드리는 기도 시간인데, 그 시간을 복되게 하는 예쁜 선생님이다. 예쁘기로 .. 2024. 7. 16.
멜체 라면 드라마 이 내 머릿속에 '미역국 라면' 칩을 넣었다. 미역국을 보면 꼭 한 번은 거기에 라면을 끓이게 됨. 손감독과 진주작가의 꽁냥꽁냥 장면에 '파 많이 넣은 떡볶이' '평양냉면' '미역국 라면' '사골국' 등 음식이 등장하는데 희한하게 모두 내 취향이다. 영화나 드라마로 보는 이병헌 감독 개그가 진짜 마음에 드는데... 개그 취향과 함께 음식 취향도 나랑 비슷한 것 아닐까 생각하게 됨. (아, 미역국은 내 '최애 국'이다. 현승이 낳고 산후조리원에 갔는데 끼니마다 다른 미역국이 나와서 행복했던 기억이다. 한 달 내내 미역국, 질린다며 억지로 먹는 산모가 대부분이었음. 그래서 식사 때마다 미역국 때문에 설레던 내 마음이 조금 부끄러웠던 기억... 미역국 라면을 끓이며 그 얘기를 현승에게 들려주었다.)  .. 2024. 6. 22.
만족감 저녁 먹으며 남편이 "현승아, 너는 어떤 때 만족감을 느껴? 만족감을 자주 느껴?"라고 했다. 내게 물은 건 아닌데 답을 찾게 된다. 흠... 나는... 끙끙거리며 쓰던 글을 완성했을 때! 그리고 갑자기 요리의 신이 임해서 전에 해보지 않았던 요리를 뚝딱 만들고 났을 때. 끙끙거리던 글을 마치자마자 냉동실에 있던 갈치 몇 조각과 야채 박스에서 뒹굴던 무 한 토막을 꺼내서 우다다다 갈치조림을 하는데, 마침 고사리 불린 것이 한 줌 남아서 마지막에 넣고 졸였는데, 식구들이 "대애~박!"이라며 어떻게 여기 고사리 넣을 생각을 했냐며, 엄지 척 처묵처묵 해주실 때. 만족감이 열 배였다. 또 뭐 갑자기 닭다리살에 소금 후추 등으로 최소 양념을 해서 파와 함께 구웠는데, 이거 당신이 양념한 거냐, 양념된 걸 산 거.. 2024. 6. 19.
단호박열무국수 생애 처음 안식월을 보낸 남편의 복귀 첫 출근 날이다. 안식 후 첫날(부활하신 예수님...) 점심은 단호박열무국수를 해서 감동적으로 맛있게 먹었다. 안타깝게도 안식 후 첫날을 맞은 남편은 당연히 집에 없으니 채윤이와 둘이서 먹었다. 안식월 마지막 날인 어제 그는 혼자 홀연히 나갔다. 요셉수도원에 가서 낮기도에 참여하고는 수제 소시지를 사 왔다. 단호박열무국수에 소시지를 곁들였다. 그의 복귀 출근을 애도... 아니 응원하며 둘이 맛있게 먹었다. (단호박열무김치, 최곱니다! 감사합니다!) 2024. 6. 4.
월요일엔 오떡순 월요일 점심은 벽산아파트에 서는 알뜰장 떡볶이 아주머니가 차려주신다. 운동 갔다 오다 들러 "오뎅 떡볶이 순대 일 인분 씩 주세요."라고 하면 "순대 내장은 섞어요?" 한다. "내장 많이 주세요." 하면 '이 사람 배운 사람이네! 순대 먹을 줄 아네!' 하는 표정으로 만족스러워하며 내장을 듬뿍 섞어 주신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한 번씩 MSG 듬뿍 넣은 떡볶이를 먹어줘야 한다. 맛있고 고맙다. 고맙고 좋은 마음에 오늘은 대놓고 사진을 좀 찍어봤다. 2024. 6. 3.
피정집은 밥집, 수도원의 식사 한국에서도 피정집이나 수도원은 밥이 참 좋습니다. 소박하며 동시에 풍성한 식탁이고 그것을 누리는 행복감이 말할 수 없습니다. 기도하러 간 건지 밥 먹으러 간 건지 헛갈리는 정도. 침묵의 생활이기에 이 좋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어 참으로 미묘하게 좋은 곳입니다. 그저 천천히 맛과 식감을 느끼며 먹는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밥은 먹는 자체가 기도입니다. 달그락달그락 그릇 소리만 나는데도 영혼이 기뻐 아우성 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그런 맛있는 시간입니다. 여기 수도원 순례에 와서는 정작 그런 식사는 없습니다. 예상과 다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이조차 주어지는 대로 누리자니 벌써 마지막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순례기는 안 나올 것 같고 수도원 음식 사진 염장질로 대신합니다. .. 2024. 5. 25.
알뜰살뜰 한 끼 채윤이가 주일에 교회 점심으로 나온 꼬마 김밥 남은 걸 챙겨 왔는데... 아무도 안 먹고 굴러다니고 말 것이었는데...계란말이로 만들어 맛있게 한 끼 했다!이럴 때 보람, 어디에 비할 수가 없다. 2024.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