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 없는 명절에 K 라끌렛
종갓집 며느리 우리 어머니는 '명절 루틴'으로 평생 고생을 하셨다. 명절이면 어마어마한 식구가 모이고, 어마어마한 음식을 해야 하고... 한 번쯤 안 모여도 될 텐데, 꼬박꼬박 모여서, 하던 걸 해야 하는 명절 루틴이 어머니께는 고통이었다. 그런 명절이 끝난 지 10 년이 넘었다. 어머니의 며느리인 나의 명절은 '루틴이 없는 것'이 고통이다. 이렇게 모일지, 저렇게 모일지, 누가 모일지, 어디서 모일지... 명절 루틴을 가질 수 없는 아픈 여러 이유가 어머니의 '명절 루틴'에 닿아 있고, 어머니의 전 인생에 닿아 있고, 어머니가 일군 가족의 이야기이고 그것은 남편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우리 아이들의 인생과 닿게 되니 아플 뿐이다. 의 첫 문장처럼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
2023.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