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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마음의 환대394

쉪 컴 백 살아 돌아왔다. 쉪이 살아 돌아왔거든! 강의하기와 강의 듣기, 원고 쓰기와 과제 쓰기, 학생인데 강사인 역할의 혼재 속에 세 시간 자고 버틴 날을 뚫고 살아 돌아왔거든! 찐하게 운동 마치고 일단 손쉬운 걸로 '오리 떡볶이'를 하자! 장을 봐서 집에 왔더니...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 쉪 현승이가 "알맘마(계란 볶음밥)"을 해서 저도 먹고 누나도 멕이고, 그리고 밥이 부족하다며 아빠를 위해선 짜파게티를 끓여 계란프라이를 하고 있네! 이젠 밥도 없고, 짜파게티도 없고... 고갱님도 없고... 먼 산 바라보는 정 쉪은 자기를 위한 요리를 했다. 한 학기, 아니 네 학기 대학원 과정 마치고 살아 돌아온 자기를 위해 정 쉪이 요리를 했다. 쉪 컴 백! 2023. 6. 23.
설탕 듬뿍 토마토 토마토 철이다. 퇴촌 토마토 축제를 하면 토마토 철인 걸 안다. 이 계절에 나오는 향이 진한 토마토 정말 좋아하는데... 월요일에 부러 이걸 사러 퇴촌에 갔다. 영양소가 파괴되네 어쩌네 하니가 매번 그러는 건 좀 그렇고.... 한 번 정도는 설탕 아끼지 않고 뿌려서 내놓는다. 나도 그리 줄 생각이었는데, "미치도록 달게 설탕을 막막 뿌려 달라"는 채윤 돼지 님의 주문도 있었고... 토마토 설탕 뿌려 먹으면 여지없이 엄마 아부지 생각나고. 다 먹고 생긴 달달한 국물 가지고 동생이랑 싸우던 생각도 안고. 2023. 6. 19.
이런 삼겹살 또 없습니다 기숙사 밥이 맛있다더니, 메뉴가 다양하고 식당도 여러 개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더니. 그래서 나는 "원래 모든 음식이 많이 하면 맛있어."라고 응대했다. 몇 개월 지나더니 기숙사 밥이 맛이 없다고. 대량으로 하는 음식이라 맛이 없다고 못 먹겠다고 한다. 삼겹살에 명이나물과 밥 한 공기를 줬는데 "와, 이 맛이지! 이거지, 엄마!" 한다. "너 엄마 음식이 그립고 그렇기도 해? 엄마가 한 음식 뭐가 생각나?" 했더니 "당연히 생각나고 엄마가 해주는 모든 음식이 다 생각나지. 엄마 음식은 나만을 위한 음식이잖아. 나한테 딱 맞춘 그런 음식이잖아. 명이나물 어디서 샀어? 비싸? 내가 전부터 삼겹살하고 같이 먹고 싶다고 했었지?"라면서 처묵처묵. 맞아, 너만을 위한 단 한 번의 삼겹살. 이런 삼겹살 또 없는 거.. 2023. 6. 4.
김콩칼제비, TJ들에게 헌정 52세 남자(INTJ)는 떡볶이를 원했고, 24세 여자(ESTJ)는 김치찌개를 원했다. 나는 김치콩나물칼제비를 했다. 떡볶이의 분식스러움과 김치찌개의 정통집밥스러움,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였다. 두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고 나는 정말 행복했다. 일타쌍기! 한 메뉴로 두 사람을 기쁘게 하는 신공이었다. 이런 메뉴를 생각해 내다니. 나는 요 (리) 천 (재) 인가? 좋지? 맛있지? 나 기발하지? 내가 먼저 설레발쳐서 진심 어린 찬사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곤 하지만, 내가 좋으니 됐다. 그런데 이 TJ(사고/판단형) 두 사람아! 당신들은 모른다. 내가 수업에 읽어가야 할 분량이 얼마나 많았는지. 다 읽고 숙지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 얼마나 조바심이 나는지. 논문도 좀 써야 하는데, 손도 못 대겠네 싶은 좌.. 2023. 3. 24.
한재미나리로 맛있는 것 삼종 세트 우리 연구소 은경 샘은 딱 그때 맛있는 그것을 아는 그런 분인데. 딱 그 시기에 맛있는 그것을 혼자 드시지 아니하고... 올해에도 딱 이때 먹는 청도의 한재미나리를 보내주시었다. 삼겹살에 미나리를 먹는 게 아니라, 마니리 먹으려고 삼겹살 굽는 형국으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떡볶이에 조금 곁들이고, 아껴서 남긴 걸로는 전 한 장을 딱 부쳤다. 삼겹살은 딱 오디오로 먹는 거지! 2023. 3. 15.
민트 카누 뚝배기보다 장맛이라지만, 가끔은 장맛보다 뚝배기여도 좋다. 카누를 예쁜 잔에 담으면 핸드드립 맛이 난다. 심지어 "엄마, 내 껀 연하게 내렸지?"라는 진심어린 질문도 듣고. (응, 카누 반 봉지에 물 많이…) 2023. 3. 12.
불타는 금요일 밤, 불나는 떡볶이 주말이다! 쉰다! 불태우자! 일 스트레스가 끝나는 여느 직장인들의 불타는 금요일 밤과는 좀 다르다. 딱히 직장인이라 말하기는 그렇지만, 직장인이 아닌 것도 아닌 목사의 불금은 좀 다르다. 주말이네, 금요 기도회네, 주일 설교... 어떡하지? 금요 기도회 마친 목사 아빠와 반주자 딸이 전화로 "야식 폭식"을 선언하고 귀가했다. 각자 가장 애정하는 소울 푸드로 불금 스트레스에 대응하기로. 딸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아빠는 떡볶이를. 이 밤에 뭘 먹는 건, 좀 아니지만, 주말의 시작이니까. 기꺼이 해줬다. 떡볶이. 마늘 듬뿍 넣어서, 마늘 맛으로 매운, 불나는 마늘 떡볶이(마눌 떡볶이?)를 해줬다. 2023. 3. 4.
루틴 없는 명절에 K 라끌렛 종갓집 며느리 우리 어머니는 '명절 루틴'으로 평생 고생을 하셨다. 명절이면 어마어마한 식구가 모이고, 어마어마한 음식을 해야 하고... 한 번쯤 안 모여도 될 텐데, 꼬박꼬박 모여서, 하던 걸 해야 하는 명절 루틴이 어머니께는 고통이었다. 그런 명절이 끝난 지 10 년이 넘었다. 어머니의 며느리인 나의 명절은 '루틴이 없는 것'이 고통이다. 이렇게 모일지, 저렇게 모일지, 누가 모일지, 어디서 모일지... 명절 루틴을 가질 수 없는 아픈 여러 이유가 어머니의 '명절 루틴'에 닿아 있고, 어머니의 전 인생에 닿아 있고, 어머니가 일군 가족의 이야기이고 그것은 남편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우리 아이들의 인생과 닿게 되니 아플 뿐이다. 의 첫 문장처럼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 2023. 1. 24.
새우깡 맛 시금칫국 시금치된장국을 끓였는데 새우깡 맛이 난다. 자꾸만 손이 간다. 2023. 1. 19.
단백질 강화 떡볶이 소고기뭇국을 이따만큼 끓여놓고 어딜 갔다 왔더니… 국물은 다 먹어 치웠는데 고명 고기가 반은 남아 있다. 국과 고명, 양 조절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 떡볶이에 그 고기를 다 때려 넣고 내친김에 구운 계란까지 올려서 단백질 폭탄으로 제조했다. 단호박도 잘라 넣었으니, 5대 영양소가 다 들어간 완전식품이 된 것인가? 떡볶이로 여기까지 왔다. 2023.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