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영원에 잇대기3269 쓰리피오의 눈 모닝커피가 즐거움의 한 잔일 때도, 즐거워 떠드는 수다의 한 잔일 때도, 우울감 한 잔일 때도, 우울과 무기력으로 말없는 한 잔일 때도 있는데. 한 잔을 다 마셔가는데 띠용! 스타워즈 쓰리피오의 눈이 나타났다. 커피잔 가득했던 감정이 온데간데 없어지고 쓰리피오의 사랑스러운 인격(?)의 향기가 빈 잔과 마음을 가득 채웠다. 2024. 2. 24. 끝을 향해서 꿈작업이든 말씀 묵상이든 같은 텍스트를 읽고 제각각의 감동을 받는 것이 참으로 아름답다. 그 다른 묵상과 감동을 듣는 것 자체가 '배움'이다. 여럿이 함께 하는 아름다움이다.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있었던 꿈작업에서 "남편과 함께 있다"라는 문장에 머무르며 남편과 함께 하는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다. 함께하지만 독립하고 싶고, 외롭기에 함께하고 싶은 갈망을 보게 되었고. 남편의 인생여정과 맞물려 돌아가는 나의 인생을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 말씀 묵상 본문은 마태복음 13:10-17인데. 같은 본문을 읽고 같은 메시지를 듣는 것이 신비롭다. 표현은 다르지만 같은 감동과 깨달음인 것을 느낄 수 있다. 샬롬이 깨진 두 마음에 말씀으로 주시는 그분의 위로와 소망이다. JP 인자이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하나님의 자.. 2024. 2. 22. 내버려 두어라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오면 제일 먼저 베란다 앞에 서서 하늘을 본다. 이름을 잘 지어야 하는 것이, 하늘을 보면 "하늘"이라 불리는 연구소 연구원 선생님이 생각나곤 한다. 그리고 바로 글쓰기 모임에서 한 벗이 썼던 문장이 따라 나온다. "하늘이라고 늘 맑으라는 법이 있나." 오늘 하늘은 이 연상작용이 줄줄줄 제대로 맞아 떨어지는 그런 하늘이다. 아, 연구원 하늘이 유럽 여행을 가서 여기 없구나, 하늘이라고 맑으라는 법이 없으니... 하늘의 주인께서 오늘은 흐리기로 작정하신 날이구나. 베란다 앞 십자가는 무겁고 슬프구나. 입원 첫날을 보내셨을 어머니 생각, 안팎의 짐들의 무게가 저 십자가에 투영되었나?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있었던 꿈모임에서의 문장들이 가슴 언저리에서 맴돈다. "상처에 피흘리며 기절하듯 .. 2024. 2. 21. 졸업하면 뭐 하겠노… 소고기… 나 좋아서 한 일인데, 벗들의 축하를 막 받자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졸업 축하 선물로 소고기를 받아서 비 오는 월요일 점심에 오랜만에 다 모인 네 식구가 김치우동 곁들여서 맛있게 먹었다. 논문 하나 더 쓰고, 졸업 한 번 더 할까? 소고기... 2024. 2. 19. 졸업 졸업식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큰 의미를 부여한 졸업식은 아니었고, 사진이나 예쁘게 찍자! 싶었는데. 캠퍼스를 누비며 사진 찍는 즐거움마저 없겠으니... 글렀군! 가족 총출동의 졸업식이 어쩐지 시시할 것 같은 느낌으로 기분이 우중충했다. 학교 가는 길, 비 사이에 눈이 섞여 떨어졌다. 가지가지한다... 제대로 글렀군! 일찍 도착하여 방황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엄마, 밖에서 사진 찍어! 지금 눈이 엄청 와." 하는 소리에 튀어나가 인생 샷을 건졌다. 축복처럼 눈이 쏟아졌고, 예쁜 사진을 건졌다. 임의로 부는 바람처럼 좋은 사진은 우연의 렌즈에 걸려 얻는다. 눈 감은 이 사진이 어쩐지 너무나 마음에 드는데... 갑자기 쏟아진 눈처럼 그냥 주어진, 얻어 걸린 선물이다. 반백의 머리칼로 눈 맞으며 찍은 .. 2024. 2. 17. 부끄러움 설날 아침부터 몸이 좋지 않으니 이때다! 싶어 온종일 죄책감 없이 침대에서 뒹굴었다. 읽다 자다 읽다 자다 아니 에르노의 《부끄러움》을 다 읽었다. 분량으로 치면 두어 시간이면 끝나겠지만, 양으로 가늠되는 책이 아니다. 제목과 표지, 작가 정보 때문에 벌써 사놓고 펼쳐보질 못했다. 교회 여성모임에서 여행 가시는 집사님께 마음을 딸려 보내고 싶어서 사놓고 펼쳐보지 못한 책을 드렸다. 그리고 바로 다시 주문했다. 같은 책을 읽으며 연결되고 싶은 마음에... "6월 어느 일요일 정오가 지났을 무렵,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다." 첫 문장이 이러니 읽어나갈 엄두가 났겠는가. 조금 아픈 몸으로 읽다 쉬다 하며 하루를 몽땅 들이는 방식으로 읽기를 잘했다. 나이가 들어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소설을 써보면 좋겠다.. 2024. 2. 13. 친구네 샌드위치 맛집 아이들이 친구를 데려와 집에서 자겠다고 하면 고마운 마음이 든다. 정확히 누구에게 고마운 건지 모르겠는데 말이다. 특히 채윤이 친구는 더 그렇다. 채윤이 친구 인생사에 엄빠로서 지은 죄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러 지은 죄는 아니지만 늘 미안하고 마음 아픈 지점이다. 아빠의 진로로 한 번, 두 번, 세 번... 좋은 친구 기회를 박탈당한 아이들이다. 아빠 상황, 아빠가 매인 교회 상황 때문에 초3부터 학교 친구 없는 동네에서 살기 시작. 태어나면서 유아실 동기들과 함께 자랐던 소중한 교회에서 떠나기. 좋은 찬양팀과 리더 선생님 만나 이제 막 음악과 신앙을 꽃 피우려는데 또 떠나기... 학교 친구, 교회 친구를 제대로 만들기 참 어려운 환경이었다. 대학에 가더니 친구를 만나고, 친밀감을 쌓고, 갈등을 겪어내고.. 2024. 2. 13. 장소 사람 기도 장소처음 분당으로 이사 왔을 때 "서울 간다" "서울 갔다 왔더니 피곤하다"는 말이 생소하게 들렸다. 충청도나 경상도도 아니고 바로 옆이 서울인데, 굳이 "서울 간다"고들 하시네. 서울 어디냐에 따라 서울에서 서울 가는 거리보다 여기서 서울 가는 거리가 더 가깝기도 한데,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분당을 거점으로 하여 2년에 한 번씩 분당으로부터 멀어지는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계속 분당이 거점이라면 몇 년 후에는 평택이다...) "아, 서울 가는 게 이런 거구나!" 몸으로 체득하게 되었다. 멀구나... 서울이... 일 때문에 만나야 할 사람이 있고, 일이 아니어도 한 번씩 만나고픈 사람이 대부분 서울에 있으니 서울은 가야 할 곳이다. 이래저래 적응하고 보니, 광역버스 권으로 최적의 장소가 있다. 최적의 .. 2024. 2. 11. Panta Rhei, 모든 것은 흐른다 어머니 모시고 민속촌에서 몇 시간 보내고 명절이 끝났다. 나의 명절은 이렇게 끝나고 남편의 명절은 아직 길게 남아 있다. 주일 설교가 남아 있고, 설교 마치고는 어머니 모시고 1박2일 여행하는 일정이 남았다. 명절 시작은 혼자 어머니께 가서 하룻밤 자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산더미 같은 만두를 빚고, 열 가지 넘는 전을 부치며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짐이 무겁던 나의 명절은 가고, 몸과 마음이 약해지고 부서진 어머니를 돌보는 짐을 진 남편의 명절이 왔다. 어머니를 뵈면서 어머니보다 더 부서진 마음으로 힘겨운데 의연하게 감당하는 남편이 자랑스럽다. 끝없이 변하는 명절의 풍경, 끝없이 다가오는 생의 변화에 따라 기꺼이 변하는 모습이 고맙다. 오늘 말씀 묵상의 본문은 마 11:25-30인데, 여기 붙인 남편의.. 2024. 2. 10. bap therapy 마음이 아프다고 음악치료를 해달라고 했다. 음악치료 손 놓은지 오래되어 치유력이 별로 없다고 소용 없다고 했다. 음악치료 대신 밥 치료를 시전했다. 치료인지 뭔지도 모르고 처묵처묵 하시지만, 결국 치료가 될 껄! 밥은 힘이 세다. 라고, 어젯밤에 침대에 누워 폰으로 일단 작성해 두었는데... 오늘 아침 말씀 묵상에서 확신을 얻었다. "지극히 작은 일로 참된 제자가 된다"고 하시는 예수님께서 이 작은 치유의 기도를 기억하실 거라는 확신이 든다. 교회 말씀 묵상 밴드에 올린 마 10:32-11:1 묵상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작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에게, 내 제자라고 해서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사람은, 절대로 자기가 받을 상을 잃지 않을 것이다.(10:42) 내가 너희를 부른 일은 큰 일이지.. 2024. 2. 7.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3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