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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실의 내적여정220

2023 사순절, 죽음에 눈을 맞추고 아침에 죽음을 생각한다. 벌써 손에 넣고 사순시기를 기다렸다. 사순절 묵상집 『기억하라, Memento Mori,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과 함께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다. 죽음을 생각한다. 돌아보면 평생 죽음을 생각하며 살았다. 나의 영적인 여정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했다. 죽음의 공포를 피하기 위해, 죽음을 믿지 않기 위해 신앙에 매달렸고 착한 삶에 매달렸다. 죽음이 두려우니 삶이 두려웠다. 공교롭게도 아버지의 죽음은 대림시기이다. 교회력으로 시작하는 새해이다. 내 마음의 교회력은 죽음으로 시작하였다. 그렇게 40여 년을 살았다. 죽음을 피하기 위하기 위한 삶이었다. 곧 엄마 3주기이다. 엄마는 사순시기에 돌아가셨다. 그야말로 죽음과 수난의 시기이다. 내 인생이 여기까지 왔다. 대림시기는 소망의 시간이.. 2023. 3. 2.
인생의 빛 학교 교장이 되었다. 어마무시한 교장이다. 무려 '인생학교'의 교장이 되었다. 우리 교회 밖에서 일하고 강의하는데 '사모'라 불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듯, 우리 교회에서 강사나 작가로 불리거나 행세할 일이 없다. 그렇더라도 지나치게 분리된 페르소나로 사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어서 약간은 붕 뜬 느낌으로 교회생활을 하고 있다. 책 출간을 교회 광고를 통해 알린 것도 최근의 길이다. 『신앙 사춘기』를 읽으신 한 집사님께서 교우들과 책모임을 도모하시고, 마지막 시간 '작가와의 대화'로 자리를 마련해 주셨는데, 참 감사했다. 교회 안팎에서 정확하게 분리된 페르소나가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경험이라고나 할까. 자연스러운 것은 얼마나 자연스럽고 편하고 좋은 일인가. 여기저기 다니며 하는 여러 강의를 이어 붙여서 '인생의.. 2023. 2. 11.
‘상처 입은 치유자’ 과정 (어쩐지 올해는 쉬어가는 한 해가 될 것 같지만, 성심성의 껏 발동 걸어봅니다!) | 2023년 내적 여정 동반자 ‘상처 입은 치유자’ 과정에 초대합니다. | 에니어그램 내적 여정을 통하여 더 깊은 자기 이해와 영적 훈련을 원하는 분, 공동체의 영적 성장을 돕는 동반자로 훈련되기 원하는 분을 위한 과정입니다. | ‘상처입은치유자’는 자기 치유와 성장의 여정을 이웃을 위해 선물로 내어주는 사람입니다 ✔ 2023년 4월6일(목) ~ 11월 30일(목) 오후 12시 ~ 3시 30분 11월 29일(수) ~ 11월30일(목) 1박 2일 마침 피정 ✔ 인원 : 7명 (인원 미달 시 폐강될 수 있습니다.) ✔ 대상 : 내적 여정 1단계부터 영성과정까지 수강하신 분 (지도자과정 종강 이전까지 전 과정 재수강 필수) ✔.. 2023. 2. 9.
호모 스크리벤스, 좋았던 송년 글쓰기 2022년 송년 글쓰기의 '좋았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순간적으론 그리 강렬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 힘으로 올해를 살아낼 수 있을 것만 같다. 2021년에는 30여 명의 수강자들과 함께 했었다. 줌을 켜고 그냥 쓰면 된다 여겨 인원이 중요할까 싶었는데. 역시나 작은 그룹이어야겠구나, 싶었다. 예수님의 12 제자가 괜히 12가 아닌 걸 실감한다. 한 분 한 분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고 눈을 맞추려면 12가 적당하다. 2021년에는 연구원과 나까지 포함 12명으로 제한해 버렸다. 대신 이틀에 걸쳐 두 번 진행했다. 대기하며 아쉬워하는 분들을 모두 받아드릴까, 유혹도 있었으나 참길 잘했다. 괜히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 주간 나는 기도 피정을 다녀왔고, 다녀온 당일 밤에 바로였으니 그 여운도 있.. 2023. 1. 26.
가족과 함께 명절 예배 설날이 주일 예배는 빈자리가 많았다. 아름다운 일이다. 예배 시작 인사처럼, 노인들만 계시던 시골의 어느 작은 교회의 주일예배가 꽉 차서 풍성할 것이니까. J&W 목사님 부부가 기습적으로 우리 교회에 예배에 함께 했다. 교인이 주로 젊은 사람들이어서 설날 예배를 아예 흩어지는 예배로 정했다고. 형님네 찾아온 동생 가족이다. 내적여정과 오랜 꿈여정으로 W 선생님과 함께 하고, 작년에는 남편 J 목사님까지 내적여정, 꿈여정의 벗이 되었다. 이 만남은 남편에까지 닿아 JP과 함께 책모임도 하시고, 신소희 수녀님의 기도 강의를 함께 들으며 여정의 동반자가 되었다. 내적여정 동생 가족과 예배 마치고 명절 식사로 파스타를 먹었다. 설날 한 나절 짧은 만남이었다. 어쩐지 진짜 가족을 만난 명절인 듯 마음의 여운이 길.. 2023. 1. 25.
쓰기 위해 읽고, 읽었으니 또 쓰고 "生, 노을이 물드는 시간" 이토록 마음에 드는 꼭지 이름, 으로 두 달에 한 번 글을 쓴다. 주일 예배를 축으로 일주일이 돌고, 내적여정과 대학원 학기를 따라서 반년이 돌고, 지도자과정으로 일 년이 굴러가고... 크로노스의 시간을 의미 시간으로 구획 짓는 일들이다. 그중 특별한 주기가 두 달에 한 번 돌아오는 원고 마감의 시간이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이 즈음 며칠은 수도자 같은 마음이 된다. 일단 원고를 위해 두어 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 책을 읽고, 북마크 포스트잇을 붙이고, 메모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낸다. 중요한 글을 위해서 사전에 조금 읽지 않으면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 효율을 고려하면 굳이 새로 읽지 않아도 된다. 이미 쓰고자 하는 내용이며 구조는 나와 있어서, 사실 쓰자면 그냥.. 2023. 1. 20.
말랑한 부모들의 영롱한 목소리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듣는 노래 영상이다. 교회 주일 예배에서 젊은 부부들이 드린 찬양이다. 작년 하반기에 했던 '육아 세미나'를 마친 후 일종의 간증 또는 종강 감사의 의식이었다. 이런 맑은 목소리, 남녀 두 파트 화음의 조화로 듣기 좋은 특송이 오랜만이다. 맑고 조화로운 목소리보다 더 좋은 것은 가사에 담긴 이들의 마음이다. 지난 몇 개월 느슨하고 진솔하게 함께 걸으며 발견한 이들 안에 있는 빛이다. 무엇보다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BGM으로 깔고 등장하는 아기들 얼굴이다. 보고 또 돌려보고, 듣고 또다시 듣지 않을 수 없다. 마음이 간질거리고 내 안의 좋은 것이 꿈틀거린다. 어떤 물질이, 자연이, 만물이, 사람이, 말랑하고 연할 때가 있다. 사람이든 무엇이든 그 말랑한 때는 일종의 골튼타임이다. .. 2023. 1. 19.
여성적인 것이 여성적인 것을 구원함 첫째 날 : 교회를 울다(눅 19:37-42) 둘째 날 : 여자여, 어찌하여 우느냐(요 20:11-18) 셋째 날 :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눅 23:28) 사흘에 걸친 신년 사경회에서 말씀을 전했고, 위로와 감동(을 내가 받은 것)으로 시작하는 2023년 첫 주가 되었다. 마음의 벗인 P 목사님으로부터 조심스러운 제안, 초대가 왔을 때 "아이고, 사경회라뇨. 그것도 사흘이라니!" 가당치 않다고 했다. P 목사님이 나를 알고 나 역시 P 목사님을 알지만, 교회를 모르고, 담임목사님을 모르니까. 여기서 다시 소환되는(아니 내가 굳이 적극적으로 소환하고야 마는) '비목회자, 비남성' 강사 정체성이다. 사경회 사흘의 강단이 어느 비목회자 여성에게 주어졌다면, 박수를 치고 기뻐했겠으나, 나이고 싶진 않.. 2023. 1. 9.
2023 내적 여정 일정 ❝개안한듯하다. 하나님과 나 자신,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내면을 봐야 한다는 말은 늘 하지만, 실제로 체험했다. 이 여정을 계속하고 싶다.❞ 작년 여정에 함께 하셨던 목사님의 후기입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여정을 통해 공황장애, 수면장애, 위장장애가 자연스럽게 나은 일들도 있답니다. 물론 나를 마주하는 더 아픈 과정을 용기 있게 통과하신 덕이긴 하지만요. ❝문제가 생기면 밖에서 답을 찾았는데 내적 여정을 통해 '내 안에서 찾아야겠다. 이미 붙들고 있는 걸 놓아버려야겠다'라는 마음을 가진다. centering prayer로 하나님 앞에 온전히 내 존재로 있는 것을 배운다.❞ 재수강하신 벗님의 후기입니다. 결국 하나님을 만나는 여정입니다. 초대합니다! -------------.. 2023. 1. 3.
여성적인 것의 구원 여성적인 것의 구원 2019년, 팬데믹 직전이었다. 연구소 시작하고 1년을 지내고 송년의 밤을 열었다.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시작한 연구소, 생각보다 더 좋았던 1년을 정리하는 말로 이보다 적절한 표현이 없었다. 여성적인 것의 구원. 이걸 내걸었었다. 카를 융과 함께 분석 심리학 작업을 했던 마리-루이제 폰 프란츠의 책 제목(궁금하면 클릭!)이다. 의미를 설명하기는 참 어렵다. 융 심리학을 '경험의 심리학'이라고 한다. 머리로 아무리 이해해 봐야 체험하지 못하면 알아듣지 못하는 심리학이란 뜻이다. 게다가 '여성적 경험'을 담은 융 심리학 책이니 과연 몇 명의 독자가 제대로 읽어냈을까. 이 직관적인 책을 나 역시 제대로 알아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마음 깊이 새겨진 이 한 문장의 강렬한 여운만은 .. 2022.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