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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실의 내적여정220

연결 연구소인 미사 나음터 벽에는 '치유의 실'이라는 작품이 걸려 있다. 개소식 전에는 흰 캔버스에 금빛 못이 번쩍번쩍 박혀 있었다. 지금은 붉은 계열의 실이 못과 못 사이를 이어 멋진 작품이 되어 (가고) 있다. 고립된 한 사람, 물론 그 시작은 나다. 고립되어 외롭던 나. 그런 나들을 연결하는 치유의 실이 되고자(그러고 보면 실도 나네. 아니다, 실은 성령이신가? 성령과 나의 합작인가?) 하는 뜻을 담았다. 연구소를 통해 사람들이 연결되는 것, 이보다 큰 보람이 없다. 나와 함께 글쓰기 모임을 하고, 참가하신 분들끼리 읽고 쓰는 모임을 이어가다, 나를 빼고 더욱 친해지고 연결이 더욱 깊어지는 것이 한없이 기쁘다. 자랑하고 싶어서 연구소 페북에 있는 후기를 가져왔다. 모니터 안에서만 만나온 여말몸글(여자로 .. 2022. 8. 23.
2022 하반기 내적 여정 2022년 하반기 내적 여정 세미나를 전면 온라인 과정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대면 세미나 계획하며 포스트 펜데믹의 새로운 시간을 상상하며 설렜지만, 상황은 다른 말을 건네 오네요. 대면 세미나를 개설할 최소 인원이 모여지지 않는 반면, 온라인 세미나는 벌써 마감되었는데 대기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계획했던 대면 강의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몇 차례 온라인 세미나 진행하면서 열 명 남짓의 zoom 세미나가 생각보다 깊고 따스한 연결의 장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방이나 해외에 계신 분들이 참여하는 분들로 특별한 만남의 기쁨과 자극을 맛보기도 하고요. “나는 누구인가, 내게 하나님은 누구신가” 하는 질문을 품고 느슨하지만 깊은 배움과 기도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벗님들 환.. 2022. 7. 29.
MBTI보다 사람 안 하겠다, 안 한다 하다 하고 나서는 참 좋은 MBTI 강의를 했다. 주제를 막론하고 청소년 대상 강의는 거절하고 있다. 거절하고 거절하다 왠지 해야 할 것 같은, 하고 싶은 강의가 생기기도 한다. 나음터 벗님 중 한 분의 요청인데, 대상이고 내용이고 할 것 없이 요청하는 분이 좋아서 수락하고 만 청소년 대상 MBTI 강의였다. 이미 작년에 한 번 했고. 암과 싸우고 있거나 싸워 이긴 청소년들이다. 만나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그러나 깊이 마음을 들여다보면 고유한 아픔을 간직한 청소년들이다. 3주간 아이들을 만났고, 마지막 주에는 어머니들과 함께 했다. 연구소 꿈나무 샘과 그림 작업도 함께 해서 더 풍성했다. MBTI 열풍으로 너도 나도 MBTI 전문가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니, 남들 다 하는 것.. 2022. 6. 7.
5월 , 희망 찬란한 5월이었다. 2022년 5월의 하루하루는 새롭게 푸르르고 새롭게 찬란했다. 나무가 그랬고 풀이 그랬다. 큰 나무 사이를 오가며 울고 웃는 새소리가 그랬다. 그 좋았던 순간을 마음과 몸에 담아두고 싶었다. 공기, 바람, 나무 냄새, 새소리의 기억은 금세 사라지고 '좋음'만 남을 것이다. 그 5월 어느 날, 사람들과 공원에 앉아 나눈 가벼운 수다와 웃음을 마음과 몸에 담아두고 싶다. 신록 사이 홍일점 같은 붉은 단풍나무도, 와하하하 터지는 웃음도, "내가 맞혔어!" 환호성도, 샌드위치도... 이런 기억은 머지않아 사라지고 '좋음'만 남을 것이다 만남과 치유와 성장이 무르익어가고 있는 '상처 입은 치유자' 지도자과정의 소풍 날이다. to do list가 즐비하다. 강의하는 사람, 강의 듣는 사람, 글 .. 2022. 6. 4.
에니어그램, 사랑 안에서 성장 '상처 입은 치유자 : 에니어그램 지도자 과정'이 시작되었다. 세 번째다. 각자 꾸민 저 양초의 개성을, 양초가 놓인 일상의 자리를 보면 감동을 너머 신성한 느낌까지 든다. 상징의 힘이다. 살아온 날의 서사가,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이 과정을 선택한 이유가, 되고 싶은 나와 지금의 나 사이 거리로 인한 막막함이, 성장과 사랑에 대한 기대가, 무엇보다 하나님을 찾는 갈망이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만든 양초가 각각의 일상의 자리에 놓여 있다는 것도 그렇다. 마음과 영혼에 대한 높은 배움과 깨달음이 있다 해도 결국 그것을 살아내야 할 곳은 일상이니까. 일상은 많은 경우 견뎌야 하는 곳이니까. 내적 여정 공부들이 이분들 일상에서 촛불 하나로 빛을 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일.. 2022. 4. 11.
궁극의 현존, 사랑 3기 지도자과정 개강 주간이다. 꽃봉우리들이 막 터지기 일보 직전, 생명들이 고유의 무언가를 터뜨리기 위해 일발 장전한 봄날이었다. 2기 지도자과정 마친 목사님, 올해 내적 여정의 새로운 벗으로 오신 그분의 아내를 만나러 갔다. 창덕궁 근처 전시회이다. "Ego"라는 이름을 단 전시회. 여러 의미로 새로운 날을 향해 가는 벗님의 그림을, 그림에 담긴 묵상을, 젊은 부부의 소망을 관람했다. 관람에 그치고 싶지 않아서 몇 정거장을 걸었다. 걷다, ㄱㄷ, 기도, ㄱ ㄷ. ‘걷다’는 가끔 ‘기도’로 읽어도 좋다. 벌써 준비해두셨다는 지도자과정 2기 선생님들이 준비한 선물을 받았다. 마이크다. 작년 한 해, 현장 모임과 줌 모임 병행하며 아슬아슬하게 진행된 2기이다. 올해 3기 하반기에는 온라인으로 해외까지 연결.. 2022. 4. 6.
목사의 쓸모 : <복음과 상황> 인터뷰 * 월간 4월호에 실린 인터뷰이다. 글도 말도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다른 느낌의 드러냄과 마주함이 된다. 긴 숙고로 정리되어 나오는 것이 글이라면, 일단 내보낸 후에 곱씹게 되는 것은 말이다. 인터뷰이로서 질문을 받고 답을 하는 것은 늘 좋은 경험이 된다. 내 입에서 나온 답을 복기하면서 몰랐던 내 마음을 알게 되기도, 따로 굴러다니던 생각의 구슬을 꿰어 (나만의) 보배로 간직하게 되기도 한다. 좋은 질문과 함께 잘 정리된 인터뷰 기사로 흩어진 구슬을 꿰어주신 정민호 기자에게 감사하며 공유한다. ‘신앙 사춘기’를 지나며 마주한 하나님, 교회 그리고 목사들 : 《신앙 사춘기》 개정판 펴낸 정신실 작가 신앙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때가 있다. 교회와 목사, 여태까지 해온 신앙생활들이 다르게 보이는 .. 2022. 4. 3.
될 수 있는 나, 되어야 할 나 다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 일을 하고 있지만, 나를 나되게 하는 의미 있는 일이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새롭게 확인하는 시간이라고나 할까. 꿈과 영성생활을 6주에 12주로 늘리고, 새로운 강의안을 만들며 겨울을 보냈다. 고되고 했지만 강의의 첫 번째 수강자가 나였고, 누구보다 나를 붙들어줘야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강의가 나를 지켜준 것이 아니라 함께 한 사람들의 자발적 내놓음이 서로를 지켜주는 것 같다. 작년 대림절과 함께 시작하여 사순을 코앞에 두고 마쳐다. 12주, 6명, 11개의 꿈과 일상 안에 생명과 죽음의 신비, 변화와 연결의 체험이 묘하게 교차하였다. 어렵게 생명을 품은 엄마, 시어머니를 천국에 보내드린 며느리, 그리고 젊은 날의 영적 권위자들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떠나보낸 이야기... 그 .. 2022. 2. 23.
2022년, 내적 여정 세미나 하나님을 깊이 알지 않고는 자신을 깊이 알 수 없고, 자신을 깊이 알지 않고 하나님을 깊이 알 수 없다. 『기독교 강요』, 장 칼뱅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는 것이 신앙의 여정이라면, 하나님 지식은 반드시 자기 지식과 닿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은 궁극적으로 ‘치유’입니다. 그런데 ‘나를 안다’는 것은 얼마나 막막한 일인가요? 내적 여정 세미나는 기독교 영성으로 접근하는 에니어그램을 통해 자기 지식과 하나님 지식을 머리만이 아닌 ‘체험’으로 배우는 과정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로 에니어그램 1단계를 시작하여 ‘내게 하나님은 누구인가’하는 질문을 만나는 영성과정까지. 한 달에 하루씩 닷새의 시간 동안 전에 해보지 않은 질문, 전에 해보지 않은 기도의 여정을 걷습니다. ✔ 일정 : 평일(금.. 2022. 1. 5.
후원자님께 후원자님께. 이제나저제나 기약 없는 끝을 기다리며 한 해를 보냈습니다. 이 무기력한 시절에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주님, 어서 이 어려운 시기가 끝나게 해주세요.” 코로나 시기 내내 이 기도를 드렸는데, 어느 날 문득 시편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여호와여 주로부터 징벌을 받으며 주의 법으로 교훈하심을 받는 자가 복이 있나니”(시 94:12) 아, 그저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기꺼이 징벌받아야 할 때이구나, 싶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생태계 질서의 파괴에서 기인한다고 하죠. “우리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음터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인데요. 사람과 사람의 연결 너머 살아있는 모든 피조물, 생명들과의 연결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생태계 질서를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초래한 무분별한 욕망이 그 누.. 2021.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