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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이야기480

봄방학 하는 날 눈을 감고 계속 손 머리 하고 있으면 피곤하고 잠 오고 그랬겠다. 그러게. 그럴거면 학교을 안 갈 걸 그랬나? 2008. 2. 25.
동시_내 동생 겨울방학 숙제로 동시짓기를 했습니다. 동시는 안 지어봐서 어렵다고 하길래 '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 니가 가장 쉽게 많은 생각 할 수 있는 걸 쓰면 쉬워' 했더니 찾은 주제가 '내 동생' 입니다. 여섯 개의 문장에 현승이에 대한 채윤이의 다중적인 정서가 다 담겨져 있지요. '아기 척 할 때 미운 내 동생' ---> 요거 정말 채윤이가 못 봐주겠는 것이지요. 아기도 아니면서 엄마한테 안겨서 아기짓 하고 엄마는 또 그걸 이쁘다고 할 때, 신경 안 쓰는 척 하지만 채윤이 눈에선 불이 나는 거지요. '손님 오셨을 때 오보(over) 하는 동생' ---> 이것도 누나가 아주 싫어하는 거 딱 알겠습니다. 채윤이는 놀 때 외에는 사실 오버를 잘 안하는데 현승이는 기분이 좀 떴다하면 절제가 안 되면서 오버하는 .. 2008. 2. 12.
살랑살랑 잘도 흔들어요 . 발레학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한국무용을 하는데... 채윤이는 생긴 것도 한국적으로 생기고, 먹는 것도 토속적으로 먹고, 춤도 발레보다는 한국무용이 훨씬 더 필이 나와요. FM93.1에서 국악이 나오는 시간 음악에 맞춰 엉덩이를 살랑살랑 잘도 흔들어대고 있어요. 채윤이가 틈만 나면 하는 게 아무 음악이나 틀어놓고 거기 맞춰 되든 안되든 안무를 제작하는 거예요. 한국무용 쫌 배웠다고 이제 어설픈 국악 안무까지....ㅎㅎㅎ 2008. 2. 3.
책 읽는 그녀 그녀가 사는 집에는 온통 책이 널려 있습니다. 거실에도 방에도 쌓여있는 것이 책이고, 발에 걸리는 것이 책입니다. 그녀의 부모는, 특히 그녀의 아버지의 손에서는 항상 책이 떠나지 않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애들 독서습관은 부모가 보여주는 게 최고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애들은 자연스레 책을 좋아하게 되어 있다. 라고요.... 하지만 그녀에게는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책을 읽겠다고 잡으면 10분을 못 버팁니다. 할머니 표현으로 한다면 그녀가 책을 잡고 앉아 있으면 '똥구멍에서 송곳질'을 해서 오래 버틸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암튼, 그런 그녀가 한 번 잡으면 30분은 읽어대는 책이 있으니...... 이름하여 '한영교회 요람' 입니다. 읽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자꾸 읽다보니 외워지.. 2008. 1. 30.
장래 목사님 딸 이거 이거 이거.... 좀 있으면 (좀은 아니구나. 한참이구나) 목사님 딸 되실 김채윤양. 지금 시방 뭘 하고 계신다요? 무용 발표회를 마치고 의상과 분장을 벗지 않은 채 기분 좋게 관람하신 할아버지가 저녁 사신다고 해서 고기를 먹으러 갔는디요. 할아버지는 맛있는 음식 놓고 참이슬 한 병 없으면 음식 맛도 못 느끼시는 것 같고, 그러다 기분까지 나빠지시는 것 같어요. 그래서 어딜가나 맛있는 걸 드실 때는 참이슬 한 병이 필수고요. 정~ 조달이 안되는 곳에 가실 때는 아예 박카스병 같은데다 살짝 담아 오시기도 하시는데요... 손주들이 따라 드리는 참이슬을 제일 좋아하시기에.... 차마 말리지도 못하고 저렇게 채윤이 현승이가 한 잔씩 따라 올리는 관례가 생기게 되었습죠. 채윤이 화장에 한복색깔 까지 영락없는.. 2008. 1. 17.
.. 작년에 발레학원에서 발표회 하고 나서는 '이 학원 진짜 안 되겠다' 싶어서 학원을 옮겼지요. 무슨 발표회 복이 이렇게 많은지 옮기자마자 또 발표회 준비. 그저께 하남문화예술 회관에서 발레 발표회를 했네요. 날이 갈수록 무대에 서면 더 떨리는 채윤이. 발레를 하면서 엄마빠 쪽만 바라보고요, 부끄러워서 손은 쫙 뻗어지지도 않구요. 그러면서 자기네 그룹에서 반장이라서 애들 박자 안 맞추고 나올 때 안 나오니까 것두 신경 쓰이고요. 살짝 걱정이 되기는 하네요. 어릴 적에 딱 24개월 되던 추수감사절이었지요. 교회에서 구역별로 발표회가 있어서 아빠는 기타 치고 엄마는 '가서 제자 삼으라'를 마이너로 뽕짝 버젼으로 부르다가 합창을 하는 순서가 있었는데요....합창을 막 시작했는데 어디선가 그 높은 음을 가성으로 정.. 2008. 1. 14.
賞福 상복이 있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 김채윤이 상복이 있는 사람인가보다. 연예인들도 연기는 잘 하는데 뭐가 안 맞는 바람에 상을 놓치고 놓치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채윤이는 학교에서 정작 중요한 걸로 치는 공부에 관련된 것들, 받아쓰기, 시험....이런 거에는 도통 젬병인 것 같은데 상을 잘 받아오네. 주말에는 일기쓰기가 '효행일기'라는 이름으로 주제가 있는 일기를 쓰는 건데 2학기 초에 선생님이 "채윤이가 일기는 잘 쓴다. 채윤이 효행일기 잘 쓰는 상을 줘야겠다" 고 하셨단다. 그 얘기 들은 이후로 오매불망 효행일기 상을 기다렸는데 기다리고 심지어 '효행일기 상 빨리 받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했는데도 감감무소식. 학기 말이 되어서 드디어 받아왔다. 채윤이가 일기를 특별히 잘 쓰진 않는 것 같다.. 2007. 12. 15.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엄마 채윤이를 낳자마자 바로 풀타임 일을 시작하면서 양육에 관해서 세웠던 계획이 생각보다 많이 틀어졌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시부모님께는 아이들을 맡기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분명했는데 결국 시부모님 덕에 두 아이를 일곱 살, 네 살 까지 키울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시부모님과 완전히 분가하고 올해 채윤이가 학교를 들어가면서 어찌 어찌 하루하루 버티고 지내왔습니다. 아빠도 없는 상황에서 두 아이 데리고 일 스케쥴 조정하면서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도 이용하면서 지내왔죠. 채윤이가 24개월 때 쯤, 놀이에 빠져 놀기에 '엄마 앞에 가게 가서 시금치 사올께' 했더니 그러라고 했죠. 잠시 시금치 한 단 사오는 사이에 채윤이 비명에 가까운 울음을 울면서, 무서운 나머지 오줌 싸 놓고, 할 줄도 모르면서 전화해보겠다고 전화.. 2007. 12. 4.
개천절은 우리 가족행사 채윤이가 처음으로 시험이란 걸 봤습니다. 학교 들어가기 전에 도대체 공부란 걸 안해본 어린이라서... (집에서도 안 시키고, 3년 내내 글자공부 이런 교육이라고는 안 시키는 유치원으로만 골라서 다녔기 때문에) 시험을 준비하는데 기가 막힌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시험을 치고 와서는 '엄마! 시험이 너무 쉬워. 모르는 게 하나도 없어. 다른 애들은 다 선생님한테 물어보는데 나는 하나도 안 물어보고 했어' 하길래....믿었죠.ㅜㅜ 결과는.......어흑~ 다음은 채윤이 슬기로운 생활 시험문제 중 하나. 어려운 문제도 아니고 이해력이 없는 애도 아니고 '아버지 생일' 을 놔두고 '개천절'을 갖다 우리집 행사라 하다니요. 것두 전도사 딸이 단군 태어난 날을 가족행사로 쓰고요. 시험지 갖고 왔길래 개천절.. 2007. 12. 3.
열.공. 채윤이가 난생 처음으로 시험을 본답니다. 요즘 알림장에 매일 '시험공부 하기' 이렇게 적어가지고 옵니다. 나름 시험범위도 적어가지고 오죠. 채윤이는 도대체 그게 뭔지 통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험공부를 한 번 해볼려고 문제집을 사서 푸는데..... 수학은 좀 풀어봤기 때문에 개념이 있는 것 같은데 첨으로 국어 문제를 풀어봤어요. 아니나 다를까 딱 반타작입니다. 엄마가 채점을 하면서 틀린 것을 표시하니 옆에서 화를 버럭버럭 냅니다. '그걸 왜 틀렸다고 해? 내 생각에는 맞게 썼는데 틀렸다고 하면 안 되지' 아~놔, 이걸 어찌 설명해야 할지..... 예를 들면 '다음 시의 중심글감은 무엇입니까?' 이런 문제에서 정답은 '매미'지만 채윤이는 '매암 매암' 이라고 생각한다는데 그리고 자기 생각이 맞다는데 .. 2007.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