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이 이야기480 공부 잘 하는 채윤이 사진은 엄마가 찍은 건 아니고, 아빠일리도 없고, 현승이가 찍은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한참 된 사진인 것 같은데 오늘 앨범을 뒤지다 찾아냈답니다. 어제 채윤이가 그럽니다. "엄마 그런데에~ 나 우리 선생님이 공부 잘 하게 생겼대" 히야 이게 웬 기분좋은 멘트란 말입니까? 우리 채윤이가 공부를 잘하게 생겼다고 다른 분도 아니고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답니다. 도통 채윤이가 담임선생님과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한 마디 들었다는 것도 너무 기분이 좋고요... 맞어. 얘가 아직 공부 머리가 안 트여서 그렇지 고학년 가면 공부를 잘 할 타입이야. 선생님도 그렇게 보신거야. 이러면서 입이 막 찢어질라 했습니다. 대놓고 좋아하면 엄마 체면에 좀 그렇고..... 마음에 담고 있다가 아.. 2008. 5. 19. 이번엔 퐝당 스승의날 카드 내일은 스승의 날. 채윤이한테 스승의 날을 설명해주고 담임 선생님께 감사의 카드를 쓰라고 했습니다. 채윤이는 '엄마! 아무리 생각해도 선생님한테 감사한 점이 없어. 그리고 좋은 점을 하나도 찾을 수가 없어' 이럽니다. '아니야. 채윤아. 세상에 좋은 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어. 잘 생각해 봐' 채윤이는 진심으로 그러는 것 같습니다. '정말 하나도 없어' ㅜㅜ 그래도 카드는 쓰라고 했더니 저렇게 썼답니다. 이걸 그대로 보내? 말어? 하다가.... 결국 다시 쓰도록 했습니다. 마음이 아픈, 퐝당 감사 카드입니다. 2008. 5. 14. 퐝당 메모 에니어그램 공부를 하러 가는 날은 할아버지께서 오셔서 아이들을 봐주십니다. 집에 좀 데리고 계시다가 채윤이 숙제가 끝아면 덕소로 데려가시지요. 어제는 할아버지 대신 할머니가 오셨습니다. 할머니는 우리집으로 친구를 불러서 같이 노시는 것을 정말 좋아하시는데 할머니 오셨겠다. 할머니 친구분 오셨겠다. 게다가 나중에는 할아버지까지 오시니... 김채윤이 또 흥분한 거지요. 평소에는 개발새발 하기는 하지만 피아노 연습, 엄마가 내주는 수학숙제, 때로는 학교숙제까지 해놓는 채윤이가 사람들 많고 먹을 거 있고 그러니까 꼭지가 돌아가신 거예요. 엄마가 내 준 기탄수학에 저러코롬 겁신경이 마비된 메모를 떡하니 붙여놓고 룰루랄라 하고 계신 겁니다. 오늘 에니어그램 까페에 올린 글을 그대로 다시 옮겨왔습니다. =======.. 2008. 5. 14. 끝낼 수 없습니다 현승아! 그럼 이제 무슨 놀이할까? 선생님 놀이할까? 니가 선생님할래? 그러면, 뭐할까? 몸이 달아서 현승이를 설득해보지만 이미 현승이의 놀이 에너지는 바닥인 듯 합니다. "나 안 놀아. 엄마! 나 우유 먹을래." 놀이의 파장을 알리는 현승이의 한 마디 입니다. 그리고 현승이는 우유를 먹습니다. '여기서 안타깝게도 채윤이는 놀이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가 이야기의 끝이 아니랍니다. 현승이 우유 먹으러 식탁으로 오는 사이 바쁘게 움직이던 채윤이. 현승이도, 엄마도, 그 누구도 관심이 없는 가운데 혼자 식탁 옆에 무릎 꿇고 앉아서 베니건스 알바가 되었습니다. '손님! 쥬문 도와드리게씀니다~아. 네~에......어린이 세트 하나 하구요.. 네...에.... 식사 준비해 드리게씀니다. 좋은 시간 되십쑈~오'.. 2008. 4. 3. 오래 전 그 날 누나가 여섯 살, 동생이 세 살 되던 어느 봄 날에..... 2008. 3. 29. 본인 학업에나 충실하셨으면..... 한자 읽기 재미에 푹빠진 현승이가 한글은 잘 모르면서 '경계 계! 빽빽할 삼! 번개 전!' 이러구 잘도 읽어요. 반면 채윤이는 그런 거에 별로 관심도 없고.... 현승이가 한자 읽는 것으로 엄마빠 칭찬을 받아도 모 그러려니 하고... "채윤아! 너도 한 번 외워봐" 하는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고 그럽니다. 엊그제 거실에 저런 종이쪽 하나가 돌아댕깁니다. 가만 보아하니 채윤이가 현승이한테 한자공부 시킨겁니다 그려. 아마 저기 있는 한자들 현승이는 다 아는데 채윤이는 못 읽을걸요. 게다가 저 여려운 걸 그릴려면 채윤이 머리에 쥐가 났을 터인데.... 오로지 '선생님 놀이'를 좀 색다르게 해보겠다는 신념하나로 저 첫 번째 줄 한자를 그렸을 것입니다. 개발새발 쓴 한자를 따라서 쓴 둘째줄 현승이 필체하며 가관이.. 2008. 3. 27. 채윤 열공 잉글리쉬 시각자극 보다는 청각자극에 민감한 채윤이. 영어 알파벳 외우는데는 몇 달이 걸려도 똑같이 따라 읽는 거는 쫌 됩니다. 사실 저것도 공부라고 생각하면 저렇게 안 할텐데 지금 즐겁게 하고 있는 이유는 나름 성대모사 놀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죠. 성대모사, 흉내내기에 재능 충만한 채윤이 혼자 보기 아깝습니다. 언젠간 도촬해서 공개를 해볼랍니다. 엄마 지휘 흉내내기, 요런 거 진짜 포인트잘 잡아내거든요. 다만 갈수록 부끄럼을 많이 타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보여주질 안아 아쉽죠. 언젠가 도촬을 하여 블친들과 기쁘게 나누겠습니다 2008. 3. 23. 삶처럼 글쓰기 채윤이 학교를 보내고 보니까 대학교육까지 다 받고도 왜들 그렇게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지를 조금 알 듯 하다. 단적으로 말하면 학교에서 내 준 숙제를 하다보면 '글을 위한 글'을 쓸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작년 1년 내내 일기숙제를 하면서 '채윤아! 글씨는 좀 틀려도 돼. 말이 좀 안 돼도 되는데 솔직한 니 생각을 쓰는 게 제일 중요해. 좋은 글은 니 생각이 드러나야 하는 거야'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잔소리를 해댔다. 잔소리가 반복되니 이제 좀 의식되나보다. 지난 주말 효행일기 숙제를 하면서 쩔쩔맨다. 이건 1학년 때부터 늘 있었던 숙제였고, 웬만큼 잘 써서 학기말에 효행일기 상도 받아왔었다. 헌데 1학년 때는 '부모님 손 잡아보고 일기 쓰기' 하는 식으로 좀 구체적인 주제를 정해서 숙제가 나왔었다. .. 2008. 3. 20. 삶은 요리의 딸 며칠 만에 천안에서 올라온 아빠가 '채윤이가 갑자가 컸다'는 말을 자주 하네요. 그러고 보니, 어딘가 모르게 숙년 티도 더 나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도 한 개 더 자란 느낌이예요. 엄마처럼 요리에 관심이 많아요. 아빠가 온 금요일이라 모처럼 삼겹살을 구워 먹는데, 채윤이는 아기 때부터 삼겹살도 꼭 깻잎에 싸서 먹었다죠. 소매 걷어 부치고 맛있게, 복스럽게, 많이도 먹던 채윤이가 요리 창작의 그 무한한 즐거움을 알아가기 시작하는 거예요. 지가 먹을 삼겹살인데 깻잎과 쌈무를 가지고 저렇게 이쁘게 싸서 먹네요. 저렇게 만들어서 절대 다른 사람 안 주고 혼자 먹는다는 거 옆에서 보기 쫌 그렇더만요. 윗 사진의 현승이를 한 번 봐주세요. 누나가 소매 걷어 부치고 젓가락도 안 쓰고 정말 먹음직스럽게 먹는 반면, 현승.. 2008. 3. 8. 자랑 쫌.....^^;; 피아노 배우기 시작한 지 딱 2년이 되는 채윤이가 대회를 나갔습니다. 이런 건 콩쿨이라고 부르지도 않고 그냥 대회라고 하는데.... 참가하는 모든 아이들이 다 상을 받는 거지요. 말하자면 참가비와 상을 맞바꾸는 것이고 아주 아주 상업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대화랍니다. 그런 걸 알지만 채윤이가 피아노 배우고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연주해 보는 것이고, 무엇보다 엄마 눈에는 좀 치는 것 같은 피아논데....상대적으로 어떤 지를 볼 수 있어서 기대가 되었더랬습니다. 유치원 1학년생 아이들이 소나티네를 너무 잘 치더라구요. 이야~ 우리 채윤이 피아노 잘 치는 거 그거 남들 다 하는 수준이구나. 하면서 채윤이의 순서가 가까와 올수록 떨리는 마음 진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더 잘 치고, 앞의 아이들과는 뭔가 .. 2008. 3. 2.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