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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영원에 잇대기3272

감동란 JP가 저녁으로 삶은 계란을 싸가고 있다. 반숙, 반완숙 등을 주문하면 내가 또 기가 막히게 삶아서 주는데... 잘 삶아진 계란을 유리그릇에 담다가… 이것 말고 냉장고에 있는 날계란을 넣어 보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맛있게 먹을 생각에 두근두근 계란을 탁 깼는데 주르륵.... "으.... 정신실!!!!!" 남편 표정이 보이는 듯하다. 생각만 해도 웃기고 신이 난다. 이게 '감동란'이지. 고난주간인데, 고난주간 저녁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는데... 참았다. 언젠가는 꼭... 감동란... 2023. 4. 5.
늑대 아이 키우는 사랑스런 젊은 부부 교회에서 “이우 인생의 빛 학교"라는 이름으로 몇 개의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오는 육아 세미나는 생애 주기에 맞춰 '아침 햇살 학교'라 칭하는데, 2월에는 영화 를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에게 온 아이들은 모두 늑대 아이이다. 사람인 내가 사람과 결혼한 줄 알았는데, 나와 본성이 완전히 다른 늑대였다는 발견과 함께 내가 낳은 아이도 반은 늑대라는 현타가 부부생활 부모생활의 시작인지 모르겠다. 늑대 남편은 죽고 혼자 남아 두 늑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 '하나(일본말로는 '꽃'이라는데)'가 인상적인데. 엄마 됨과 아빠 됨은 혼자 아이를 키우는 하나처럼 각자 걷는 '하나의 길'인지도 모른다. 육아 세미나 내내 하는 말은 '왕도가 없다'이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주일에는 .. 2023. 3. 31.
『마음의 혁신』 강독 모임 날카로운 인문학적 통찰력과 따뜻한 목회자의 심정으로 평생 참된 제자도의 삶을 연구한 달라스 윌라드(Dallas Willard)의 역작 『마음의 혁신』 강독 모임에 초대합니다. 『마음의 혁신』은 내적 여정, 영적 변혁에 대한 성경적 토대를 제시하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유의 깊이과 폭넓은 신학적 지식을 밀도 있게 담긴 덕에(탓에) 쉽게 읽히지는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적 여정을 신학적 언어로 이해하고 체험하기 원하는 분은 누구라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5유형 추정) 달라스 윌라드를 사랑하여, 읽고 또 읽다 영혼의 치유를 경험한 (5유형) 목사님이 동반합니다. 결석 없이 성실하게 읽으실 분, 환영입니다. ✓ 일시 : 2023년 4월 17일(월) ~ 7월10일(월) 19:30-21:30 (1.. 2023. 3. 30.
230329 또 엄마 편지 엄마가 또 편지를 보내왔다. 아름다운 것, 사랑스러운 것을 총동원하여 마음을 보내왔다. 책상 앞에서는 뜯어볼 수 없는 편지라, 노트북 뚜껑을 딱 덮고 '봄날 우체통' 앞으로 나가야 했다. 2020년 봄은 잃어버린 봄이다. 봄과 함께 색도, 맛도, 생명도, 사랑도 모두 잃었었다. 여러 번 써서 퇴색한 단어이지만, 흑백 세상이었다. 퇴색... 색이 없는 봄이었다. 갑자기 눈앞에 색이 드러난 적도 있지만, 그럴 때는 상처를 받았다. “꽃 피지 마! 우리 엄마가 죽었는데 꽃이 피는 건 잔인해!” 그렇게 2020년 봄을 통째로 잃어버리고 맞은 2021년 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달랐다. "이렇게 아름답다고? 세상이?" 하면서 봄 산책을 다녔다. 엄마를 잃고 얻은 막연한 것이 있었는데, 그 막연한 것은 '영원한 것.. 2023. 3. 30.
두 세계 영주가 학위논문으로 허난설헌의 시 연구를 택한 것은 허난설헌의 시에 끌렸기 때문이었다. 허난설헌에 감동하기 위해 많은 지식이 필요했던 건 아니다. 그 시대배경이나 집안환경에 대해서도 보통사람 수준의 상식이 전부였다. 물론 그녀의 한문실력으로 난설헌의 한시와 직관적으로 만나는 건 불가능했다. 그녀가 매혹당한 것은 시 자체의 뛰어남보다는 한 뛰어난 여자를 못 알아보고 기어코 요절토록 한 시대적 사회적 요인들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력이었다. 그러나 논문이 필요로 하는 것은 상상력이 아니라 출처가 분명한 실증할 수 있는 지식이었다.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그녀로 하여금 대학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충동질한 지도교수는 그녀의 상상력을 가장 경계했다. 영주가 제일 자주 들은 듣기 싫은 충고는 논문을 쓰면.. 2023. 3. 28.
김콩칼제비, TJ들에게 헌정 52세 남자(INTJ)는 떡볶이를 원했고, 24세 여자(ESTJ)는 김치찌개를 원했다. 나는 김치콩나물칼제비를 했다. 떡볶이의 분식스러움과 김치찌개의 정통집밥스러움,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였다. 두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고 나는 정말 행복했다. 일타쌍기! 한 메뉴로 두 사람을 기쁘게 하는 신공이었다. 이런 메뉴를 생각해 내다니. 나는 요 (리) 천 (재) 인가? 좋지? 맛있지? 나 기발하지? 내가 먼저 설레발쳐서 진심 어린 찬사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곤 하지만, 내가 좋으니 됐다. 그런데 이 TJ(사고/판단형) 두 사람아! 당신들은 모른다. 내가 수업에 읽어가야 할 분량이 얼마나 많았는지. 다 읽고 숙지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 얼마나 조바심이 나는지. 논문도 좀 써야 하는데, 손도 못 대겠네 싶은 좌.. 2023. 3. 24.
삼총사 넷이 복닥거리다 셋이 남았는데, 하나가 나간 자리가 '하나' 이상으로 크게 느껴진다. 사람 마음이 다 비슷해서 각자 현승의의 빈자리를 마주하다 보니 셋이 뭔가 끈끈해지는 느낌이다. 이런 시간도 금방 지나고 익숙해지겠으나. "동아리 면접 봤대... 얘기 들었어?" 현승이로부터 오는 작은 소식 하나에 연연하는 것으로 하나가 되기도. "엄마, 나 4월에 포항에 한 번 가려고. 현승이가 혼자 코인노래방 갔대... 나 너무 마음이 그래." 자기 방식대로 그리워하기도. 채윤이는 제 생애 최초에 경험했던 가족을 다시 누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 현승이는 태어나보니 누나가 기본설정이고 네 식구가 기본값이었지만, 채윤이에게 현승이는 자기 자리를 뺏으며 들어오는 존재였고, 엄마 아빠를 독차지하며 누렸던 세계를 뒤흔든 빌런이.. 2023. 3. 16.
더 나아지기 위해 가만히 있기 될 것 같지 않은 일이 되어서 5년이 되었다. 내적여정 강의 전 과정 개설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는데, 연구소를 열었고 1년짜리 과정의 지도자과정(이제 '동반자'로 이름을 바꾸었다)의 3기까지 배출했다. 300여 명의 개인상담을 했다. 수녀님 신부님을 모신 중세 여성 공동체 베긴 특강이며 상상 그 이상의 연결을 경험했다. 이 모든 과정을 (인간적) 대책 없이 해왔다. 대책 없이, 계산 없이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대책 없이 계산 없이 하다보니 한계 앞에 섰다. 나 자신을 포함한 연구원들, 고급인력의 재능 낭비(재능 후원, 재능 기부)는 그 자체로 큰 기쁨인데, 지속가능성을 타진할 때가 된 것 같다. 인간적으로, 영적으로, 재정적으로 총체적으로 소진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멈추기로 결정하니 느낌.. 2023. 3. 15.
한재미나리로 맛있는 것 삼종 세트 우리 연구소 은경 샘은 딱 그때 맛있는 그것을 아는 그런 분인데. 딱 그 시기에 맛있는 그것을 혼자 드시지 아니하고... 올해에도 딱 이때 먹는 청도의 한재미나리를 보내주시었다. 삼겹살에 미나리를 먹는 게 아니라, 마니리 먹으려고 삼겹살 굽는 형국으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떡볶이에 조금 곁들이고, 아껴서 남긴 걸로는 전 한 장을 딱 부쳤다. 삼겹살은 딱 오디오로 먹는 거지! 2023. 3. 15.
민트 카누 뚝배기보다 장맛이라지만, 가끔은 장맛보다 뚝배기여도 좋다. 카누를 예쁜 잔에 담으면 핸드드립 맛이 난다. 심지어 "엄마, 내 껀 연하게 내렸지?"라는 진심어린 질문도 듣고. (응, 카누 반 봉지에 물 많이…) 2023. 3. 12.